고도예

고도예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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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경찰, 법원 관련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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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12-17~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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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체포 임박에 “자진 출석” 시간끌기… “불법의 불법의 불법” 주장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체포 직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촬영한 대국민 담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제안한 임의수사 방식은 거부했던 윤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까지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자 자진 출석을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공수처가 자진 출석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은 수사팀 검사와 함께 방탄 경호차량에 탄 채 사실상 강제 구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체포 과정에 대해 “끝까지 구차하고 비굴한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다.● 尹 “공수처 수사 인정 아냐” 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강제 구인 직전 마지막 영상에서도 ‘불법’을 5차례 언급하며 체포의 부당함을 주장한 것이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체포 직후 공개한 2분 48초짜리 대국민 담화 영상은 이날 오전 9시경 관저에서 긴급하게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저에 구축됐던 3차 저지선이 무너지고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수사팀에 자진 출석을 주장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자진 출석을 전제로 한 입장문을 영상으로 찍은 것. 해당 영상은 긴급하게 촬영한 듯 영상 말미엔 관계자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듯한 소리도 일부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영상에서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했다. 체포 전 윤 대통령과 관저에 있었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공수처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자식 같은 젊은 공무원들이 혹시나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날까 봐 노심초사했다. ‘내가 빨리 나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체포 전날인 14일에도 경호처 직원들에게 “강하게 대응을 하면 한 번으로 끝난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경호처 직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집행을 막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했지만 인간 스크럼까지 짜고 막았던 1차 영장 집행 때와는 달리 경호처는 이날 중화기로 무장한 요원도 없었고 대형 차벽도 순순히 치웠다. ‘적법한 절차에 따른다’는 내부 공감대 속에 법 집행에 협조했기 때문이다. 경호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내부 동요 속에 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될 수 있다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직원 개개인의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野 “끝까지 구차하고 비굴”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전 마지막 말씀으로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다.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체포영장이 집행됐지만 내란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6시 열린 비상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수호할 책임을 회피하고,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는 지시를 남발하고 있다”며 “끝까지 구차하고 비굴한 모습에 매우 실망스럽고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이 위법하다고 주장한 데 대해 “체포영장 발부를 ‘불법’이라고 강조하기 전에 한남동 관저에 방어벽을 쌓고 적법한 법 집행을 방해한 것이 ‘불법’이란 것을 되물어야 한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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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국방 후보자 헤그세스, “北, 핵능력 보유국” 지칭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후보자가 14일(현지 시간)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했다.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과는 다르지만 사실상 핵무기 능력을 갖춘 국가로 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한 비핵화라는 기존 원칙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위해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역량 등을 지적하며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나아가 전 세계 안정에 위협을 가한다”고 밝혔다.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 등이 추진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동맹의 방위비 지출 증대 및 부담 공유는 우리의 관계가 일방적이지 않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북핵, 한반도-印太 위협”… 트럼프 2기, 핵군축 등 ‘스몰딜’ 가능성[트럼프 취임 D―4]헤그세스 “北은 핵능력보유국” 논란‘김정은과 친분’ 北과 직거래 우려… 中 견제위해 주한미군 조정도 시사韓정부 “北 절대 핵보유국 아냐”… 백악관 “美 북핵 정책 바뀌지 않아”“북한의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를 늘리는 것에 대한 집중, 강화되고 있는 사이버 역량은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 그리고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후보자는 14일(현지 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으로 지칭했다. 핵능력 보유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보유 권리를 인정받는 5개 나라(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를 의미하는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과 다른 개념이다. 통상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처럼 NPT 체제 등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사실상 핵을 보유한 나라들을 지칭할 때 쓰이는 용어다. 그간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북핵을 언급할 때 ‘사실상(de facto)’ ‘불법적인(illegal)’ 같은 표현을 핵능력 보유국 앞에 썼다. 핵 위협을 일삼는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으로 인정하면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원칙이 흔들리고 북한의 도발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헤그세스 후보자가 이처럼 완충적인 표현을 쓰지 않고 핵능력 보유국이란 직접적인 단어로 북한을 지칭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핵 군축 및 동결을 염두에 둔 북핵 협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2기, ‘스몰딜’에 초점 맞추나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달성이 쉽지 않은 북한 비핵화라는 기존의 ‘빅딜(big deal·큰 거래)’보다 상대적으로 협상 진행에 용이한 핵 군축 및 동결에 초점을 맞춘 ‘스몰딜(small deal)’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헤그세스 후보자의 발언이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보다 훨씬 고도화된 북한 핵역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에 근거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과 북한과의 직접 대화 의지를 강조해 왔다. 대북 협상의 틀이 ‘비핵화’에서 ‘핵 군축 및 동결’로 바뀌면 한국의 안보 전략 역시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외교부 당국자는 15일 “북한 비핵화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관되게 견지해 온 원칙”이라며 “NPT에 따라 북한은 절대로 핵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4일 헤그세스 후보자의 핵능력 보유국 발언과 관련해 “그 사안에 대한 우리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건전한 동맹, 일방적일 수 없어” 헤그세스 후보자는 동맹과의 관계 재설정 의지도 분명히 했다. 그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의 상호 이익에 기반한 공동 방어는 전략적 이점을 제공한다”면서도 “동맹 및 파트너와의 강하고 건전한 동맹은 결코 일방적일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상호 신뢰의 기반이 약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주한미군을 포함해 해외 주둔 미군에 대한 대가는 충분히 받아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견제 의사도 강하게 피력했다. 그는 “인도태평양에서 높은 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며 “이 지역에 어떤 병력을 전진 배치할지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중국의 신속한 군사력 강화와 (그에 대한) 억제력을 수립해야 하는 시급함을 고려해 인도태평양에서의 전력 태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견제를 위해 현재 2만8500여 명인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이란의 협력 가능성도 우려했다. 그는 “북한 특수부대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 등 중국 , 러시아, 이란, 북한이 힘을 합쳐 미국과 동맹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려 한다”고 했다. 한편 헤그세스 후보자는 “의회, 해군 등과 긴밀히 협력해 함선 건조 능력을 증대시키겠다”며 조선 산업을 부흥시킬 ‘조선 로드맵’을 마련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도 선박 건조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공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때도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과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핵보유국은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핵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하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국을 뜻한다. 