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연

김수연 기자

동아일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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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수연 기자입니다.

syeon@donga.com

취재분야

2024-12-17~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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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엄사태 직격탄 맞은 일자리, 46개월만에 감소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만 명 넘게 줄며 3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보였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고용 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약 16만 명 늘어나는 데 그쳐 2023년 증가 폭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고용 시장이 더 크게 위축돼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내수 영향 큰 업종들에서 취업자 감소”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804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5만2000명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취업자 수가 줄어든 건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이어졌던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처음이다. 건설업 취업자가 15만7000명 급감하면서 사상 최대 감소 폭을 보였고, 제조업(―9만7000명), 도매 및 소매업(―9만6000명)에서도 취업자가 줄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수와 밀접한 관련을 지니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개인서비스업, 운수창고업의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지난해 11월 7000명에서 12월 6만5000명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노인 일자리 등 직접일자리 사업이 연말에 종료된 점도 취업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연간 단위로 운영되는 직접일자리 사업은 통상 12월 초중순까지 운영된다. 2023년과 달리 조사 주간이 12월 하순으로 늦춰지면서 지난해 12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000명 줄었다. 실업자는 17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 실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7만7000명(49.2%) 급증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시적 요인과 함께 경제 주체들의 심리 악화가 복합 작용한 결과”라며 “내수 회복 지연 등으로 향후 고용 여건 또한 녹록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전 부처가 일자리 전담 부처라는 각오로 취약부문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직접일자리 사업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6만1000명 늘릴 계획이다.● ‘쉬었음’ 인구도 역대 최대지난해 12월의 고용 부진은 연간 통계에도 반영됐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57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15만9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3년(32만7000명)의 절반을 밑도는 증가 폭이다. 정부가 이달 초 내놨던 전망치(17만 명)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연간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줄었던 2020년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이기도 하다. 2020년 21만8000명 감소했던 취업자 수는 2021년 36만9000명, 2022년 81만6000명 늘면서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지만 202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부진한 건설 경기의 여파로 건설업 취업자가 4만9000명 감소하며 취업자 증가 폭을 끌어내렸다. 건설업 취업자는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일용근로자도 12만2000명 줄며 2012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일도 하지 않고 따로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지난해 246만7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30대 쉬었음 인구가 전년보다 10.8% 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10·20대(5.2%) 40대(4.5%) 등 전 연령대에서 쉬었음 인구가 늘었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2만 명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취업자 증가 폭이 이를 밑돌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취업자 수가 10만 명을 밑도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재정을 투입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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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60세이상 근로자 30만명 늘었는데 노하우 못 살리고 단순 노무

