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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함께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인 치매. 신경 퇴행성 질환이다. 그래서 노년기에 발병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65세 이전에도 치매에 걸릴 수 있다. 노인성 치매와 구별해 조발성 치매(young-onset dementia)라 부른다.‘남의 일’이라며 외면하기엔 발병 건수가 적지 않다. 작년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조발성 치매 환자 수는 2009년 1만 7772명에서 2019년 6만 3231명으로 10년 간 약 3.6배 증가했다.40~50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젊은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언어 장애, 운동 장애 등 임상 증상이 다양하다. 조발성 치매에 걸리면 한창 사회생활을 할 나이에 경력이 단절된다. 자녀를 돌보고 가족을 부양할 시기라 경제적 어려움을 피하기 어렵다.아직 팔팔할 나이에 덜컥 찾아오는 조기 치매의 원인은 뭘까. 영국 액서터 대학교와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대학교 연구진이 이를 밝혀냈다. 2023년 에 발표한 이들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조발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위험 요인들이 있다.연구진은 65세 이전에 치매가 생기는 이유를 찾기 위해 영국 전역의 65세 미만 35만 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리고 조기 치매와 관련된 15가지 요인을 찾아냈다. 유전 같은 통제가 불가능한 일부 요소도 있지만 생활 습관을 바꾸면 예방 가능한 것이 더 많다.조기 치매의 주요 위험 요인 15가지는 다음과 같다.△사회적 고립 △낮은 정규 교육 수준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미치는 마커인 ApoE4 ε4 유전자 변이 두 가지 보유 △비타민 D 결핍 △청각 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알코올 무섭취(금주) △우울증 △높은 C-반응성 단백질(염증에 대한 간의 반응으로 생성 됨) △악력 저하(신체적 허약) △기립성 저혈압 △뇌졸중 △당뇨병 △심장 질환.알코올의 경우 지나친 음주가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은 쉽게 이해가 된다. 반면 금주가 위험 요소로 드러난 것은 건강 관련 의학적 문제로 술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ApoE4 ε4 유전자 변이 보균자나 사회경제적 지위와 같은 요소는 당사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위험요소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다.조발성 치매 위험 요인 15가지는 저명한 치매 전문가 27명이 활동하는 ‘랜싯 치매 위원회’가 공개한 관리 가능한 치매 위험 요소 14가지와 겹치는 것이 많다.랜싯 치매 위원회가 밝힌 치매 유발 위험 요소는 △낮은 교육 수준 △청각 장애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과도한 음주 △외상성 뇌 손상 △대기 오염 △사회적 고립 △시력 저하다. 위원회는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를 잘 관리할 경우 치매 발병의 45%를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조발성 치매 위험 요인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생활방식을 통해 예방 가능한 부분이 꽤 많다.연구 저자 중 한 명인 마스트리히트 대학교의 신경역학자 세바스찬 쾰러 교수는 “신체적 요인 외에도 정신 건강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기에는 만성 스트레스, 고립감, 우울증을 피하는 것이 포함된다”라고 말했다.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의 신경·정신과 조교수인 아르만 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조기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고려할 수 있는 세 가지 생활습관을 제안했다.먼저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을 줄이고 심장을 자극하는 신체 활동을 늘려야 한다.페샤라키-자데 박사는 “매일 적극적으로 운동을 하면 신경·인지기능 향상 등 광범위한 이점을 얻을 수 있다”며 “신체 활동이 신경 생성(새로운 뉴런과 시냅스 형성), 혈관 형성(새로운 혈관 생성)을 촉진할 수 있으며 기분을 좋게하는 이점도 있다”고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두 번째, 영양이 풍부한 음식 섭취. 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지중해식 식단을 추전했다.그는 “녹색 잎채소, 올리브 유, 연어, 블루베리와 같은 식품군을 포함하는 식단에는 비타민, 오메가-3 지방산, 항산화 물질 등 신경 보호 인자가 풍부하다”고 말했다.셋째, 정신 건강 유지.페샤라키-자데 박사는 정신을 맑게 유지하기 위해 인지·기분·사회적 자극을 권장했다. 그는 “인지적 자극의 경우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세미나에 참석하고, 음악을 듣거나 춤을 추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정신을 집중하게 하는 것은 무엇이든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기분 자극은 마음 챙김이나 요가 같은 스트레스 감소 방법과 관련이 있다.사회적 자극은 매우 간단하다. 다른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고 가능한 한 많은 대화를 나누면 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라는 ‘허술’한 잣대를 버리고 보다 ‘정확하고 세밀’하게 비만 상태를 측정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 세계 공중보건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제안했다.