핵능력 보유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등에서 인정하지 않으나 사실상 핵을 보유한 것으로 여겨지는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을 의미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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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체포 직전 “자진 출석” 시간 끌기…野 “끝까지 구차하고 비굴”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기는 하지만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체포 직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촬영한 대국민 담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제안한 임의수사 방식은 거부했던 윤 대통령이 대통령경호처까지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자 자진 출석을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공수처가 자진 출석 협의에 응하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은 수사팀 검사와 함께 방탄 경호차량에 탄 채 사실상 강제구인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체포 과정에 대해 “끝까지 구차하고 비굴한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다. ● 尹 “공수처 수사 인정 아냐…불상사 막으려”윤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권이 없는 기관에 영장이 발부되고, 또 영장 심사권이 없는 법원이 체포영장과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는 것을 보면서, 그리고 수사 기관이 거짓 공문서를 발부해서 국민들을 기만하는 이런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강제구인 직전 마지막 영상에서도 ‘불법’을 5차례 언급하며 체포의 부당함을 주장한 것이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체포 직후 공개한 2분 48초짜리 대국민 담화 영상은 이날 오전 9시경 관저에서 긴급하게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저에 구축됐던 3차 저지선이 무너지고 윤 대통령 변호인단이 수사팀에 자진 출석을 주장하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자진출석을 전제로 한 입장문을 영상으로 찍은 것. 해당 영상은 긴급하게 촬영한 듯 영상 말미엔 관계자들끼리 대화를 나누는 듯한 소리도 일부 포함됐다.윤 대통령은 영상에서 “불미스러운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했다. 체포 전 윤 대통령과 관저에 있었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공수처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자식 같은 젊은 공무원들이 혹시나 영장 집행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날까봐 노심초사 했다. ‘내가 빨리 나가겠다’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체포 전날인 14일에도 경호처 직원들에게 “강하게 대응을 하면 한번으로 끝난다”며 강경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경호처 직원들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집행을 막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고 했지만 인간 스크럼까지 짜고 막았던 1차 영장 집행 때와는 달리 경호처는 이날 중화기로 무장한 요원도 없었고 대형차벽도 순순히 치웠다. ‘적법한 절차에 따른다’는 내부 공감대 속에 법 집행에 협조했기 때문이다. 경호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여러 가지 내부 동요 속에 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될 수 있다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직원 개개인의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野 “끝까지 구차하고 비굴”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기 전 마지막 말씀으로 ‘지금 이 순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다. 국민들과 함께 끝까지 싸우겠다’는 말씀을 했다”고 밝혔다. 체포영장이 집행됐지만 내란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풀이된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6시 열린 비상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수호할 책임을 회피하고,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는 지시를 남발하고 있다”며 “끝까지 구차하고 비굴한 모습에 매우 실망스럽고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체포영장이 위법하다고 주장한 데에 대해 “체포영장 발부를 ‘불법’이라고 강조하기 전에 한남동 관저에 방어벽을 쌓고 적법한 법 집행을 방해한 것이 ‘불법’이란 것을 되물어야 한다”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 7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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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떠난 관저 머무르는 金여사, 경호는 그대로 유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15일 오전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되기 직전까지 관저 주거동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적어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선고되기 전까지는 서울 한남동 관저에 머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법률상 ‘대통령 배우자’ 신분인 만큼 경호와 경비도 그대로 제공받을 수 있다.김 여사는 이날 변호인단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검사들이 자진 출석을 협의하는 자리에도, 윤 대통령이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경기 과천 공수처로 이동한 이후에도 김 여사는 관저에 그대로 머물고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 측의 한 관계자는 “경호처의 김성훈 처장 직무대행이 관저에서 김 여사를 경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받아 체포됐지만 김 여사에 대한 경호와 경비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제공된다. 윤 대통령은 여전히 법률상 현직 대통령 신분인데, 현직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 여사도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대통령에 준하는 경호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8년 3월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수감됐을 당시에도 대통령경호처는 김윤옥 여사에 대한 경호와 서울 논현동 자택에 대한 경비를 제공했다. 다만 김 여사에 대한 경호 인력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파견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수감됐을 당시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이후에 영부인에 대한 경호 인력을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줄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헌재에서 파면 결정을 받더라도 김 여사에 대한 경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전직 대통령은 연금, 비서관, 운전기사, 무료 치료 혜택 등을 박탈 당하도록 돼있지만 경호와 경비는 그대로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과 부인은 퇴임 후 최장 20년 간 경호처의 경호를 받을 수 있다. 앞서 2017년 3월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경호 경비를 제외한 모든 예우를 박탈당한 상태다. 전직 대통령이 사면‧복권되더라도 경호 경비를 제외한 예우는 다시 받을 수 없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1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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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 내부도 혼란… 방문조사 등 제안에 尹측 “응하지 않겠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와 경찰 간 충돌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여당 일각에서 강제수사 대신 임의수사에 응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를 둘러싼 경호처 균열이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비상계엄에 대한 수사 자체가 불법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어떤 방식의 수사도 불응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대통령실 내에서도 윤 대통령 측과 온도 차를 보이면서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尹 측, 방문조사 등 임의 조사 방식도 거부대통령실 등은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이 이르면 15일 집행될 것으로 알려지자 긴박하게 움직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소속 기관 간 충돌 방지를 위해 상호 간 충분히 협의해 질서 있는 법 집행과 실무 공무원들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경찰과 경호처에 회동을 지시했다. 이에 경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호처를 포함한 3자 회의를 전격 제의했고 14일 오전 회동이 이뤄졌다.정 실장은 3자 회동 직전인 오전 6시 11분경 이른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실은 경찰, 공수처와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 또는 방문조사 등을 모두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통화에서 대통령과의 교감 여부를 묻자 “(대통령의) 지침이나 생각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상식선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구속으로 임의수사를 하는 게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며 정 실장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제3의 장소 조사는 체포나 구속 등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는 ‘임의수사’로 분류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같은 수사 방식을 두고 정 실장 제안에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사처럼 하자는 것이냐”, “체포 전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비판이 나왔다.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임의수사 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공수처의 서면조사나 방문조사 요청이 있더라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인가”라는 본보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수차례 면담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3의 조사든, 서면조사든 공수처가 내란수사권이 없는데 어디 가서 수사 조사받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尹 변호인 “경찰 체포해도 정상 참작될 것” 발언 의혹윤 대통령이 어떤 수사도 받을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가운데 경찰과 공수처, 경호처의 3자 회동은 평행선을 그린 채 마무리됐다. 경호처는 입장문을 내고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 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하겠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경호처 균일이 표면화되자 윤 변호사가 직접 경호처 직원을 모아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면 한 번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윤 변호사가 전날(13일) 오후 8시 반 경호처 직원들 앞에서 “우리나라를 지키는 마음으로 열심히 (체포영장에 저항)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변호사는 또 “우리가 어떻게 제압하느냐에 따라 ‘이건 안 되겠다’ 싶으면 그다음은 없을 수도 있다”며 “‘여긴 철옹성이다’라고 느낄 수 있게 하면 한 번으로 끝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윤 변호사는 또 경호처 직원들에게 대통령 관저에 진입한 경찰에 대한 체포가 가능하다며 “영장 집행 제지 행위가 향후 정상 참작돼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대체 윤 변호사가 어떤 자격으로 경호관들을 모아 놓고 그들을 불법으로 내몬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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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관저진입-차벽제거 분담… 경호처 내부 “충돌 피하자” 확산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이르면 15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한다. 경찰은 14일 공수처 부장검사와 3차 수도권 지휘관 회의를 열고 영장 집행을 위한 최종 준비를 마쳤다. 