    한국의 일하는 노인 수 자체는 다른 나라들보다 많은 편이며 지금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0세 이상 취업자는 고용시장 성장세를 견인했고 그 결과 한국은 모든 연령대 중 60세 이상 취업자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하지만 문제는 ‘영 올드’가 산업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활동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고령층 대부분은 평생 경력과 무관한 단순 노무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하는 60세 이상 고령층은 1년 전보다 29만8000명 불어난 67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전체 취업자 수는 12만3000명 늘었는데, 2.4배에 달한다. 그 결과 지난해 60세 이상은 1982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로 올라섰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일하는 노인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2013년 9월까지 60세 이상은 10대를 제외하면 취업자 수가 가장 적은 연령대였다. 하지만 그해 10월 20대 취업자를 뛰어넘기 시작하더니, 2020년 9월 30대, 2023년 5월 40대를 차례로 제쳤고 지난해 9월에는 50대보다도 많아졌다. 지금은 전체 취업자의 4명 중 1명(23.5%·지난해 11월 기준)이 60세 이상이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활발한 나라로 꼽힌다. 2003년엔 65세 이상 10명 중 3명(28.6%)만 일을 하거나 일을 구하는 등 경제활동을 했는데, 2023년엔 38.3%로 껑충 뛰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003년에도 1등, 2023년에도 1등이다. 2위인 일본과의 격차는 2003년(일본 20.2%) 8.4%포인트였다가 2023년(일본 25.7%) 12.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2분기(4∼6월) 65세 이상 임금 근로자가 가구주인 가구 중 월평균 근로소득이 100만 원 미만인 가구의 비율은 46.7%로 절반에 달했다.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65세 이상 근로자 중 절반 가까이는 일해서 받는 돈이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된다는 의미다. 고령 근로자 절반이 일하는 이유로 ‘생계 유지’를 꼽고 있는 점 역시 일해도 가난한 노인들이 여전히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연구위원은 “중년기 이후 취업자들은 육체적 단순노동에 종사하고 있다”며 “노동 공급이 점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장년층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들을 개선해 직무의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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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선 숙련 인력 ‘귀하신 몸’… 독일 68세 금융인 “정년 2년 지나도 금융회사 일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회사를) 관두라고 하는 건 차별 아닌가요.” 지난해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프랑크 괴틀 씨(67)는 유럽 전역 30여 곳에 지점을 둔 화물 운송 업체의 중역이다. 10년 전에 일찌감치 노후 준비를 끝냈는데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 괴틀 씨는 “작년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했지만 현역으로 계속 뛸 것”이라고 했다. 네덜란드, 영국, 독일 등에서 만난 ‘영 올드(Young Old·젊은 노인)’들은 왕성한 경제 활동을 자부하고 있었다. 영국 런던 현지 은행의 위험관리 업무 총괄자인 맵 카트리 씨(64)는 “직장에서 책임을 다하며 느끼는 성취감이 있다”고 했다. 그는 “75세가 넘어도 은행에서 활약하는 사례도 있다. 나 역시 건강만 허락한다면 70대에 새로운 기회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의 현실은 암울하다. 선진국 ‘영 올드’들과 달리 한국의 고령층은 현역 시절 숙련된 기술을 살리지 못한 채 단순 임시직에 그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5∼64세 국내 임금근로자 중 34.4%는 기간제 근로자 등 임시고용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로 2위 일본(22.5%)과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났다. 올해부터 1965년생을 시작으로 954만 명 규모의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순차적으로 은퇴하면 소득 절벽에 시달리는 노인들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은 최근 “구조개혁이 없을 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040년에는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며 “고령층의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럽선 숙련 인력 ‘귀하신 몸’… 독일 68세 금융인 “정년 2년 지나도 금융회사 일해”〈2〉 ‘영 올드 현역’이 뛴다네덜란드-영국, 정년제도 없애고… 독일은 정년 67세로 단계적 상향민관 플랫폼으로 경제활동 지원한국 고령층 일자리, 복지성 대부분… “직무설계 등으로 질적 성장 유도를”“돈 때문에만 일하는 건 아닙니다. 일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게 여전히 재밌어요.”지난해 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만난 벨리 아부다크 씨(68)는 2년 전 정년을 맞이했지만 아직도 현지 금융회사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부다크 씨는 “난방비, 관리비 등 웬만한 물가가 다 올랐는데 월급과 연금을 동시에 받기 시작하니 생활비에도 물론 제법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인터뷰한 건축 설계 엔지니어 얀 브륀덜 씨(73)는 네이메헌 지역의 철도 시스템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맡아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브륀델 씨는 “네덜란드 스히폴 국제공항과 네이메헌을 오가는 열차가 1시간에 세 번 정도 오는데, 이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해 작업 중”이라며 “2029년까지 완공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때까지는 당연히 일을 하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지금도 업무 의뢰가 계속 들어오는 중”이라며 전기 분야 엔지니어로서 본인의 전문성에 대한 자랑스러움도 내비쳤다.● 유럽에서는 70대도 엔지니어로 활약본보가 네덜란드, 독일,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 만난 ‘영 올드’들은 정년 이후에도 숙련자로서 활발히 현장을 누비고 있었다. 정부, 지역사회 등이 이들을 적극 지원하는 가운데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영 올드’ 채용에 나서고 있다. 숙련 노동자가 갈수록 귀해지는 데다 ‘영 올드’ 소비자의 부상에 발맞춰 고령 근로자를 중시하는 움직임이다.아부다크 씨는 “숙련된 인력이 퇴직하지 않고 회사에 오랜 기간 기여하는 게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시점”이라며 “주요 분야에서 전문 인력들이 부족해 기업들의 걱정이 많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륀덜 씨도 “제법 많은 기업들이 나 같은 숙련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분위기”라며 “대기업들 역시 고령층의 근속 기간을 늘리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실제로 독일 기업 보쉬(Bosch)는 기술력 유지를 위해 ‘시니어 전문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령 근로자에게 교육, 멘토 역할을 맡기고 있으며 영국의 보험사 아비바 역시 고용 인력의 3분의 1 이상을 50대로 구성하고 있다.각 정부도 ‘영 올드’들이 일터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은 정년 제도를 사실상 없앴으며, 독일은 현재의 정년 연령인 만 65세를 2029년까지 만 67세로 단계적으로 상향하고 있다. 독일 노동사회부 관계자는 “퇴직 이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경력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며 “2023년 1월부터는 조기 퇴직한 고령자도 연금 삭감 없이 추가 소득을 무제한으로 받게 되는 등 퇴직자의 재취업을 다방면으로 장려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정부 차원에서 ‘생애 설계 서비스’를 출시한 사례도 있다. 2020년 영국 노동연금부는 중장년층들이 노후 준비를 스스로 점검하고 재취업 관련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Mid-life MOT’를 출시했다. MOT는 차량의 정기 점검을 의미하는 용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중장년층이 스스로 삶을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하자는 취지를 담았다.영국 런던에서 파트타임 컴퓨터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김기정(가명·58) 씨는 “정년을 일괄적으로 정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고용이 존재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롭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학교·기업 등도 시니어 일자리 지원교육기관, 지역사회 등도 ‘영 올드’들이 고유한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레이던, 틸뷔르흐 등 5개 대학이 합심해 노인들을 위한 시니어 학습 프로그램 ‘노인을 위한 고등교육(HOVO)’을 만들었다. 암스테르담자유대에서 HOVO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카롤린 판베르헌 디렉터는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층들이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번역일을 하는 60대 학생이 건축 수업을 들은 다음 관련된 책을 번역해 출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네덜란드에는 은퇴자들을 매년 전 세계 개발도상국의 중소기업으로 파견시키는 ‘PUM’이란 비영리단체도 있다. 베테랑 근로자들의 수십 년간 숙련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전수해주는 역할이다. PUM은 1978년 설립된 이래 현재까지 전 세계 4만 개 이상의 기업과 협력해 왔으며, 네덜란드 정부의 재정 지원도 받고 있다.독일에서는 전국 각지에 있는 900여 개의 ‘시민대학’이 영 올드 교육 현장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 지원하에 양질의 강사진들이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시니어사무소’도 독일 고령자의 사회 참여를 돕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50세 이상 구직자들에게 현지 지역 기업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고 연결해준다.전문가들은 한국도 고령층이 양질의 일자리를 갖고 장기간 근무할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존의 고령자 일자리는 질적인 수준과 지속 가능함이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성 일자리’가 대부분이었던 게 사실”이라며 “직무 설계, 취업 개선 능력 등을 지원해 시니어 일자리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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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비 얼마 썼냐 묻던 남편, 은퇴후 연금 받자 돈 걱정 안해”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서덜랜드 ‘부파(BUPA) 은퇴자 마을’ 아파트 안. 수영장을 지나 공용 거실에 들어서자 70, 80대 입주자 11명이 골대가 그려진 매트 위에서 공 굴리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돌아가며 공을 굴리던 이들은 공이 골대 가까이 갈 때마다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공무원으로 일하다 20년 전 은퇴한 제프 듀발 씨(77)도 부인과 함께 4년 전 이곳으로 이사 왔다. 집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건 물론이고 사교 행사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이곳에서의 삶이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이날도 수중 에어로빅, 공예 수업, 카드 게임 등 입주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쉴 새 없이 열렸다. 매달 7000호주달러(약 640만 원)씩 나오는 퇴직연금이 있어 750호주달러(약 68만 원)의 관리비도 비교적 저렴하다고 느낀다. 그는 “생활비를 내고 남는 돈은 여행이나 파티, 가족을 위한 선물에 쓴다. 혜택이 좋은 연금 덕분”이라며 웃었다.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고 있는 한국에선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10년), 독일(36년), 프랑스(39년)와는 달리 고령사회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것.하지만 ‘실버 시프트’ 준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시니어를 중심에 놓고 연금, 정년, 의료, 교육 등 모든 정책과 산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시점이지만 개혁의 움직임은 더딘 것이다. 건강과 소득을 갖춘 노년층을 일컫는 ‘영 올드(Young Old)’가 소비와 생산의 주체가 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노년층은 노후 버팀목의 부재 속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최근 10년 기준 2%대에 불과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든 노인 절반은 100만 원 아래의 월급을 받는 현실 때문이다.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며 저성장이 고착화될 위기 상황에 준비 없이 맞이한 초고령화가 전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2024∼2034년 연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연금부터 의료, 산업 현장까지 모든 사회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소비가 위축돼 경제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를 아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영올드(Young Old)젊고 건강한 60, 70대 고령자. 이전 세대보다 평균 학력이 높고 구매력을 갖춰 은퇴 이후에도 여행과 취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실버 시프트, 영올드가 온다] 〈1〉 초고령사회, 갈길 먼 韓 실버시프트호주, 월급 12% 붓는 퇴직연금 기본… 없을땐 月최대 209만원 노령연금英은 기초-퇴직-개인 3중 연금… 노년층 ‘영올드’ 소비-생산 주체 부상韓, 준비없이 초고령사회 진입… 취업제도 개선-연금개혁 서둘러야‘부파(BUPA) 은퇴자 마을’의 여유로운 노인들 뒤에는 호주의 퇴직연금 ‘슈퍼애뉴에이션(슈퍼)’이 자리한다. 1992년 도입된 슈퍼는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월 450호주달러(약 41만 원) 이상을 버는 근로자라면 의무 가입해야 하는 ‘국민 퇴직연금’이다. 의무납입액(월 급여의 11.5%)은 전액 고용주가 내지만 높은 수익률 덕에 근로자들이 여윳돈을 추가로 붓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편의 슈퍼로 생활하는 닷 비숍 씨(81)는 “남편이 일할 때는 항상 내게 ‘생활비를 얼마나 썼냐’고 묻곤 했지만 은퇴 후에는 돈 걱정이 사라졌다. 2년에 한 번 세계 곳곳을 여행하고 새로운 걸 배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을 오래 쉬어 슈퍼에 미처 많은 돈을 붓지 못한 호주인들에게는 세금으로 지급되는 노령연금이 노후 버팀목이 되어 준다. 67세부터 받을 수 있는 노령연금은 소득과 자산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는데 1인 기준으로 한 달에 2300호주달러(약 209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연금-일자리에 선진국은 여유로운데… ‘노후 버팀목’ 없는 한국지난해 말 영국 헨리온템스의 개인 회원제 클럽 필리스 코트에서 만난 캐런 그리브 씨(70)도 “우리 지역 노인들은 운동이나 취미, 동호회 활동에 열심이다. 삶을 즐길 수 있는 돈이 있기 때문”이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영국 국민 누구나 가입하는 기초연금 외에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이 은퇴 생활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66세 이상이 받는 기초연금은 한 달에 평균 815파운드(약 145만 원)까지 지급되고 있으며, 퇴직연금 수익률도 10년 평균 연 7% 정도다. 이렇듯 영국, 호주 등 선진국에선 탄탄한 다층 연금, 재취업 시장 등을 바탕으로 노년층이 ‘영 올드(Young Old·젊은 노인)’로서 소비와 생산의 주체로 부상 중이다. 반면 준비 없이 초고령사회에 도달한 한국의 상황은 딴판이다. 고령사회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국민의 20%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연금, 산업 구조를 변화된 사회 구조에 맞게 전환하는 ‘실버 시프트’엔 속도가 나질 않고 있다.준비 없는 초고령화 탓에 한국의 고령층은 지갑을 닫고 있다. 은퇴 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연금과 부족한 일자리에 소비부터 줄이는 것이다. 퇴직연금의 10년(2013∼2022년 기준) 연평균 수익률이 미국은 7.79%, 호주가 6.72%, 일본은 4.10%인 반면 한국(2014∼2023년 기준)은 2.07%에 불과하다. 전체 적립금의 87.2%가 여전히 예금 등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쏠린 결과다.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점도 한국의 약점으로 꼽힌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고령층 자산의 83.66%는 부동산이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전모 씨(65)도 대출을 끌어다 ‘집 한 채’에 자산을 몰아뒀다가 은퇴 후 자금난에 처했다. 전 씨는 “집을 팔고 싶지만 가격을 1억 원 내려도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은퇴 후 고정 수입이 100만 원대로 줄어 대출 이자 부담이 상당히 크다”고 했다. 고령층 일자리 시장도 열악하다. 한국의 일하는 노인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37.3%에 달하지만, 이 중 절반 가까운 노인들이 월 100만 원도 못 벌고 있다.● 활력 떨어지는 한국 경제도 조로화 기로초고령화는 한국 경제에도 최대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이 2025년부터 70%를 밑돌기 시작해 2050년에는 51.9%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는 2050년 40.1%까지 치솟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OECD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4.4달러로, OECD 회원국 38개국 중 33위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가 은퇴할 경우 2024∼2034년 11년에 걸쳐 연간 경제성장률이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결국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에 발맞춰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차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근로 의지가 강하고 교육 수준 및 디지털 친화력이 높은 만큼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취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은에서는 강력한 제도 변화로 이들의 고용률이 증가할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폭이 최대 0.22%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기금 고갈을 막기 위한 연금 개혁을 빠르게 추진하는 한편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노년 일자리 확보와 같은 정책 지원이 급선무라는 진단도 나온다. 로허르 플라녜 네덜란드 사회고용부 연금 프로그램 디렉터는 “연금 개혁을 준비하기 시작한 이후 실제로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기까진 최소 10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조언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 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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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금-의료-소득 노후버팀목이 없다”… 초고령사회, 경제도 늙어가는 한국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서덜랜드 ‘부파(BUPA) 은퇴자 마을’ 아파트 안. 수영장을 지나 공용 거실에 들어서자 70, 80대 입주자 11명이 골대가 그려진 매트 위에서 공 굴리기 게임을 하고 있었다. 돌아가며 공을 굴리던 이들은 공이 골대 가까이 갈 때마다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공무원으로 일하다 20년 전 은퇴한 제프 듀발 씨(77)도 부인과 함께 4년 전 이곳으로 이사 왔다. 집에서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는 건 물론이고 사교 행사에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이곳에서의 삶이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이날도 수중 에어로빅, 공예 수업, 카드 게임 등 입주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쉴 새 없이 열렸다. 매달 7000호주달러(약 640만 원)씩 나오는 퇴직연금이 있어 750호주달러(약 68만 원)의 관리비도 비교적 저렴하다고 느낀다. 그는 “생활비를 내고 남는 돈은 여행이나 파티, 가족을 위한 선물에 쓴다. 혜택이 좋은 연금 덕분”이라며 웃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고 있는 한국에선 찾기 어려운 모습이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국민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일본(10년), 독일(36년), 프랑스(39년)와는 달리 고령사회가 된 지 불과 7년 만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것. 하지만 ‘실버 시프트’ 준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시니어를 중심에 놓고 연금, 정년, 의료, 교육 등 모든 정책과 산업의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하는 시점이지만 개혁의 움직임은 더딘 것이다. 건강과 소득을 갖춘 노년층을 일컫는 ‘영 올드(Young Old)’가 소비와 생산의 주체가 되고 있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 노년층은 노후 버팀목의 부재 속에 소비를 줄이고 있다. 퇴직연금 연평균 수익률은 최근 10년 기준 2%대에 불과하고, 취업 시장에 뛰어든 노인 절반은 100만 원 아래의 월급을 받는 현실 때문이다.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며 저성장이 고착화될 위기 상황에 준비 없이 맞이한 초고령화가 전체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차 베이비붐 세대(1964∼1974년생)의 은퇴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2024∼2034년 연 0.3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연금부터 의료, 산업 현장까지 모든 사회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수록 소비가 위축돼 경제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새로운 인구구조를 바탕으로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를 아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영올드(Young Old)젊고 건강한 60, 70대 고령자. 이전 세대보다 평균 학력이 높고 구매력을 갖춰 은퇴 이후에도 여행과 취미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 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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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지 규제 30년만에 완화, 체험농장 허용”