의사는 BMI만 측정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비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체중으로 인해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임상 비만’으로 진단하고, 건강 문제가 없는 사람은 ‘임상 전 비만’으로 진단해 구분하자는 설명이다.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BMI를 기준으로 하면 18.5 미만은 저체중, 18.5~24.9는 정상 체중, 25~29.9는 과체중, 30 이상은 비만으로 분류한다. 이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다. 성인 8명 중 1명꼴이다.하지만 BMI는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한 ‘근돼’(근육돼지)를 비만으로 분류하는 등 허점이 많다.각국 의료 전문가들로 구성된 ‘임상 비만 위원회’(Commission on Clinical Obesity)는 국제 학술지 ‘란셋 당뇨병 & 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비만을 진단할 때 체지방 측정과 기존 건강 문제의 유무를 포함할 것을 권장하며, BMI만을 개인 건강의 단일 척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BMI는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으며 근육과 체지방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허리와 장기 주변의 더 위험한 지방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50여명의 위원회 전문가들은 심장병, 호흡곤란, 제2형 당뇨병 또는 관절통과 같이 신체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비만의 징후와 일상생활에 미치는 악영향을 살펴보는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임상 비만 위원회 위원장인 프란체스코 루비노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는 “비만은 범위가 넓다”며 “어떤 사람은 비만이 있어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신체 기관이)정상적으로 기능한다. 다른 어떤 사람은 잘 걷지 못하거나 숨을 잘 쉬지 못하거나 심각한 건강 문제로 휠체어에 의지해 산다”라고 말했다.보고서는 질병이 있는 사람과 지금은 건강하지만 향후 질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비만에 대한 ‘재해석’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비만 평가 및 관리를 보다 세분화한 방식으로 접근하기 위해 임상 전 비만(pre-clinical obesity)과 임상 비만(clinical obesity)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임상 전 비만은 장기의 기능 장애는 없지만 과도한 지방이 몸에 축적된 상태로 임상 비만 및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과 같은 장기적인 건강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는 약물이나 수술 대신 체중 감량에 대한 조언, 상담,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반면 임상 비만은 과도한 지방이 장기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개인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제한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이는 심장마비, 신부전 또는 뇌졸중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과도한 체지방이 개인의 건강 또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임상 비만 위원회 위원이자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페인버그 의과대학 교수인 로버트 쿠시너 박사가 미국 ABC뉴스에 말했다.위원회는 또한 비만을 여러 건강 결과를 초래하는 만성 질환이라고 강조했다.“비만은 정신·행동적 현상이 아닌 신체적 현상이다. 비만은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체중을 줄이면 이 모든 문제가 동시에 개선된다”라고 미국 웨일코넬 의과대학 종합 체중조절 센터 소장인 루이스 아론 박사가 ABC뉴스에 말했다.“비만의 합병증이 이미 있는 사람들(임상 비만)을 인정하고, 이들에게 더 집중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인 접근법이다. 그 지점에 도달하지 않은 사람들(임상 전 비만)은 덜 집중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치료로 시작할 수 있다”라고 아론 박사는 덧붙였다.이번 연구 결과는 권고안에 불과하다. 따라서 의료계가 이를 채택할지, 수용한다면 언제부터 실행할지 불분명하다.쿠시너 박사는 “BMI가 높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비만으로 진단하는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우리는 체중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개인들을 식별 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이것을 널리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건강 음료로 여겨지는 녹차가 치매 위험을 낮춰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녹차를 많이 마시는 치매가 없는 고령자들의 뇌를 들여다본 결과 뇌 백질 병변(cerebral white matter lesions)의 부피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 백질 병변은 뇌를 구성하는 두 가지 성분인 백색질과 회색질 중 백색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뇌졸중, 인지기능 저하,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다.