대통령 관저를 경호하는 대통령경호처는 여전히 ‘체포 저지’ 의사를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은 이르면 15일 오전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특수단은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안보수사단에서 수도권 시도경찰청 광역수사단 총경급 지휘관들, 공수처 부장검사 및 평검사들과 함께 체포영장 집행 관련 3차 회의를 열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 관저 주변에 설치한 차벽과 철조망, 체포를 막는 경호처 직원 등에 대한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조 4명이 경호처 직원 1명씩 맡는다’는 방법도 언급됐다고 한다.경찰은 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경찰청 등 수도권 경찰청 광역수사단 수사관 1000여 명과 경찰기동대 2700명 이상 등 총 3700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할 예정이다. 각각 윤 대통령 체포조와 수색조, 경호처 진압조 등으로 나눠 투입한다. 특히 윤 대통령 체포조에는 수사관 500여 명을 투입한다. 공수처는 검사와 수사관 50여 명 등 가용 인력 전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소속 수사관 301명도 17일까지 파견 받아 투입한다. 경찰과 공수처는 14일 오전 8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경호처와 ‘3자 회동’을 가졌지만 협의는 불발됐다. 체포 과정에서 벌어질 무력 충돌과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한 자리였지만, 경호처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1시간도 안 돼 회동이 종료됐다. 공수처 관계자는 “평화적으로 (영장이) 집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어 만났지만 상황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다”고 밝혔다. 경호처는 이날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할 것”이라며 “대통령 관저를 포함한 특정경비지구는 경호구역이자 국가보안시설, 국가중요시설,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출입을 위해서는 반드시 책임자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이날 경호처와 함께 관저를 경호하는 수도방위사령부 55경비단으로부터 관저 출입을 허락받았다고 공지했지만,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며 ‘경호처의 추가 출입 승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바로잡았다. 윤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에 대한 제3의 장소 조사 및 방문 조사’를 제안한 것에 대해 “상의한 바 없다”며 일축했다. 윤갑근 변호사는 정 실장의 제안에 대해 “저희들과 상의가 없었던 부분”이라며 “제3의 장소(조사)는 없다”고 말했다.[尹 2차 체포영장]체포영장 이르면 오늘 오전 집행경찰 지휘관 회의, 공수처 검사 참석… 철조망 뚫을 특수차량 동원 논의尹-김성훈 체포조 따로 투입… 장기전 대비 방한복-배터리도 챙겨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대비해 14일에 연 3차 지휘관 회의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및 평검사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체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측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있는 윤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인적, 물적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최종 점검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체포가 무산되면 3차 시도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은 경찰기동대와 수도권 수사관 등 총 3700명 이상의 인력을 동원할 준비를 마쳤다.●15일 ‘디데이’… 공수처-경찰 “그대로 간다”이날 공수처와 경찰은 경호처와의 협의가 불발됐지만, 예정대로 이르면 15일 오전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언론에 “체포영장 집행 계획 등은 (3자회동 무산 등과 상관없이) 그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지휘부 내부에서는 ‘합법적으로 발부받은 영장을 집행하는 것인 만큼 현직 대통령이더라도 법을 엄정하게 집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도 준비를 마친 분위기다. 14일 오전 10시경 서울·인천·경기남부·경기북부 등 수도권 경찰청 광역수사단 산하 지휘관들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경찰청 안보수사과 청사에서 3차 회의를 열었다. 경찰은 앞서 10일에 1차 지휘관 회의, 13일에 2차 지휘관 회의를 열고 대통령 체포를 준비했다. 3차 회의에선 ‘요새화’된 관저 진입 전략, 철조망과 버스·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벽 와해 방안, 저항하는 경호처 직원들을 체포할 방법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김성훈 경호차장도 체포 시도할 듯경찰 안팎에서는 차벽과 철조망을 뚫기 위해 경찰 특수차량과 각종 장비를 동원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유사시 현장에서 삼단봉, 테이저건 등 어떤 장비를 누구에게 어떻게 사용할지 등도 논의했다고 한다. 서울청은 광수단 등 인력 301명을 15일 0시부로 공수처에 파견했고, 경기남부청은 경력 270여 명을 투입한다. 15일 체포영장 집행이 시작되면, 경찰은 관저 진입을 막는 경호처 직원들을 한 명씩 현행범으로 체포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가장 먼저 체포 대상으로 지목된 경호처 인물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강경파’ 김성훈 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행)이다. 앞서 법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 차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체포조는 윤 대통령 체포와 김 차장 체포에 각각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김 차장은 ‘김건희 여사-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라인’으로도 지목된 인물로 박종준 전 경호처장이 사직한 뒤 관저 경호를 이끌고 있다.경찰은 경호처 직원들을 체포한 뒤 서울 각 지역 경찰서에 나눠서 호송, 구금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준비까지 마쳤다. 경찰과 공수처가 2박 3일에 걸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경찰과 공수처는 방한복, 배터리 등은 물론 카메라 등 채증 장비도 최종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경호처 내부 “영장 집행 저지 않을 것”경호처 내부에선 무기 사용이나 무력 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이날 수사기관 관계자는 “경호처도 대통령 경호보단 적법한 절차에 방점을 찍는 분위기”라며 “1차 체포 저지 때와는 달리 경호처가 ‘빈 총’이라도 갖고 나오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장에 있는 직원들이 영장 집행을 저지하지 않을 것이란 경호처 내부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권 인사는 “현장 요원들도 적법 절차에 의한 임무만 수행할 뿐 무력 충돌은 피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최원영 기자 o0@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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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도 균열…제3장소 尹조사 제안에 변호인 “검토한 바 없다”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 과정에서 대통령경호처와 경찰 간 충돌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여당 일각에서 강제수사 대신 임의수사에 응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를 거부했다. 윤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를 둘러싼 경호처 균열이 임계점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비상계엄에 대한 수사 자체가 불법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어떤 방식의 수사도 불응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대통령실 내에서도 윤 대통령 측과 온도 차를 보이면서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尹 측, 방문조사 등 임의 조사 방식도 거부대통령실 등은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이 이르면 15일 집행될 것으로 알려지자 긴박하게 움직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소속 기관 간 충돌 방지를 위해 상호 간 충분히 협의해 질서 있는 법 집행과 실무 공무원들의 안전을 확보하라”고 경찰과 경호처에 회동을 지시했다. 이에 경찰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호처를 포함한 3자 회의를 전격 제의했고 14일 오전 회동이 이뤄졌다.정 실장은 3자 회동 직전인 오전 6시 11분경 이른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면서 “대통령실은 경찰, 공수처와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 또는 방문조사 등을 모두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통화에서 대통령과의 교감 여부를 묻자 “(대통령의) 지침이나 생각은 아니고 일반적으로 상식선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구속으로 임의수사를 하는 게 가장 옳다고 생각한다”며 정 실장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제3의 장소 조사는 체포나 구속 등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는 ‘임의수사’로 분류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같은 수사 방식을 두고 정 실장 제안에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사처럼 하자는 것이냐”, “체포 전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비판이 나왔다.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임의수사 방식에 대해서도 “입장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는 이날 “공수처의 서면조사나 방문조사 요청이 있더라도 응하지 않겠다는 뜻인가”라는 본보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수차례 면담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3의 조사든, 서면조사든 공수처가 내란수사권이 없는데 어디 가서 수사 조사받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尹 변호인 “경찰 체포해도 정상 참작될 것” 발언 의혹윤 대통령이 어떤 수사도 받을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가운데 경찰과 공수처, 경호처의 3자 회동은 평행선을 그린 채 마무리됐다. 경호처는 입장문을 내고 “불법적인 집행에 대해서는 관련 법률에 따라 기존 경호 업무 매뉴얼대로 대응하겠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경호처 균일이 표면화되자 윤 변호사가 직접 경호처 직원을 모아 2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대해 “강하게 대응하면 한 번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윤 변호사가 전날(13일) 오후 8시 반 경호처 직원들 앞에서 “우리나라를 지키는 마음으로 열심히 (체포영장에 저항)해 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변호사는 또 “우리가 어떻게 제압하느냐에 따라 ‘이건 안 되겠다’ 싶으면 그다음은 없을 수도 있다”며 “‘여긴 철옹성이다’라고 느낄 수 있게 하면 한 번으로 끝날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윤 변호사는 또 경호처 직원들에게 대통령 관저에 진입한 경찰에 대한 체포가 가능하다며 “영장 집행 제지 행위가 향후 정상 참작돼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대체 윤 변호사가 어떤 자격으로 경호관들을 모아 놓고 그들을 불법으로 내몬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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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상목, 경호처-경찰청에 “충돌 피하라” 지시… 이재명, 崔면전서 “저항할까봐 잡지말란 건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놓고 대치 중인 대통령경호처와 경찰청을 상대로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최 권한대행이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관계 기관에 지시 사항을 전달한 건 처음이다. 기재부 등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1시 40분경 권한대행의 지시 사항을 기관에 전달하는 ‘지시 사항 관리 전산 시스템’을 통해 경호처와 경찰청에 공문을 보냈다. 