    올해부터 농사를 짓는 면적에 따라 지급하는 기본직불금이 처음으로 5% 오른다. 직불금을 받을 수 있는 농외소득 기준은 3700만 원보다 높아져 더 많은 이들이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약 30년간 농산물 생산으로 제한됐던 농지 제도도 전면 개편하고 소유, 임대 규제를 완화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주요 업무 계획’을 발표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올해는 민생 안정을 최우선으로 농업인의 어려움 해결과 국민들의 삶을 위한 민생 과제들을 상반기(1∼6월)에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농업인의 기초 소득 수준을 높이기 위해 기본 면적직불금 단가를 5% 인상한다. 기본 면적직불금 단가가 오르는 건 2020년 공익직불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현행 3700만 원인 직불금 지급 대상자의 농외 소득 기준도 완화한다. 농식품부는 올 상반기 중 구체적인 금액 기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농가가 농작물을 수확해 얻은 수입이 줄었을 때 소득의 최대 85%를 보장해주는 ‘수입안정보험’도 전면 도입한다. 전국에서 마늘, 양파, 콩, 고구마 등 9개 품목에 대해 시행한다. 쌀, 가을무, 가을배추, 감귤 등 6개 품목은 주산지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한다. 이달 중으로 할증과 보장 상품, 기간 등을 개선한 재해보험 개편 방안도 마련한다. 수입 비중이 높아 환율이 오를수록 비용이 커질 수밖에 없는 비료·사료 원자재에 대해서는 할당관세(관세 인하)를 적용한다. 농지를 주말 체험 영농과 농약, 비료 판매시설 같은 농산업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농지법과 시행령을 개정한다. 약 30년간 농지는 농산물 생산에만 활용할 수 있었다. 또 소유 자격·취득 절차 등도 완화하고 제한적으로 허용되어 온 임대차도 합리적 이용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편한다. 농업인뿐만 아니라 식품·외식 분야 소상공인의 경영비 부담도 줄여주기로 했다. 청년 운영 외식업체에는 일반 업체(3%)보다 낮은 2%의 원료 매입 자금 금리를 적용한다. 3월까지 수수료가 0∼2%인 공공배달 애플리케이션(앱) 플랫폼도 구축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27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13개 배달앱을 한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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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금개혁, 돈 덜 내면 서비스도 나빠진다는 것부터 이해시켜야”