일본 가나자와 대학교 의과대학원이 주도해 네이처가 발행하는 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석 잔 이상의 녹차를 마시면 뇌의 인지 기능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았다.녹차와 커피 모두 신경 보호 화합물을 함유했으며, 인지적 이점이 있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고령자들의 뇌 구조 변화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조사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연구자들은 녹차와 커피 섭취가 백질 병변 부피, 해마(기억과 학습 관장) 부피, 총 뇌 부피에 미치는 영향을 자기공명영상(MRI) 데이터를 사용해 평가했다.이 연구는 일본 내 8개 연구 센터가 참여한 대규모 다기관 관찰연구인 ‘일본 고령화·치매 예측 연구 협력’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2016년~2018년 65세 이상 노인 8766명을 대상으로 식이 평가, MRI 촬영, 인지 평가를 진행했다. 식품 섭취 빈도 설문지를 통해 녹차와 커피 섭취량을 0~200㎖, 201~400㎖, 401~600㎖, 601㎖이상 네 가지 수준으로 분류했다.MRI 스캔으로 뇌 백질 병변, 해마 부피, 총 뇌 부피 데이터를 얻었다. 인구통계학적 요인, 건강 상태, 생활 습관,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위험 요인(ApoE ε4 대립유전자를 가진 사람은 발병 확률이 높다)을 포함한 혼란 변수를 통계 모델로 조정했다. 경도 인지 장애, 치매, 불완전한 데이터를 가진 참가자는 제외하고 최종 8766명을 분석했다.그 결과 녹차 섭취량이 많을수록 뇌 백질 병변 부피가 유의미하게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600㎖(3잔 분량)의 녹차를 섭취한 고령자는 200㎖ 이하 섭취 자 대비 뇌 백질 병변 부피가 3% 작았다. 하루 1500㎖(7~8잔)를 섭취한 사람은 200㎖ 이하 섭취자 보다 6% 더 작았다.“우리의 연구 결과는 녹차, 특히 하루에 세 잔 이상의 녹차를 마시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라고 연구진은 썼다.다만 인지 기능 저하 여부를 나타낼 수 있는 해마 부피 및 총 뇌 부피와 녹차 섭취 간에는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커피 섭취 또한 세 가지 평가 요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연구는 우울증 상태 및 ApoE ε4 대립유전자의 유무에 따른 하위 그룹 분석도 실시했다. 녹차 섭취량 증가와 함께 뇌 백질 병변 부피가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은 우울증이 없거나 ApoE ε4 대립유전자가 없는 개인들에서만 관찰되었다. 다시 말해 우울증이나 ApoE ε4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사람에게는 녹차 섭취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이 같은 연구 결과는 녹차에 포함된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pigallocatechin gallate)와 같은 카테킨의 항산화 및 항염증 특성이 혈관 손상을 완화하고 뇌 건강을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녹차가 혈압을 낮춰 준다는 이전 연구와 혈압 저하와 치매 위험을 연관 시킨 다른 연구를 고려하면 핵심은 심혈관 건강 개선일 수 있다.“녹차에는 혈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커피보다 카페인이 적기 때문에 녹차가 백질 병변에 더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한계는 있다. 이 연구는 녹차 섭취가 뇌 백질 병변 부피를 줄인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 한다. 또한 모든 실험 참가자가 일본인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인종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연로하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집안 온도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노인의 인지 능력과 실내 온도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기후 변화로 극단적인 온도가 수시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실내 온도가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다면, 노인들이 더 큰 인지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미국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계열로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 히브루 시니어라이프(Hebrew SeniorLife)의 연구 기관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 연구소(Hinda and Arthur Marcus Institute for Aging Research)가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노인들은 집안 온도가 섭씨 20도에서 24도 사이일 때 주의력 유지가 가장 잘 됐다. 실내 온도가 적정 범위에서 위로든 아래로든 4℃만 벗어나도 주의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국제 학술지 노인학 저널(Journal of Gerontology)에 이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종단 관찰 연구는 65세 이상 노인 47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집안 온도와 자가 보고한 하루 동안의 주의 집중 유지 능력을 추적했다. 