최 권한대행은 공문에서 “기관장들은 충분히 협의해 질서 있는 법 집행과 실무 공무원의 안전을 확보해 달라”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언론에 공개한 메시지에서도 “국가기관의 충돌이 발생한다면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라며 “모든 법 집행은 평화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앞서 이달 5일과 8일에도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시민들 부상이나 정부기관의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해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 권한대행이 이전처럼 관계 기관에 당부 메시지를 전달한 수준이 아니라 공식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되면 양 기관이 무력 대응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무력 대응’만큼은 선택지에서 빼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불상사가 생기면 각 기관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 권한대행을 만나 “저항할까 봐 (범인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좀 아니지 않으냐”며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경찰이 집행하는 걸 무력으로 저항하는 사태를 막는 게 권한대행의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최 권한대행이 경호처에 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 권한대행에게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처장 직무대행) 등에 대한 인사 조치를 요구했지만 최 권한대행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최 권한대행을 만나 “관계 기관에 무리한 대응을 자제하라는 요청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 건의에 따라 14일 국무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은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이 분담하도록 한 한시 규정을 3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정부와 여당은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해 삼권분립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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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외교장관 “어떤 상황서도 관계 발전”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일본 외상이 13일 서울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어떤 상황에서도 한일관계를 흔들림 없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일 외교 수장이 한일관계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을 찾은 이와야 외상을 만나 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일 외교장관이 회담을 가진 건 처음이다. 양국 장관의 공동기자회견은 2015년 12월 윤병세 당시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의 위안부 합의 발표 이래로 10년 만이다. 이날 회견에서 조 장관은 일본 정부 대표 참석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으로 파행을 빚었던 지난해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를 거론하면서 “희생자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는 행사가 되도록 솔직하게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 역대 정부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야 외상도 “일본은 역대 정부의 역사 인식을 이어받고 있다”며 “세계유산위원회 결의에 따라 한국 정부와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야 외상은 이달 20일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면서 “미일한(한미일) 3국 공조가 지금까지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청년 교류 사업 등을 활성화하자는 뜻을 모았고 이날 회담에서 기념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야 외상은 이날 입국 직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일본 외상이 현충원을 참배한 건 2018년 4월 이후 7년 만이다. 이와야 외상은 14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정상외교 공백 속에서도 한일 외교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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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수처, 尹체포조 역할분담-장비점검 끝내…내일 집행 가능성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조를 선정하고 각 인력에게 역할을 배분했다. 경찰은 수도권 총경 회의를 열어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에 대한 현행범 체포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이르면 15일 영장 집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이날 대통령 체포조 선정 및 역할 분담, 장비 점검을 실시했고, 경찰은 경호처 직원들이 저지에 나설 경우 이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서울 시내 경찰서 유치장에 분산 호송할 준비에 들어갔다. 공수처는 전날(12일) 경호처와 국방부에 “경호처 구성원들과 국군 장병들이 적법한 영장 집행을 방해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공문을 보냈다. 공수처는 이들이 체포를 방해하면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하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물을 계획이다. 공수처는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훈 차장을 건너뛰고 경호본부, 경비안전본부 등 총 6개 부서장에게만 공문을 보내 법조계에선 “‘강경파’ 지휘부 패싱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경찰 “尹체포 방해땐 바로 체포, 분산 호송”… 2박3일 작전도 검토[尹 2차 체포영장]“협조 경호처 직원 선처” 강온 전략… 수도권 총경 2차 회의, 출동 대기尹측 “체포영장 집행하는 경찰들, 신분증 제시-얼굴 공개하라” 요구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 시도 때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이 막아서면 바로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서울 각 지역 경찰서 유치장으로 분산 호송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13일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체포 과정에 협조하는 경호처 직원들은 선처하겠다고 밝혀 경찰과 공수처가 ‘강온 양면’ 전략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체포를 2, 3일에 걸쳐 진행하는 ‘장기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윤 대통령 측은 체포영장 집행 때 수사 인력 신분증을 제시하고 얼굴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경찰 “경호처 직원들, 현행범 체포→분산 호송” 13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 경호처 직원들이 막아설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해 분산 호송한 뒤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장소에 함께 구금할 경우 범죄 사실과 관련해 경호처 직원들끼리 서로 입을 맞추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도 전날 경호처와 국방부에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할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으로 처벌될 뿐 아니라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과 구상권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경고성 공문을 보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라는 위법한 명령에 따르지 않더라도 명령 불이행에 따른 피해는 없을 것”이라며 선처 내용도 공문에 담았다. 일종의 회유책인 셈이다. 공무원 자격 상실, 공무원 연금 수령 제한 등 실질적인 불이익에 대한 내용도 적시됐다. 경찰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주변에 경찰 버스를 배치해 베이스캠프 삼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통령 체포를 2, 3일에 걸쳐 진행하는 장기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도 관저 앞에 텐트 등 현장 거점을 설치하고 장기전에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 3일에 걸쳐 관저를 경호하는 경호처 직원들을 한 명씩 체포하는 방식으로 저지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 총경들 2차 회의… ‘서울 출동’ 대기 이날 오전 서울·경기남부·경기북부경찰청 등 수도권 경찰청 광역수사단 산하 총경급 지휘관들은 10일에 이어 두 번째 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체포 작전, 장기전 대비 방안 등도 논의했다. 이날 경찰청은 경기, 인천 등 지방경찰청에 ‘명령이 내려오면 바로 서울로 출동하라’며 대기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필요에 따라 14일에 3차 회의를 열 가능성도 있다. 경호처 직원들이 총기를 들고 경비를 서는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경찰특공대나 장갑차, 헬기 투입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은 경호처가 화기 등을 사용할 징후가 보이면 50m 이상 밖으로 후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3일 1차 체포 시도 당시 공수처는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5시간 반 만에 관저에서 철수했다. 같은 상황이 발생할 우려에 대해 특수단 관계자는 “(해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무집행을 방해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 尹 측 “경찰 신분증 제시” 요구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에서 “(대통령 체포) 영장 집행에 참여하는 경찰들은 공무원신분증을 패용하고 얼굴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앞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경찰공무원에게 신분 확인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이에 대해 인권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체포라는 현 사안에 과거의 결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게 타당한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 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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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상목, 경찰청-경호처에 “충돌 피하라”…이재명 “저항할까봐 잡지 말란건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놓고 대치 중인 대통령경호처와 경찰청을 상대로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최 권한대행이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관계기관에 지시사항을 전달한 건 처음이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1시 40분경 권한대행의 지시 사항을 기관에 전달하는 ‘지시사항 관리 전산 시스템’을 통해 경호처와 경찰청에 공문을 보냈다. 