    “연금 개혁은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면 서비스(수급액 등)도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한국 정부도 국민연금을 개혁하려면 국민에게 이 시스템을 이해시키기 위한 노력부터 더 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적 노동경제학자 세이케 아쓰시(清家篤) 일본적십사자 총재 겸 일본 고령화대책위원장(전 게이오대 총장·사진)은 지난해 말 일본적십자사 본사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일본의 공적연금인 후생연금도 우리 국민연금과 유사한 진통을 겪었다. 1990년대 장기침체 여파로 2002년 후생연금은 적자로 돌아섰다. 당시 2100년까지 연금 지급액 740조 엔이 필요한데, 480조 엔이 부족하다는 추정치가 나와 연금 고갈 우려가 커졌다. 우리와 다른 점이라면 이를 계기로 2004년 이른바 ‘더 내고, 덜 받는’ 연금개혁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보험료율을 13년에 걸쳐 조금씩 올리고, 공적연금 수급 개시 나이 역시 단계적으로 60세에서 65세로 인상했다. 또 이에 발맞춰 노사 합의로 65세까지 계속 고용을 실시하도록 법률을 개정했다. 획일적 정년 연장 추진이 아니라 기업에 6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정년 폐지, 정년 연장, 정년 후 재고용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세이케 총재는 “정부의 연금 개혁에 대한 명확한 모델 제시와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설득, 연금 지급 개시 나이 인상에 대응한 고용 연장 합의 등이 연금 개혁 성공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노인 고용 확대 정책을 둘러싼 청년층의 반발이 없었냐고 묻자 “일본은 전반적으로 일손이 부족해 젊은이들 취직이 어렵지 않아 저항이 크지 않았다”라면서도 “노인 일자리 확대로 국민연금 납부자가 늘면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라며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인기 정책인 연금 개혁을 위해서는 정치권의 뚝심이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태어나지도 않은 미래 세대에 대한 부담 전가는 어떻게라도 막아야 한다는 대명제에 합의가 이뤄져 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연금 개혁은 정치인 입장에서는 비인기 주제”라면서 “한국에서도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처럼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여론의 반발이 거셌으나, 10여 년이 지난 현재 연금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해당 정책 추진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된다”라고 귀띔했다.특별취재팀▽팀장 장윤정 경제부 차장 yunjung@donga.com▽호주=송혜미, 네덜란드·독일=강우석, 일본=신무경, 영국=김수연 기자뉴욕=임우선 특파원, 파리=조은아 특파원서울=전주영 이동훈 조응형 신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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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국내 소비, 21년만에 최악… 정국 혼란-고환율에 올해도 암울