연구 결과 집안 온도와 주의력 유지 능력 사이는 명확한 U자형 관계를 보였다. 즉, 주의 집중력은 특정 온도 범위에서 최적화되며, 방이 너무 덥거나 추울 경우 집중력이 저하됐다.연구자들은 통제된 실험실 환경이 아닌 참가자 각각의 주요 생활공간에 스마트 센서를 설치해 1년간 온도와 습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하루 두 차례 스마트폰 설문을 통해 참가자들이 열적 편안함과 주의력 수준에 관해 보고하도록 했다. 덥거나 추운 환경 모두 주의력을 저하시켰지만, 참가자들은 특히 추위에 더욱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위를 느낀다고 보고한 경우, 더위를 느낄 때보다 더 넓은 온도 범위에서 인지적 어려움이 더 크게 나타났다. 이는 겨울철에 노인의 인지 기능을 지키기 위해 적절한 난방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우리의 연구 결과는 실내 온도와 같은 환경 요인이 고령 인구의 인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라고 마커스 연구소의 아미르 바니아사디(Amir Baniassadi) 박사가 말했다. 논문 제1저자인 바니아사디 박사는 기후 변화가 노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하는 의학자다. 이번 연구의 참가자 대부분은 교육도시 보스턴에 거주하는 고학력자였으며, 그중 34명은 일반 주택에 나머지 13명만이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지은 저렴한 주택에 거주했다. 이는 자신의 의지대로 집안 환경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갖춘 참가자가 훨씬 더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비교적 유리한 조건에 있는 고령자들조차 온도 변화로 인한 인지적 영향을 경험한다면, 더 취약한 부류는 훨씬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확률이 높다.이는 급격한 기후 변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적절한 실내 냉·난방을 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아울러 국가와 지역사회가 이들의 주거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할 필요성을 제기한다.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전한 과학 정보 매체 스터디파인즈(Studyfinds)에 따르면 온도와 인지 기능 간 연관성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게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의 몸은 온도를 조절하는 효율성이 떨어지며, 이는 종종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이나 체온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로 인해 악화된다. 이번 연구의 독창적인 점은 이러한 생리적 취약성이 실제 환경에서 인지 기능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한 점이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탄산음료에 ‘중독’된 사람이 많다. 혀를 덮는 달콤함과 목젖을 톡 간질이는 짜릿한 느낌. 상상만으로도 입에 군침이 돈다.탄산음료가 영양소가 풍부한 음료가 아니라는 사실은 많은 사람이 안다. 하지만 대개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탄산음료를 매일 마시는 습관은 우리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우선 탄산음료가 어떻게 구성됐는지부터 알아보자.대부분의 탄산음료는 △탄산수 △감미료(주로 설탕, 액상과당으로 통하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 또는 인공 감미료) △인산(탄산음료의 맛을 더하고 유통기한 연장) △천연 향료 등으로 이뤄졌다.카페인이 포함 된 일부 탄산음료(코카콜라 클래식, 제로코크, 펩시, 닥터 페퍼 등)도 있다.영양 정보를 살펴보면, 355㎖ 탄산음료 한 캔 또는 한 병에는 평균적으로 열량 155칼로리(㎉), 탄수화물 38그램(g), 당류 37g, 카페인 34㎎이 들어 있다.미국 심장협회에서 권장하는 하루 설탕 섭취량은 여성 25g, 남성 36g이다. 탄산음료 한 캔을 섭취하면 이를 초과한다는 얘기다.탄산음료를 마시면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먼저 당분으로 인해 혈당에 큰 충격을 준다.“탄산음료에 첨가된 설탕은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을 급격히 높일 수 있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 몸은 인슐린 생산을 빠르게 늘려 높은 혈당 수치를 낮추려 할 것이다. 혈당 수치가 급등하고 급락하는 이러한 패턴은 높은 혈당 변동성 혹은 극단적인 혈당 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미국 등록 영양사 헤더 데이비스가 건강 정보 매체 이팅웰에 말했다.“높은 혈당 변동성은 에너지 변동과 피로, 기분 변화를 유발하고 당뇨병 전증, 당뇨병 및 심혈과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세혈관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라고 데이비스 영양사가 덧붙였다. 혈당 급변은 배고픔을 유발해 열량 과당 섭취 위험 또한 키운다.구강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2022년 한 연구에 따르면 탄산음료를 마시면 충치, 에나멜 침식, 치아 손실 위험이 따른다. “산성이 강하고, 설탕이 많이 함유된 모든 것은 치아 썩음 또는 충지를 유발할 수 있다”라고 스콧 카달 박사가 이팅웰에 말했다.