최 권한대행은 공문에서 “기관장들은 충분히 협의해 질서있는 법 집행과 실무 공무원의 안전을 확보해달라”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언론에 공개한 메시지에서도 “국가기관의 충돌이 발생한다면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일”이라며 “모든 법 집행은 평화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앞서 이달 5일과 8일에도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시민들 부상이나 정부 기관의 물리적 충돌이 없도록 해달라”는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이번에는 최 권한대행이 이전처럼 관계 기관에 당부 메시지를 전달한 수준이 아니라 공식 지시를 내렸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되면 양 기관이 무력 대응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무력 대응’ 만큼은 선택지에서 빼라고 지시한 것”이라며 “불상사가 생기면 각 기관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 권한대행은 경호처와 경찰청이 서로 다른 법률을 내세우며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느 한쪽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는 건 현행 법체계에 어긋나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권한대행은 경호처 등에 대한 일반적 지휘권을 갖지만, 정부 기관이 서로 다른 법률을 내세우며 부딪히는 상황에서 한 쪽 편을 드는 등 구체적 지휘권을 행사하는 건 어렵다”며 “한마디로 경호처에 경호를 하지 말라고 지휘할 권한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 권한대행을 만나 “저항할까봐 (범인을) 잡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좀 아니지 않느냐”며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경찰이 집행하는 걸 무력으로 저항하는 사태를 막는 게 권한대행의 제일 중요한 일”이라며 최 권한대행이 경호처에 지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 권한대행에게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처장 직무대행 등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했지만 최 권한대행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최 권한대행을 만나 “관계기관에 무리한 대응을 자제하라는 요청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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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 외교장관 “어떤 상황에서도 양국관계 흔들림 없이 발전”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이 13일 서울에서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어떤 상황에서도 한일관계를 흔들림 없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한일 외교수장이 한일관계의 개선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국을 찾은 이와야 외무상을 만나 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일 외교장관이 회담을 가진 건 처음이다. 양국 장관의 공동기자회견은 2015년 12월 윤병세 당시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의 위안부 합의 발표 이래로 10년 만이다. 이날 회견에서 조 장관은 일본 정부 대표 참석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으로 파행을 빚었던 지난해 사도광산 추도식 문제를 거론하면서 “희생자를 진심으로 위로하고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는 행사가 되도록 솔직하게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언급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등 역대 정부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야 외무상도 “일본은 역대 정부의 역사 인식을 이어받고 있다”며 “세계유산위원회 결의에 따라 한국 정부와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야 외무상은 이달 20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이라면서 “미일한(한미일) 3국 공조가 지금까지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 청년 교류 사업 등을 활성화하자는 뜻을 모았고 이날 회담에서 기념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야 외무상은 이날 입국 직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일본 외무상이 현충원을 참배한 건 2018년 4월 이후 7년 만이다. 이와야 외무상은 14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정상외교 공백 속에서도 한일 외교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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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호처장 전격사퇴… ‘尹체포’ 허 찔린 경찰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지키던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 집행을 앞두고 10일 사직서를 제출한 뒤 경찰에 전격 출석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직서를 수리하며 “여야가 합의해 위헌적인 요소가 없는 특검법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본은 ‘허를 찔렸다’는 분위기 속에서 2차 체포 전략 회의를 열고 대응에 나섰다. 박 처장은 10일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출석했다. 3일 한남동 관저에서 윤 대통령 체포를 저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그는 앞서 1, 2차 출석 요청에는 불응했다. 경찰 내부에선 “예상치 못한 출석”이란 평가가 나왔다. 박 처장은 경찰 조사 전 기자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 상태가 일어나선 안 된다는 생각”이라며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 출석 직후 윤 대통령 측은 “경호처장이 경호구역 밖에 있으므로 조사를 마치고 복귀 시까지 규정에 따라 경호차장이 직무를 대행하게 된다”며 경호 공백은 없다고 선언했다. 박 처장 조사가 이어지던 오후 4시 20분경 경호처는 “박 처장이 오전 비서관을 통해 최 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공지했고, 기재부는 “사직서가 수리됐다”고 알렸다. 공조본에는 ‘예상치 못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이후 최 권한대행은 ‘체포영장 집행 관련 메시지’를 통해 “공수처와 경호처가 극하게 대립하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여야가 합의해 위헌적인 요소가 없는 특검법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치권에선 ‘최 권한대행의 발언은 중립을 가장한 전형적인 물타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수괴를 돕겠다는 대국민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최 권한대행이 사실상 대통령 체포 반대 뜻을 밝히며 경호권을 인정해 줬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권한대행으로서 말할 수 있는 원론적 입장”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공조본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 속에서도 “기존 계획대로 체포영장을 그대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수도권 광역수사단 지휘관들을 불러 대통령 체포 방안을 논의했다. 崔대행, 경호처장 사표수리후 “여야 내란특검 합의를” 尹체포 제동[尹 2차 체포영장]崔, 尹체포 지원 요청 사실상 거부… 정부 “어느 한쪽 편들수 없지않나”경호처 흔들려던 공조본 계획 차질… 野 “대행맡은 경호차장, 김건희라인”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여야에 특검법 합의를 요구한 것은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처장 등 경호처 수뇌부를 체포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는 경호처의 지휘 체계를 흔들려 했던 공조본은 박 처장의 사퇴와 경호처 대행 체제의 출범으로 새로운 악재를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둔 공조본도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호처장 돌연 사표에 경찰 당황 박 처장은 이날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출석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이날 경찰 출석 전 최 권한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경호처는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박 처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박 처장은 이날 “최 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정부 기관 간 중재를 건의했고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지만,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에게는 공조본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 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윤 대통령에게는 어떤 방식으로든 조사에 응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박 처장의 사퇴로 경호처는 더 강경하게 체포영장 저지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처장의 사퇴로 김성훈 경호차장이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가까운 김 차장을 이른바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하고 있다.● 崔 “여야 내란특검 합의해 달라”, 尹 체포 지원 거부 이런 가운데 최 권한대행은 이날 박 처장의 사표 수리 후 체포영장 집행 대신 여야가 내란특검에 합의해 달라는 입장문을 냈다. 최 권한대행은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놓고 공수처와 경호처가 극하게 대립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해, 국민들이 적지 않은 불안과 고통을 겪으신 것을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현명한 해법을 고심해 왔지만 안타깝게도 현행 법률체계 안에서는 쉽사리 두 기관 간 갈등의 출구를 뚫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조본과 경호처 중 어느 한쪽 편을 들 수가 없지 않느냐”며 “특검의 내란죄 수사권한을 놓고는 국회에서 논란이 없으니 적절히 합의하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권한대행이 내란특검 합의를 요청하면서 체포영장 집행을 지원해달라는 공조본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내란 수괴와 경호처의 눈치를 보고 결국 그들 뜻대로 시간을 끌겠다고 나섰다”며 “여야 합의라는 내란 세력이 줄곧 요구해온 조건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했다. 또 “야당이 대폭 양보한 특검법을 국회 의결 즉시 공포해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것만이 신인도를 높이고 경제와 일상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지금의 갈등 상황을 해소하고 정국을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당부”라고 했다. 여당은 다음 주 의원총회 등을 통해 민주당의 내란 특검법 재발의에 대응하는 차원의 자체적 특검법 발의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구민기 기자 ko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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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적 계엄” “고립된 약자”… ‘피해자 尹’ 전환 프로파간다 본격화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38일째 장기농성에 들어간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전후로 지지층을 겨냥한 ‘프로파간다’(선전·선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1일 관저 앞 집회 참석자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를 신호탄으로, 윤갑근 변호사(전 대구고검장) 등 변호인단의 성명과 기자회견,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관저서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옥중서신 등 전방위적 형태로 심리전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시도를 두고 연일 “‘불법 체포영장’ 집행이 곧 내란”이라며 되치기에 나섰다. 비상계엄 선포를 ‘평화적 계엄’이라고 주장하는 등 불가피한 권한 행사였다고도 강변한다. 정치권에선 “비상계엄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립된 약자’로 계엄 사태 본질 흐리기 윤 대통령 측 여론전의 핵심은 ‘윤 대통령은 고립된 약자’라는 주장에서 시작된다. 비상계엄을 발동해 국가적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피하면서 자신을 ‘불법 내란 수사’에 따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이렇게 고립된 약자가 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군대를 투입했다고 하면 언론에서 내란 저지른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나오고 말 한마디 가지고 체포영장까지 발부됐다”고 했다. 