    《작년 소비, 카드대란 이후 최악지난해 1∼11월 소매판매액 지수가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사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꺾였다. 옷, 자동차, 먹거리 등 전 영역에서 소비절벽이 나타난 탓이다. 누적된 고물가에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등 팍팍해진 가계 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내리막길로 치닫던 내수 경기에 12·3 비상계엄 사태 영향까지 맞물려 올해 소비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충북 청주에서 치킨집을 하는 박모 씨(58)는 이주일에 하루씩이던 휴무일을 일주일에 한 번으로 바꿀지 고민 중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작년 여름 한창 더울 때도 이렇게 사람이 없진 않았다. 계엄부터 시작해 흉흉한 뉴스만 나오다 보니 사람들이 외출 자체를 안 하는 것 같다”며 “사람도 오질 않는데 난방비만 아까운 지경”이라고 했다. 지난해 내수 침체가 이어지며 소비가 크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까지 국내 소비가 2003년 ‘신용카드 대란’ 사태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누적된 고물가, 고금리에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가계가 옷, 차, 먹을거리 등 전방위 품목에 대해 지갑을 열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이번 지표에 12·3 비상계엄 사태 영향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치적 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가시화되면 소상공인 등 취약 계층이 체감하는 바닥 경제는 더 주저앉을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소비 21년 만에 최악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소비 수준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보다 2.1% 줄었다. 소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2023년 1∼11월(―1.6%)보다도 감소 폭이 커진 것이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03년(―3.1%) 이후 가장 큰 내림세다. 2003년 당시에는 무분별한 신용카드 발급과 대출 부담이 경제적 위기 상황으로 불거져 소비가 뚝 떨어졌다. 작년 소비 절벽은 상품군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옷이나 신발과 같은 준내구재 소비는 가장 큰 폭(3.7%)으로 하락했고, 자동차·가전 등 내구재 소비 역시 2.8% 줄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 소비는 1.3% 뒷걸음질했다. 2023년에 이어 2년째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 소비가 동반 감소한 것으로, 모든 상품군에서 소비가 2년 연속 줄어든 건 1995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이후 내수가 1∼11월보다 더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비자 심리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더 얼어붙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정부 역시 올 초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민간 소비 증가율이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며 지난해 하반기(7∼12월) 전망치(2.3%)보다 큰 폭 내려 잡았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가 특별히 좋아질 기미는 당장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이달 27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수 경기가 풀리려면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한다. 그중 첫째가 우리나라 국내 정치적 문제”라고 말했다.● 계엄 여파에 물가까지 흔들… 자영업자들 울상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점도 내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9% 올라 전월(1.5%)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고공행진하는 환율에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밀어 올린 것이다. 특히 농축수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라 오름세가 가팔랐다. 자영업자 박모 씨는 “닭강정에 쓰이는 냉동 고기는 작년 여름 kg당 200원 오른 걸 빼곤 한 번도 안 올랐는데, 최근에 1000원 가까이 올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1.8L 업소용 식용유도 최근에 6000원 올랐고 무와 배추 가격은 2배로 뛰었다”고 우려했다. 정국 혼란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올해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 역시 최근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고환율 등으로 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재료비 상승분을 음식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소상공인 등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예상보다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내수를 살리려면 재정을 풀어야 하는 시점이다. 특히 취약 계층을 위한 재정 투입이 효과가 가장 크다”고 제언했다.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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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앞두고 ‘수입 축산물 이력관리’ 집중 단속

    설 명절을 앞두고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7일까지 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이력 관리를 집중 단속한다고 12일 밝혔다. 수입 쇠고기·돼지고기를 취급하는 전국의 정육점, 식당 및 온라인 쇼핑몰 등이 특별단속 대상이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축산물 소비가 늘어난 만큼 인터넷 쇼핑몰과 이력제 위반이 의심되는 정육점 등을 중점 점검한다. 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최대 500만 원의 벌금 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소비자는 ‘수입 축산물 이력 관리 시스템’에서 제품의 원산지 정보, 수입 이력, 유통 경로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김정희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수입 축산물 수요가 늘어날 수 있으므로 수입 축산물 유통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력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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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리점 452곳 모두에 연대보증 강요’ 오비맥주 제재

    모든 대리점에 연대보증인을 설정하게 하고 연대보증인 대부분의 채무 최고액 한도를 지정하지 않는 등 과도한 담보를 지게 한 오비맥주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12일 공정위는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대리점에 불이익을 주는 등 대리점법을 위반한 오비맥주에 행위금지, 계약조항 수정·삭제 등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2016년 2월부터 현재까지 다수의 연대보증인을 세우게 하는 내용의 거래계약서를 모든 대리점에 일률적으로 적용했다. 그 결과 452개 대리점에서 644명이 연대보증을 섰다. 이 과정에서 대금채권 미회수 위험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158개 대리점에도 연대보증인을 요구해 203명의 연대보증인을 세웠다. 또 오비맥주는 436개 대리점의 연대보증인 622명에 대해 채무 최고액 한도를 특정하지 않았다. 대리점주가 대금 채권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연대보증인이 전액을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연대보증인을 찾아야 하는 대리점들은 대리점 개설 및 운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연대보증인 622명 중 591명(95%)이 대리점 소속 직원의 가족이었으며, 일부는 가족의 서명을 위조해 연대보증인으로 설정하기도 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 같은 계약 행태로 연대보증인이 실제로 빚을 대신 갚는 등의 사례까지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시정명령 부과로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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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김치, 작년95개국으로…수출량-수출액 모두 ‘최대’