치아 손상 외에 침과 잇몸의 변화를 비롯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구강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침은 입안의 산을 중화시키고 음식물 찌꺼기와 박테리아를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구강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마시면 타액 분비가 감소하여 입안의 유해 박테리아를 퇴치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치과의사 인캇 파텔이 이팅웰에 말했다. 그는 “탄산음료의 산과 설탕은 잇몸을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켜 부종, 출혈, 심지어 잇몸이 내려앉는 치은퇴축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위와 장을 자극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내과·위장병학·비만의학 분야에서 4개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수프리야 라오 박사는 탄산음료가 장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킨다고 허핑턴포스트에서 지적했다. 탄산과 설탕으로 인해 복부 팽만감과 가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설명.라오 박사에 따르면 매일 탄산음료를 섭취하면 위장관 시스템에 혼란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복통, 설사 또는 변비를 자주 겪을 수 있다. 이는 장내 ‘나쁜’ 박테리아가 탄산음료에 포함된 설탕을 먹이로 삼아 더욱 번성해 장내 균형을 깨뜨리고 매끈하던 장벽(腸壁)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재생의학 전문가 닐 폴빈 박사는 매일 탄산음료를 마시면 체중이 증가하고, 특히 복부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복부 지방은 심장병,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 유방암의 위험을 높인다. 장기적으로 탄산음료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습관은 이러한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신장 질환, 고혈압, 고콜레스테롤과도 연관되어 있다”라고 폴빈 박사가 같은 매체에 말했다.그는 매일 탄산음료를 마시는 행위가 특히 심장 건강에 해롭다며 “몇몇 연구에 따르면 탄산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일반 탄산음료든 다이어트 탄산음료든 상관없이 심장병과 뇌졸중 위험이 더 높다는 결과가 있다”라고 덧붙였다.뇌 건강도 위협한다.폴빈 박사는 탄산음료기 혈당 수치를 높여 뇌에 염증을 유발한다며, 실제로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면 우울증 수준의 증가, 치매 발병 위험과 연결된다는 과학적 증거가 있다고 설명했다.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면 체중 증가, 비만, 제2형 당뇨병, 심장병, 심장질환, 비알코올성 간 질환, 충치, 통풍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또한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청소년과 성인은 흡연, 수면 부족,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사용시간 증가 등 건강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설탕 대신 열량이 거의 없는 인공 감미료를 첨가한을 선택하면 건강에 도움이 될까.전문가들은 장과 심장, 뇌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이들 제품에 포함된 대체 당이 설탕보다 더 낫지 않다고 강조했다.탄산음료를 매일 마시는 습관은 건강을 해칠 위험이 크다. 음용 빈도를 낮춰야 한다.이를 위해 △과일 또는 채소를 첨가한 탄산수 △순수 탄산수 또는 향을 첨가한 탄산수 △콤부차 △스파클링 차 △무알콜 스파클링 와인 같은 대체 음료를 선택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엘더베리(Elderberry) 주스가 체중 관리와 대사 건강을 향상 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높은 안토시아닌 함량 덕분에 혈당을 낮추고 지방 연소를 촉진하며 장내 미생물 군집 변화를 일으켜 유익 균은 늘리고 유해균은 줄이는 것으로 확인 된 것.미국 워싱턴 주립대학교(WSU)가 주도해 에 발표한 임상 시험에 따르면 하루 355g의 엘더베리 주스를 일주일 동안 섭취한 결과 이 같은 변화가 관찰되었다.엘더베리는 유럽이 원산지인 엘더나무에서 자라는 작고 짙은 보라색 열매로 잼이나 파이 와인을 만드는 데 주로 쓴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오래전부터 민가에서 감기치료제로 이용했다. 비타민 A·B·C와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현대 의학에서는 면역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건강 보조제로도 사용한다. 하지만 이 열매의 건강 효능에 관한 탐구는 아직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엘더베리는 상업적·영양적으로 과소평가된 열매”라고 이번 연구의 책임 저자인 패트릭 솔버슨 WSU 의과대학 영양·운동 생리학과 조교수가 학교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솔버슨 박사는 “이제야 우리는 엘데베리가 인체 건강에 미치는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연구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콜로라도 주립대,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버몬트 대학교 등이 포함된 연구진은 과체중 성인 18명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위약 대조 임상 시험을 통해 엘더베리가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참가자 중 실험군은 일주일간 매일 355g의 100% 엘더베리 주스를 두 번에 걸쳐 나눠 마셨다. 1일 제공분에는 720mg의 안토시아닌이 함유되어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산했다. 