또 10일 성명에선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법체포를 통해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 바로 진정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도 옥중서신을 통해 “위대한 국민들께서 선출하신 대통령을 불법적인 체포까지 시도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자유대한민국을 파괴시키려는 내란 행위”라고 했다. 김정원 헌재 사무처장이 국회의원 정치활동 금지 내용을 담은 비상계엄 포고령 1호에 대해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음에도 오히려 윤 대통령을 향한 내란 수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나선 것이다. 공조수사본부가 체포영장 집행에서 물러서야 한다는 교묘한 심리전도 펼치고 있다. 윤 변호사는 전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을 공수처와 경찰이 장갑차와 헬기를 동원해 보여주기 체포를 하는 건 내전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은 윤 대통령이 3차례 수사를 거부하는 등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발부된 것.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적법하게 발부된 체포영장 집행에 정당한 이유 없이 저항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 등 범죄”라고 지적했지만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충돌의 책임이 공수처에 있다고 전가한 셈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인의 내란을 상대방의 내란이라고 프레임을 전환해서 ‘절차에 하자가 있고, 자신이 부당하게 당하고 있다’고 지지자들을 호도하고 반응하도록 하는 에코 체임버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분석했다.● 지지층 결집에 비상계엄 정당화 프레임 전환 윤 대통령을 ‘고립된 약자’로 내란죄 수사와 체포영장을 불법으로 규정한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자체도 정당화하고 있다. 석동현 변호사는 9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계엄 실패가 아니라 평화적 계엄이라 프로세스가 그렇게 설계됐다”라며 “어차피 국회의 해제 의결을 염두에 두고 비상계엄이라는 수단을 통해 위기 상황을 알리려는 절박한 심정에서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과정에서 실탄 5만7000여 발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는데도 ‘평화적 계엄’이었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에 대한 교묘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계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보수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자기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고자 결국 지지자들에게 나를 구해 달라고 하는 상황”이라며 “계엄 내란도 큰 죄지만 자신의 정치적 탄핵 절차나 징벌을 지연시키기 위해 국민들을 더 분열시켜 정치 지형에 큰 비용을 떠넘긴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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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준 사퇴, 최상목 특검 거론…‘尹체포 정국’ 흔들기?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사표를 제출한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여야에 특검법 합의를 요구한 것은 공조수사본부(공조본)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막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박 처장 등 경호처 수뇌부를 체포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는 경호처의 지휘 체계를 흔들려 했던 경찰과 공조본은 박 처장의 사퇴와 경호처 대행 체제의 출범으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2차 집행을 앞둔 공조본도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호처장 돌연 사표에 경찰 당황박 처장은 이날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에 출석하며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박 처장은 이날 경찰 출석 전 최 권한대행에서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경호처는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박 처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박 처장은 이날 “최 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정부 기관 간 중재를 건의했고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지만,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에게는 공조본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달라고 요구하는 대신 윤 대통령에게는 어떤 방식으로든 조사에 응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계속 물리적 충돌을 걱정해 오다 사의를 표한 게 아니겠나”라며 “첫 번째 체포영장 집행 때 제일 앞장서서 막고 지금까지 관저 경호를 총괄해왔던 만큼 윤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것”이라고도 했다.다만 박 처장의 사퇴로 경호처는 더 강경하게 체포영장 저지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처장의 사퇴로 김성훈 경호차장이 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처장이 경찰에 체포됐다면 자칫 무너질 수 있었던 경호처의 지휘체계가 박 처장의 사퇴로 김 차장 중심으로 재편된 것. 야당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가까운 김 차장을 이른바 ‘김건희 라인’으로 분류하고 있다.●崔 “여야 내란특검 합의해달라”, 尹 체포 지원 거부이런 가운데 최 권한대행은 이날 박 처장의 사표 수리 후 체포영장 집행 대신 여야가 내란특검에 합의해달라는 입장문을 냈다. 최 권한대행은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놓고 공수처와 경호처가 극하게 대립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해, 국민들이 적지 않은 불안과 고통을 겪으신 것을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현명한 해법을 고심해 왔지만 안타깝게도 현행 법률체계 안에서는 쉽사리 두 기관 간 갈등의 출구를 뚫기 어렵다”고 밝혔다.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조본과 경호처 중 어느 한쪽 편을 들 수가 없지 않느냐”며 “특검의 내란죄 수사권한을 놓고는 국회에서 논란이 없으니 적절히 합의하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권한대행이 내란특검 합의를 요청하면서 체포영장 집행을 지원해달라는 공조본의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등이 체포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됐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음에도 윤 대통령 체포에는 반대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민주당은 “중립을 가장한 전형적인 물타기이고, 내란 수괴를 돕겠다는 대국민 선언”이라고 반발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내란수괴와 경호처의 눈치를 보고 결국 그들 뜻대로 시간을 끌겠다고 나섰다. 한심한 데 그치지 않고 위험천만”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또 “여야 합의라는 내란 세력이 줄곧 요구해온 조건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야당이 대폭 양보한 특검법을 국회 의결 즉시 공포해 민주주의가 살아있음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것만이 신인도를 높이고 경제와 일상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했다.반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지금의 갈등 상황을 해소하고 정국을 안정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당부로 본다”고 했다. 여당은 다음 주 의원총회 등을 통해 민주당의 내란 특검법 재발의에 대응하는 차원의 자체적 특검법 발의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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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의 ‘프레임 뒤집기’ 심리전…“불법체포가 진짜 내란”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38일째 장기농성에 들어간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전후로 지지층을 겨냥한 ‘프로파간다(선전·선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1일 관저 앞 집회 참석자들에게 보낸 친필 편지를 신호탄으로, 윤갑근 변호사(전 대구고검장) 등 변호인단의 성명과 기자회견,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의 관저서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옥중서신 등 전방위적 형태로 심리전에 나선 것.윤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시도를 두고 연일 “‘불법 체포영장’ 집행이 곧 내란”이라며 되치기에 나섰다. 비상계엄 선포를 ‘평화적 계엄’이라고 주장하는 등 불가피한 권한 행사였다고도 강변한다. 정치권에선 “비상계엄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립된 약자’로 계엄 사태 본질 흐리기윤 대통령 측의 여론전의 핵심은 ‘윤 대통령은 고립된 약자’라는 주장에서 시작된다. 비상계엄을 발동해 국가적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한 책임을 피하면서 자신을 ‘불법 내란 수사’에 따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윤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이렇게 고립된 약자가 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군대를 투입했다고 하면 언론에서 내란 저지른 것 아니냐, 이런 식으로 나오고 말 한마디 가지고 체포영장까지 발부됐다”고 했다. 또 10일 성명에선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법체포를 통해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 바로 진정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도 옥중서신을 통해 “위대한 국민들께서 선출하신 대통령을 불법적인 체포까지 시도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자유대한민국을 파괴시키려는 내란 행위”라고 선동했다.김정원 헌재 사무처장이 국회의원 정치활동 금지 내용을 담은 비상계엄 포고령 1호에 대해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음에도 오히려 윤 대통령을 향한 내란 수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나선 것.공조수사본부가 체포영장 집행에서 물러서야 한다는 교묘한 심리전도 펼치고 있다. 윤 변호사는 전날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을 공수처와 경찰이 장갑차와 헬기를 동원해 보여주기 체포를 하는 건 내전으로 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은 윤 대통령이 3차례 수사를 거부하는 등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발부된 것.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적법하게 발부된 체포영장 집행에 정당한 이유 없이 저항하는 것은 공무집행방해 등 범죄”라고 지적했지만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충돌의 책임이 공수처에 있다고 전가한 셈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인의 내란을 상대방의 내란이라고 프레임을 전환해서 ‘절차에 하자가 있고, 자신이 부당하게 당하고 있다’고 지지자들을 호도하고 반응하도록 하는 에코 체임버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분석했다.● 지지층 결집에 비상계엄 정당화 프레임 전환윤 대통령을 ‘고립된 약자’로 내란죄 수사와 체포영장을 불법으로 규정한 윤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자체도 정당화하고 있다. 석동현 변호사는 9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계엄 실패가 아니라 평화적 계엄이라 프로세스가 그렇게 설계됐다”라며 “어차피 국회의 해제 의결을 염두에 두고 비상계엄이라는 수단을 통해 위기 상황을 알리려는 절박한 심정에서 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과정에서 실탄 5만 7000여 발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는데도 ‘평화적 계엄’이었다고 주장한 것. 