    K푸드가 세계로 퍼지며 지난해 김치 수출량과 수출액이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치 수출량은 4만7100t으로, 전년(4만4000t) 대비 6.9% 늘었다. 김치 수출량은 2020년 3만9700t에서 2021년 4만2500t으로 늘었다가 2022년 4만1100t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2023년부터 2년 연속 증가했다.수출량이 늘면서 지난해 수출액도 1년 새 5.2% 불어난 1억6360만 달러(약 2400억 원)로 집계돼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그동안 김치는 해외 교민 시장이나 아시안 마켓을 중심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수년간 K푸드의 대중화, 기업의 판로 개척, 정부 지원 등이 이어지며 수출국이 2020년 85개국에서 지난해 95개국으로 늘었다.지난해 한국이 김치를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는 일본으로 미국과 네덜란드가 그 뒤를 이었다. 비건김치, 상온유통김치 등 다양한 신제품이 소개되고 입점 매장이 늘면서 특히 미국과 네덜란드로의 김치 수출량은 2023년 대비 각각 25.2%, 28.9% 급증했다. 4위 수출국은 캐나다로 수출량 증가율이 61.5%에 달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한식당 인기가 높아지고, 현지 비건 소비자를 고려한 비건 김치 개발 등으로 미국과 네덜란드 등에서 수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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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연휴 역귀성 KTX 최대 40% 할인

    설 연휴 동안 고속도로 통행료가 면제되고 고속철도(KTX)·수서고속철도(SRT) 역귀성 기차표도 최대 40% 저렴하게 끊을 수 있게 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할인 지원으로 농축수산물도 최대 50% 싸게 살 수 있다. 9일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설 명절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내수 한파 속에 소비 진작에 나서고, 날로 뛰는 설 밥상 물가를 잡겠다는 취지다. 우선 정부는 설 연휴 기간 국내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를 모두 면제한다.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이 확정되면 이날도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27일부터 31일 중 설 당일을 제외하고 KTX·SRT 역귀성 기차표도 30∼40% 할인한다. 가족 동반석 역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궁궐 등 국가 유산과 국립현대미술관은 무료로 개방되고, 국립자연휴양림도 입장료가 없다. 연휴 기간 무료로 개방하는 문화시설에 대한 정보는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설 성수품 가격이 높은 데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고려해 성수품 물가 안정도 추진한다. 이번 설에는 16대 설 성수품이 역대 최대인 26만5000t 공급된다. 평시 대비 1.5배 수준으로 늘어난 규모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도 역대 최대 수준인 900억 원을 투입한다. 정부 할인 지원(20%)에 자체 할인을 더해 농축산물은 최대 40%, 수산물은 최대 50% 할인받을 수 있다. 정부 지원 한도는 유통업체별로 매주 1인당 최대 2만 원이다. 예를 들어 마트 여러 곳에서는 1인당 2만 원씩 할인받을 수 있지만 1주일 내 같은 마트에서는 2만 원 이상 할인받을 수 없다. 23일부터 27일까지 온누리상품권 현장 환급 규모도 지난해 180억 원에서 올해 270억 원으로 늘린다. 참여 시장도 205개에서 280개로 늘었다. 이 기간에 농축산물이나 수산물을 각각 3만4000∼6만7000원 구입하면 1만 원을 환급해주고, 6만7000원 이상 구입할 경우 2만 원 상품권을 돌려받는다. 이달 1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한시적으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도 15%로 높인다. 이 기간 동안 디지털 결제액의 15%를 1인당 최대 8만 원까지 디지털상품권으로 환급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민생 지원 사업도 신속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근로·자녀장려금 기한 후 신청분 1461억 원을 법정기한(1∼3월)보다 빠른 이달 16일 지급한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자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39조 원 규모의 대출 및 보증 신규 자금도 공급한다.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내수가 조속히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공 부문이 합심해 전례 없는 규모와 속도로 재정 신속 집행을 추진하겠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방교육청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의 신속 집행 목표를 설정해 상반기(1∼6월)에 358조 원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공공기관 투자 37조6000억 원, 민간 투자 2조8000억 원까지 포함해 총 398조 원을 상반기에 풀겠다는 방침이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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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설 성수품 16만8000t 공급 ‘역대 최대’…마트 40% 할인도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설 성수품 공급과 할인 지원으로 소비자들의 고물가 부담 덜기에 나선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 설 성수품 수급안정대책’을 통해 이달 27일까지 10대 성수품(배추, 무,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16만8000t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평시 대비 1.6배 수준으로 확대한 규모로, 역대 최대 물량이다. 농산물은 농협 계약재배 물량, 정부 비축 물량, 사과 지정출하물량을 수급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공급한다. 공급이 부족한 배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수입과일 할당관세 도입기간도 연장·운영한다. 축산물의 경우 설 대책기간 중 주말에도 도축장을 운영하고 생산자단체 보유 물량도 활용해 공급 물량을 확보한다. 할인지원 사업에도 역대 설 대책 중 가장 큰 600억 원을 투입한다. 마트에서는 배를 제외한 성수품과 설 수요가 증가하는 28개 품목에 대해 최대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모바일 상품권 할인과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를 통해 품목에 관계 없이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예산의 63%가 전통시장과 중소형 유통업체에 배정됐다. 전통시장 모바일 상품권의 경우 발행 규모가 지난해 98억 원에서 올해 20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난다. 환급행사 참여시장도 120개에서 160개로 늘었다. 이 외에도 10만 원 이하 한우 선물세트, 실속형 과일 선물세트 등을 공급한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한파 등 기상 여건 변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가축 전염병 발생 등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매일 점검해 이상 동향이 발생할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정부의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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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푸드 플러스’ 수출 작년 역대 최대 130억 달러

    지난해 농식품과 전후방 산업을 더한 K푸드 플러스(K-Food+) 수출액이 13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년 새 라면, 쌀가공식품의 수출 규모가 30% 이상 급증하는 등 가공식품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130억2660만 달러(약 18조9300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1% 증가한 역대 최대치다. 수출 1위 품목인 라면은 2023년 실적인 9억5240만 달러를 넘어서, 연말까지 12억4850만 달러가 수출됐다. 한국 드라마, 영화 등에 자주 노출되고 해외 소셜미디어에서 ‘라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한 영향이다. 특히 대형 유통매장 신규 입점 등으로 미국 내 수출 규모가 70%나 커졌다. 쌀 가공식품(2억9920만 달러)도 1년 새 수출액이 38.4% 늘었다. 김치 수출 역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김치는 1억6360만 달러 수출돼 2021년(1억5990만 달러)의 실적을 3년 만에 넘어섰다. 반면 전후방 산업 수출액은 스마트팜의 성장 둔화 등의 영향으로 2023년 31억2150만 달러에서 지난해 30억4700만 달러로 2.4% 감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국내외 통상 환경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한류 및 K푸드의 인기 등을 기회요인으로 활용해 수출 확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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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K-푸드 플러스 수출액 130억 달러 돌파…역대 최대 실적

    지난해 농식품과 전후방산업을 더한 케이(K)-푸드 플러스 수출액이 13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년 새 라면, 쌀가공식품의 수출 규모가 30% 이상 급증하는 등 가공식품이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130억2660만 달러(약 19조1500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1% 증가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항목만 14개에 달한다. 수출 1위 품목인 라면은 2023년 실적인 9억5240만 달러를 넘어서, 연말까지 12억4850만 달러가 수출됐다. 한국 드라마, 영화 등에 자주 노출되고 해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라면 먹기 챌린지’가 유행한 영향이다. 특히 미국 내 대형 유통매장 신규 입점 등에 성공하면서 미국 내 수출 규모가 70%나 뛰었다. 쌀 가공식품(2억9920만 달러)도 1년 새 수출액이 38.4% 늘었다. 김치 수출 역시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김치는 1억6360만 달러 수출돼 2021년(1억5990만 달러)의 실적을 3년 만에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2023년 수출액 3위였던 미국 시장(15억9290만 달러)이 역대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1위로 올라섰다. 중국(15억1260만 달러), 일본(13억74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전후방산업 수출액은 2023년 31억2150만 달러(약 4조5900억 원)에서 지난해 30억4700만 달러(약 4조4800억 원)로 2.4% 감소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기계와 스마트팜의 성장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반려동물사료, 동물용 의약품, 농약 등 유망품목의 수출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형석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경기 여주시 소재 증류식 소주 수출기업 ㈜화요를 방문해 “올해 국내외 통상환경에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한류 및 케이-푸드의 인기 등을 기회요인으로 활용해 수출 확대 추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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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추-무 가격 상승에…정부 “설 대비 물량 풀고 할인행사 지원”

    설 연휴를 앞두고 성수품인 배추, 무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자 정부가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급 대책을 마련했다.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겨울배추가 보관된 경북 안동시 서안동농협 채소류 출하조절시설을 찾아 현재 보관 중인 배추의 품위 상태 및 도매시장으로 방출·공급되는 배추의 출하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김장 성수기가 끝나 가정소비가 많지 않은 시기지만 산지유통인 및 김치업체 등의 저장수요 증가, 겨울배추 작황 부진 등으로 이달 들어서도 도소매 가격은 전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정부는 배추·무 할인 지원, 정부비축·계약재배 물량 공급 확대, 할당관세 등을 통해 설 명절 기간 소비자의 물가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우선 이날부터 29일까지 대형·중소형 마트, 전통시장 등 업체별로 최대 40% 할인행사를 추진한다. 정부 가용물량 총 1만550t을 하루에 200t 이상씩 가락시장에 방출하고 농협 계약재배 물량도 확대 공급한다.지난해 12월 종료된 배추 수입 할당관세 적용 기간도 추가로 연장해 공급 부족에 대비한다. 무 할당관세 적용기간은 2월까지 연장된 상태다.다만 정부는 올해 봄배추, 봄무 재배 면적이 전년보다 각각 4.7%, 6.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수급 대책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에서는 시장에 배추, 무 물량이 부족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사재기, 가격 담합 등 불법유통 행위가 적발되는 경우 강력히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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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구 소득 상하위 10% 격차, 처음 年 2억 넘어… 자산은 15억 差

    우리나라 가구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연소득 격차가 사상 처음으로 2억 원을 넘겼다. 부동산 등 자산 격차도 15억 원 이상 벌어졌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자금 상황이 악화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커지는 등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 1·10분위 소득 격차 연간 2억32만 원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조사 연도 기준 지난해 가구 소득 상위 10%(10분위)의 연평균 소득은 2억1051만 원으로 2023년 대비 1304만 원(6.6%) 증가했다. 10분위 가구의 연평균 소득이 2억 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통계 작성 시작 이후 처음이다. 반면 지난해 소득 하위 10%(1분위)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1019만 원에 그쳤다. 1년 전보다 6.8%(65만 원) 증가한 소득이지만, 10분위 가구와의 소득 격차(2억32만 원)는 2023년(1억8793만 원)보다 더 벌어지면서 2억 원 이상으로 확대됐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진한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졌고, 결국 소득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며 “60대 이상 고령층의 임대이익·이자 등 재산 소득이 월급보다 더 빨리 늘어나는 흐름도 양극화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역시 소득 양극화의 주된 원인 중 하나다. 반도체·자동차 수출 호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둔 제조업 분야 대기업들이 최근 ‘성과급 잔치’에 나선 것과 달리 중소기업은 장기간 이어진 내수 부진의 여파로 신음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대기업 제조업 평균 생산지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한 114.8(2020년 100)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 평균 생산지수는 0.9% 줄어든 98.1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중견기업 역시 상황은 밝지 않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의 ‘중견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중견기업 전체의 영업이익은 47조5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8.1% 급감했고 투자금액(31조1000억 원) 또한 20.1%나 추락했다.● 양극화, 올해 더 심각…“정부 적극 대처 시급” 부동산 등 자산의 양극화도 두드러진다. 10분위 가구의 자산은 지난 1년간 15억2285만 원에서 16억2895만 원으로 7.0% 증가한 반면, 1분위 가구 자산은 1억2803만 원으로 2.0% 오르는 데 그쳤다. 둘의 자산 격차 역시 처음으로 15억 원을 넘겼다. 올해에는 이런 양극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내수 시장이 얼어붙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매출 정체가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과 고환율 기조 역시 대기업보다는 외부 변화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더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주요 국정과제로 소득·교육 양극화 타개를 선언했으나, 정치적인 상황으로 인해 정책 동력을 상실해 버렸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상 경기 침체기에 양극화가 심해지는데 우리나라의 경기 침체는 너무 길어지고 있다”며 “고령화라는 인구 구조적인 문제도 (소비 감소를 불러오는) 우리 내수 경기 부진의 결정적 원인 중 하나인데, 이런 문제들을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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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물가 비상… 배추 59%-무 77% 뛰어