윤 대통령 측이 비상계엄에 대한 교묘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계엄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보수 결집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이 자기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고자 결국 지지자들에게 나를 구해달라고 하는 상황”이라며 “계엄 내란도 큰 죄지만 자신의 정치적 탄핵절차나 징벌을 지연시키기 위해 국민들을 더 분열시켜 정치 지형에 큰 비용을 떠넘긴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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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맹 영토까지 흔드는 ‘트럼프 스톰’… 한국은 무방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스톰’이 예상보다 훨씬 더 강하게 동맹국들을 강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 멕시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핵심 동맹과 우방국들을 겨냥해 그간 강조해온 경제적 패권은 물론이고 ‘불가침 영역’으로 간주되는 영토와 주권에 대한 침해 가능성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 등 다양한 주권 침해 발언을 이어가며 트럼프 2기 ‘미국 우선주의’의 근간에 ‘팽창주의’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측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는데 마약 카르텔 소탕을 명분으로 군사 활동까지 검토 중이란 것을 시사해 주권 침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또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에 대해 소유 의사를 밝힌 데서 더 나아가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군사력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런 행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는 팽창주의로 볼 수 있다”며 “1898년 스페인과의 전쟁을 통해 필리핀을 병합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식민주의와도 닮았다”고 했다. 공화당 일각에선 과거 ‘먼로 독트린’을 빗대 ‘돈로(도널드와 먼로를 합친 말) 독트린’이란 평가도 내놓았다. 미국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는 1823년 먼로 독트린을 통해 유럽에 대한 간섭을 거부하며 동시에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미국의 패권을 추구했다. 1기 때보다 더 거칠어진 트럼프 스톰이 세계 안보 질서에 긴장과 불확실성을 더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치적 혼란 속에 리더십 공백이 길어지는 한국이 속수무책으로 휩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누구도 예외없다… 트럼프 패권 확대 ‘돈로 독트린’ 새 리스크로中견제 위해 파나마-덴마크 압박‘외교 개점휴업’ 韓 타깃될 가능성정부 “조선-원전 중심 협력 최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눈독 들이며 노골화하고 있는 이른바 ‘돈로(Donroe·도널드 트럼프와 제임스 먼로의 합성어) 독트린’이 한국에도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돈로 독트린은 아메리카 대륙의 지역 패권을 선언한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 ‘먼로 독트린’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 ‘도널드’의 합성어. 단순한 고립주의를 넘어 미국의 이권을 위해 동맹국에 대한 영토와 주권 침해도 마다하지 않는 ‘트럼프식 팽창주의’로 해석된다.특히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외교적 ‘개점 휴업’ 상태인 한국 정부에는 더 노골화된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정책 대응이 버거운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 안팎에선 운신의 폭이 좁은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라도 미국의 중국 견제 기조에 대한 보조를 맞추되 “조선이나 원자력발전 등 한미 협력 분야를 바탕으로 최소한의 정지 작업은 이뤄져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韓, 중국과의 관계 설정 미리 대비해야”트럼프 당선인은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군대 투입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고립주의 기조였던 집권 1기와는 달라진 2라운드를 예고했다. 미국에선 ‘돈로 독트린’의 핵심은 중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김현욱 세종연구소장은 “중국이 미국을 피해 곳곳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데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압박 수단”이라며 “파나마를 향해선 ‘중국의 투자를 그만 받아라’, 그린란드는 덴마크를 향해 ‘중국이 북극해로 확장시키지 못하도록 확실히 견제하라’고 압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교수도 “아직 팽창주의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하긴 이를 수 있다”라면서도 “미중 패권 경쟁에서 파나마와 그린란드를 대리전 지대로 인식하고 전략적 쟁취를 꾀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외교당국과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러한 트럼프식 전방위적 대중국 견제 기조를 잘 읽어내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 이슈가 핵심이었던 트럼프 1기 때와는 달리 단순히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거래적 접근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중국 대응과 통상 불균형 재조정이 최우선 과제인 한국은 언제든 타깃이 될 위험이 높다는 것.정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에 하듯 우리에게 52번째 속주가 되겠냐고 하진 않더라도 중국과의 관계 설정을 똑바로 하라는 압박이 다양한 형태로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령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더 높이라는 요구 외에도 대만 문제에 있어 주한미군이나 한국 정부의 역할을 더 확대하라는 식의 주문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의 이익 추구가 트럼프식 ‘말폭탄’을 통해 본격화한 것”이라며 “우리도 중국 견제로 압박을 할 여지가 있으니 한미, 한중 관계를 섬세하고 치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선, 원전 등 협력 과제 우선순위 정리부터”열흘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2기 취임에 대비해 정부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매주 월요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갖고 각 부처가 재외 공관, 기업 등을 통해 파악한 동향들을 공유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정부는 일단 한미 간의 조선과 원전 협력을 필두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한미 조선협력 패키지도 마련하기로 했다. 안보부처 관계자는 “곧 전 세계적으로 원전 시장이 활짝 열리는데 미국은 원전 시공 능력이 없기 때문에 한미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잘 닦아 함께 진출할 수 있도록 사전 정지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정부 내에선 트럼프 행정부의 키맨들과의 접촉면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지만 국내 정국의 불확실성과 미 행정부 인사들의 높은 보안 장벽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분위기다. 한 외교부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을 움직일 핵심 인물을 새로 뚫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토로했다.또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의 리더십 공백과 정치적 리스크가 해결되기 전까진 트럼프 측도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로선 결국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게 한미 간 협력 과제들을 추리는 게 최선의 방책”이라고 조언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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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남동 벙커’ 속 尹, 2차영장도 거부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의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사실상 거부하기로 했다. 대통령경호처가 관저를 요새화하며 ‘한남동 벙커’를 구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윤 대통령 측이 “우선 기소를 하거나 아니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라”며 수사에 협조할 뜻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8일 관저 입구까지 직접 내려와 체포영장 집행에 대비한 지시를 내리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검찰총장을 지낸 법조인 출신인 윤 대통령이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비정상적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전 대구고검장)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선 기소를 하거나 아니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라”며 “그러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는 게 체포영장과 관련된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법 영장을 가지고 특공대나 기동대를 동원해 체포에 나서는 것이야말로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은 불법이라는 게 윤 대통령 측 입장이다. 공수처는 2차 체포영장 집행이 사실상 마지막이라고 보고 경찰 측과 시기와 집행 방식 등을 협의하고 있다. 공수처는 체포영장 집행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집회 인력이 몰리는 주말이 아닌 평일에 집행하되 낮 시간대가 아닌 야간 집행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가 발부받은 수색영장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야간 집행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수처와 경찰은 1차 집행 때의 2배가 넘는 300명 이상의 체포조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경찰은 대테러부대인 경찰특공대를 투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산하 특공대 총 4개 부대는 군 특수부대 출신 인력 8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호처 직원들과 함께 관저 입구를 둘러봤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국민 담화 발표를 제외하고 36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야당에서 윤 대통령의 ‘도주설’을 제기한 가운데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지층에게 자신이 건재함을 알리고 동요하는 경호처 직원 등의 기강을 다잡기 위한 메시지라는 것이다.[尹 2차 체포영장]경호 직원들에 지시하는 모습 포착대통령실 “尹 관저에” 도주설 부인… 경호처 동요 막고 지지층 결집 겨냥“법 무시하고 충돌 조장” 비판 여론‘관저 농성’ 尹, 도주설 나온 날 36일만에 등장해 경호 점검비상계엄 사태 후 36일간 공개 일정을 전면 중단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내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한 카메라에 포착된 영상에는 버스 차벽과 철조망 등 3중 저지선으로 요새화된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경호 관계자들로 보이는 인물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듯 팔을 젓는 장면이 담겼다.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경찰과 대통령경호처 간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직접 관저 경호 지시를 통해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경찰특공대나 기동대를 동원해 체포를 진행하는 것은 반란, 내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사법 절차에 응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대치와 충돌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尹, 차벽 살펴본 뒤 대응 지시 내렸나 이날 낮 12시 53분경 촬영된 7분가량의 영상엔 윤 대통령과 체구 및 걸음걸이가 비슷한 점퍼 차림의 한 남성이 대여섯 명의 관계자와 관저 입구 방향으로 걸어 내려온 뒤 차벽을 가리켜 여러 차례 손짓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곳은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공수처를 가로막기 위해 경호처가 인간띠를 구축한 3차 저지선이 있던 곳이다. 