    경남 진주시에 거주하는 김모 씨(61)는 설 명절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가족들을 생각해 넉넉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싶지만 물가가 올라 부담이 커진 탓이다. “최근 김치를 담그려고 마트에 갔는데 무가 워낙 비싸 박스 단위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이전에는 가족들과 나눌 음식까지 준비했지만 이번 명절에는 차례상에 올릴 것만 최소한으로 사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배추, 무를 비롯한 주요 농산물 가격이 1년 전의 약 2배로 급등해 밥상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물가 관리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1포기에 5027원으로, 지난해(3163원)보다 58.93% 올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고·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3754원)과 비교해도 33.91% 높다. 무는 한 개에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77.42%, 52.74% 오른 3206원으로 나타났다. 배추와 무 가격 상승은 지난해 여름철 폭염, 추석 이후 지속된 늦더위 등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농산물 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장철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를 조기 출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과일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설 성수품인 배(신고)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4만1955원으로 1년 전보다 24.57%, 평년보다 23.46% 올랐다. 지난해 배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데다 생산 이후 저장 단계에서 폭염 피해가 발생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었다. 사과(후지) 10개 가격은 지난해보다는 10.19% 내렸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3.14% 높다. 겨울철 소비자가 자주 찾는 감귤은 10개에 4804원으로 나타났다. 열과 피해 등으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12.27%, 63.29% 올랐다. 딸기의 경우 100g당 가격(2542원)이 1년 전보다 10.38%, 평년보다 25.41% 비싸졌다. 과일 채소 값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학생 김모 씨(21)는 최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특히 좋아하던 과일을 사기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새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대로 올랐는데, 딸기 1팩(500g)은 시급보다 더 비싸다”며 “일자리 찾기도 쉽지 않아서 앞으로도 과일, 채소를 잘 못 먹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축산물 가격은 농산물보다 안정적이지만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닭고기과 계란 값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생 이후 현재까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20건 발생했다. 산란계 살처분 수는 전체 사육 규모의 2%를 밑도는 수준이지만 정부는 수급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방침이다. 정부는 설 성수기를 앞두고 주요 농산물 가격이 치솟자 이르면 이번 주 물가 관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리고 할인 행사를 지원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추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해 가용 물량을 최대한 시장에 방출하고 수매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배추 수입 방안도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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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 앞두고 배추-무 가격 2배 올라…정부, 이번주 물가관리 대책 발표

    경남 진주시에 거주하는 김모 씨(61)는 설 명절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가족들을 생각해 넉넉하게 음식을 준비하고 싶지만 물가가 올라 부담이 커진 탓이다. “최근 김치를 담그려고 마트에 갔는데 무가 워낙 비싸 박스 단위로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이전에는 가족들과 나눌 음식까지 준비했지만 이번 명절에는 차례상에 올릴 것만 최소한으로 사게 될 것 같다”고 했다.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배추, 무를 비롯한 주요 농산물 가격이 1년 전의 약 2배로 급등해 밥상물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성수품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물가 관리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1포기에 5027원으로, 지난해(3163원)보다 58.93% 올랐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가격 중 최고·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3754원)과 비교해도 33.91% 높다. 무는 한 개에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77.42%, 52.74% 오른 3206원으로 나타났다.배추와 무 가격 상승은 지난해 여름철 폭염, 추석 이후 지속된 늦더위 등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농산물 생육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김장철 가격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를 조기 출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과일값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설 성수품인 배(신고) 평균 소매가격은 10개에 4만1955원으로 1년 전보다 24.57%, 평년보다 23.46% 올랐다. 지난해 배 생산량이 전년 대비 감소한 데다 생산 이후 저장 단계에서 폭염 피해가 발생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었다. 사과(후지) 10개 가격은 지난해보다는 10.19% 내렸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3.14% 높다.겨울철 소비자가 자주 찾는 감귤은 10개에 4804원으로 나타났다. 열과 피해 등으로 전년 및 평년 대비 각각 12.27%, 63.29% 올랐다. 딸기의 경우 100g당 가격(2542원)이 1년 전보다 10.38%, 평년보다 25.41% 비싸졌다.과일 채소 값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대학생 김모 씨(21)는 최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특히 좋아하던 과일을 사기 어려워졌다고 호소했다. 김 씨는 “새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원대로 올랐는데, 딸기 1팩(500g)은 시급보다 더 비싸다”며 “일자리 찾기도 쉽지 않아서 앞으로도 과일, 채소를 잘 못먹게 될 것 같다”고 했다.축산물 가격은 농산물보다 안정적이지만 동절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이 닭고기과 계란 값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발생 이후 현재까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20건 발생했다. 산란계 살처분 수는 전체 사육 규모의 1% 수준이지만 정부는 수급 상황을 면밀히 관찰할 방침이다.정부는 설 성수기를 앞두고 주요 농산물 가격이 치솟자 이르면 이번 주 물가 관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성수품 공급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리고 할인 행사를 지원해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배추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해 가용 물량을 최대한 시장에 방출하고 수매를 잠정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에 대비해 배추 수입 방안도 고민할 것으로 전망된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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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투자 외국인 기업에 투자액의 최대 75% 정부 보조금

    외국인 기업이 올해 한국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최대 75%까지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외환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기존 제한 조치를 완화하고 외국인 외환 거래 인프라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개선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대외 신인도에 비상등이 켜지자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선다. 정부가 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는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담겼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 신인도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외국인 투자에 대해 파격적인 현금 보조와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정부는 외국인 투자에 대한 현금 보조 지원 한도를 5∼20%포인트씩 영구적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올해는 한시적으로 10∼25%포인트씩을 추가로 상향한다. 국가첨단전략산업 연구개발(R&D) 센터와 글로벌 기업 지역본부에 투자하는 경우 현재는 투자액의 50%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올해는 최대 75%까지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확대한다. 외국인 투자를 위해 수입한 자본재에 대한 관세, 개별소비세, 부가가치세 감면 기간을 최대 7년까지 늘려준다. 기존에는 5년간 100% 감면받은 뒤 1년 연장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연장 가능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난다. 비수도권 외국인 투자는 기회발전특구 별도 쿼터로 지정한다. 외국인 투자에 대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될 경우 해당 면적은 시도별 면적 상한에 적용되지 않고, 이는 기존 투자분에도 소급 적용된다. 기회발전특구는 창업기업 5년간 소득·법인세 감면, 공장 신증설 시 취득세 75% 감면 등의 혜택을 받는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환율에 대응해 외환 유입도 촉진한다.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외국 금융기관(해외외국환업무취급기관·RFI)의 환전 업무 범위를 상품 수출입, 물품 거래 등 경상거래까지 허용한다. 현재는 자본거래로만 제한돼 있다. 또 전자거래 시스템 활성화 등을 통해 야간 시간대 거래도 늘릴 예정이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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