영상에는 검은색 차량에서 내린 또 다른 인사가 오르막길에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한 뒤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 후 공식적으로 대통령비서실이 보좌 업무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대통령과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신변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경호처 관계자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영상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윤 대통령의 도주설을 제기한 지 약 3시간 만에 공개됐다. 대통령실은 민주당 주장에 “윤 대통령이 현재 관저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고, 대통령 대리인단을 맡고 있는 윤갑근 변호사(전 대구고검장)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어제 저녁 대통령을 관저에서 뵙고 나왔다”며 도주설을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영상 촬영을 한 매체에 대해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도주설’에 지지층 결집 메시지 보낸 尹 윤 대통령이 탄핵 소추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경호처의 동요를 막고 지지층에 결집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이 윤 대통령 도주설을 제기하면서 관저 앞에서 체포영장 저지 시위를 벌이던 지지층이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보란 듯 모습을 드러내 지지층에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1일 관저 앞 시위에 나선 강성 지지자들에게 “함께 끝까지 싸우자”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전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직접 ‘관저 농성’ 점검에 나선 것은 체포영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인 만큼 2차 체포영장도 집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박종준 경호처장은 “대통령의 절대 안전 확보가 경호처의 존재 가치”라며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막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관저에는 국가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청와대 지하벙커 역할을 하는 간이 ‘위기관리센터’ 등 사실상 패닉룸(대피 벙커)까지 마련돼 있는 만큼 윤 대통령과 경호처가 마지막까지 저항할 경우 공수처가 체포영장 강제 집행에 나서더라도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강제 체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직무 정지된 대통령에 대한 경호처의 과잉 경호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반쪽짜리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생명에 대한 위해를 가하는 경우 등에 한해 필요 최소한도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당당히 응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영장 발부가 잘못된 모양이라고 국민을 호도하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부추기면서 대한민국을 무정부주의 상태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호처와 공수처·경찰 간 충돌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오후 주요 현안 해법 회의를 주재하며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간곡히 말씀드린다.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들의 부상이나 정부기관 간 물리적 충돌이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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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주설 제기되자…尹 추정 남성 관저에 모습 드러내

    비상계엄 사태 후 36일간 공개 일정을 전면 중단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내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한 카메라에 포착된 영상에는 버스 차벽과 철조망 등 3중 저지선으로 요새화된 대통령 관저 입구에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경호 관계자들로 보이는 인물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듯 팔을 젓는 장면이 담겼다. 체포영장 재집행을 앞두고 경찰과 대통령경호처 간 충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직접 관저 경호 지시를 통해 저항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날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경찰특공대나 기동대를 동원해 체포를 진행하는 것은 반란, 내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사법 절차에 응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불필요한 대치와 충돌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尹, 차벽 살펴본 뒤 대응 지시 내렸나이날 오후 12시 53분경 촬영된 7분 가량의 영상엔 윤 대통령과 체구 및 걸음걸이가 비슷한 점퍼 차림의 한 남성이 대여섯명의 관계자들과 관저 입구 방향으로 걸어 내려온 뒤 차벽을 가리켜 여러 차례 손짓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곳은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공수처를 가로 막기 위해 경호처가 인간띠를 구축한 3차 저지선이 있던 곳이다.영상에는 검정색 차량에서 내린 또 다른 인사가 오르막길에서 윤 대통령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한 뒤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 후 공식적으로 대통령비서실이 보좌업무를 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은 대통령과 대통령 지근거리에서 신변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경호처 관계자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이 영상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윤 대통령의 도주설을 제기한 지 약 3시간 만에 공개됐다. 대통령실은 민주당 주장에 “윤 대통령이 현재 관저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고, 대통령 대리인단을 맡고 있는 윤갑근 변호사(전 대구고검장)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어제 저녁 대통령을 관저에서 뵙고 나왔다”며 도주설을 일축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영상 촬영을 한 매체에 대해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도주설’에 지지층 결집 메시지 보낸 尹윤 대통령이 탄핵 소추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경호처의 동요를 막고 지지층에 결집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이 윤 대통령 도주설을 제기하면서 관저 앞에서 체포 영장 저지 시위를 벌이던 지지층이 동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보란듯 모습을 드러내 지지층에 건재함을 과시했다는 해석이다. 윤 대통령은 1일 관저 앞 시위에 나선 강성 지지자들에게 “함께 끝까지 싸우자”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전하기도 했다.윤 대통령이 극우층에 기댄 여론전에 이어 직접 ‘관저 농성’ 점검에 나선 것은 체포영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저항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2차 체포영장 집행도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관저에는 국가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청와대 지하벙커 역할을 하는 간이 ‘위기관리센터’ 등 사실상 패닉룸(대피 벙커)까지 마련돼 있는 만큼 막대한 피해를 감수하지 않으면 윤 대통령 강제 체포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직무정지된 대통령에 대한 경호처의 과잉 경호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이날 동아일보 통화에서 “반쪽짜리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생명에 대한 위해를 가하는 경우 등에 한해 필요 최소한도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당당히 응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영장 발부가 잘못된 모양이라고 국민을 호도하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부추기면서 대한민국을 무정부주의 상태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호처와 공수처·경찰 간 충돌 가능성이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오후 주요 현안 해법 회의를 주재하며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간곡히 말씀드린다. 어떠한 경우에도 시민들의 부상이나 정부기관 간 물리적 충돌이 절대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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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다 상의 드리겠다” 장관들과 원팀 강조한 최상목

    “저도 다 상의를 드리겠다. 앞으로 서로 잘 소통하자.”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한 장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날 국무회의는 최 권한대행이 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소 재판관 2명을 임명하겠다고 발표한 정례 국무회의 이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당시 참석 장관들이 “왜 상의도 없이 혼자 결정하느냐”고 강도높게 반발했는데 최 권한대행이 이점을 의식해 ‘소통’을 강조하면서 갈등을 봉합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복수의 국무회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 권한대행은 장관들에게 “한 분 한 분이 소관 분야의 ‘권한대행’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진력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최 권한대행은 이번주 시작되는 정부 부처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업무보고를 두고도 “업무보고라기보다는 ‘주요 현안 해법회의’로 운영할 것”이라며 “현안에 대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하고, (기업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최 권한대행은 “오직 국민과 역사의 평가만 두려워하며 국가를 위해 제대로 판단하고 책임 있게 행동하는 것만이 공직자로서 저희의 도리”라며 “장관님들의 전적인 권한과 책임 아래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보고 등을 앞두고 기강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 권한대행의 모두 발언이 끝나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한 국무위원은 재판관 임명을 놓고 국무위원들이 단체로 반발했던 상황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말을 꺼냈다고 한다. 이어 또 다른 국무위원도 “앞으로 잘 뭉치자”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최 권한대행은 “저도 더 잘 상의를 드리겠다. 앞으로 잘 소통하자”고 화답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날 국무회의에는 재판관 임명을 놓고 강도높게 반대 의견을 냈던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 등은 병가 중이라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관련해선 의견을 교환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우선순위는 항공기 참사 수습,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비롯해 급한 현안에 집중하는 것”며 “권한대행이 정쟁 속에 끌려들어가선 안된다”고 했다.이에 앞서 최 권한대행은 이달 2일 정부 시무식을 마친 뒤 전남 무안의 합동분향소로 가는 특별열차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과 함께 이동하면서 “(재판관 임명 관련) 미리 말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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