대조군은 위약(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식품 혁신 연구소에서 특별 제조한 유사한 색상과 맛의 음료)을 섭취했다.임상 시험 결과 엘더베리 주스를 섭취한 사람들은 혈당 수치가 평균 24% 저하 돼 탄수화물 섭취 후 당 처리 능력이 크게 향상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슐린 수치가 9% 감소했다. 이는 인체가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또한 엘더베리 주스 섭취 자는 지방산 분해 능력이 유의미하게 증가했으며, 특히 고탄수화물 식사 후와 운동 중에 지방 연소 능력이 향상(27% 증가) 됐다.아울러 장내 세균 군집 변화(유익 화합물 생성 세균 군 증가)를 보였다. 건강한 장내 미생물 군은 영양소 흡수에 필수적이며 신체·정신적 건강을 지원한다.이 같은 변화는 엘더베리 주스 섭취 일주일 만에 나타났다.연구진은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엘더베리의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안토시아닌은 함염증, 항당뇨, 항미생물 효과를 포함해 다양한 건강상 이점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음식은 약이며 과학이 이제 그 지혜를 따라가고 있다”고 솔버슨 박사가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수세기 동안 민간요법으로 사용한 엘더베리가 대사 건강뿐만 아니라 프리바오틱 건강에도 여러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는 증거를 추가한다”라고 덧붙였다.딸기, 블루베리 같은 다른 베리류 과일과 검은콩 등에도 안토시아닌이 들어있다. 하지만 엘더베리보다 그 농도가 낮다. 솔버슨 박사는 “블랙베리 4컵을 매일 섭취해야 엘더베리 주스 한 잔(355g)에 포함된 안토시아닌 양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연구 기간이 일주일로 짧고, 연구 대상자가 주로 여성으로 구성된 점, 참가자 수가 18명으로 효과를 감지하기에 충분하지만 상대적으로 샘플 규모가 작다는 한계가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에 두 성별과 더 넓은 연령대를 충분히 조사하는 장기간의 추가 연구를 통해 작용 매커니즘을 조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과일 주스, 에너지 드링크, 탄산음료와 같은 당 첨가 음료로 인해 제2형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 신규 사례가 해마다 각각 220만 건과 120만 건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33만 명 이상의 죽음을 초래한다는 가 나와 충격을 줬다.네이처 의학(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의 책임저자이자 미국 터프츠 대학교 식품의학연구소(Food is Medicine Institute) 소장인 다리우시 모자파리안(Dariush Mozaffarian) 박사는 “이것은 공중보건 위기이며,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음료가 문제가 되는 주된 이유는 액체 상태의 설탕, 즉 액당 때문이다.“액체 설탕은 고형 음식과 달리 소화 과정에서 별도의 분해가 필요하지 않아 더 빠르게 혈액에 흡수된다. 고형 설탕은 섬유질, 단백질, 지방 등 다른 영양소를 포함하는 식품의 일부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영양소는 소화 속도를 늦춰 혈당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도록 하지만, 액당은 그렇지 않다”고 스웨덴 룬드대학교 영양 역학 연구원 수잔 얀지가 CNN에 설명했다.액당이 첨가된 음료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가당 음료에 들어 있는 영양가가 거의 없는 ‘빈 칼로리’를 섭취하면 체내에서 에너지 충돌로 이어져 무기력함을 느끼고 더 많이 가공된 단 음식을 갈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미국의 영양사 매디 갈리반이 건강 정보 매체 헬스라인에 말했다.그녀는 “이들 음료가 한꺼번에 제공하는 설탕의 양을 생각하면, 그날 하루 동안의 식사와 음료 섭취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그렇다면 뭘 마셔야 할까. 설탕 대체 인공 감미료로 달달한 맛을 낸 음료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모자파리안 박사는 더 나을 수도 있지만 정답은 아니라고 말했다.“천연 및 인공 저칼로리 감미료 모두 무해하지 않고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이러한 감미료는 장기적인 해결책이 아닌 단기적이고 덜 해로운 대안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라고 모자파리안 박사가 CNN에 말했다.일부 음료 브랜드는 설탕을 수크랄로스나 사카린, 아스파탐 같은 인공 감미료로 대체했다.한때 인공 감미료나 비영양 감미료는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장을 거쳐 배설된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닐 수 있다.최근 여러 연구와 리뷰에 따르면, 비영양 인공 감미료는 화학적으로 비활성 상태가 아니며 장내 미생물군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특히 ‘제로슈거’ 음료에 흔히 사용하는 설탕보다 약 600배 더 단 맛을 내는 수크랄로스가 DNA 손상·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제로’, ‘다이어트’가 붙은 제품에 솔깃할 순 있지만 건강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 모자파리안 박사는 인공 감미료에 의존하는 대신 탄산수, 설탕을 넣지 않는 차 또는 커피, 순수한 물과 같은 무가당 음료로 바꿀 것을 권장했다.영양사이자 미국 당뇨병협회 영양·건강 부문 수석 관리자인 토미 스미슨은 수분 섭취가 혈압, 혈당, 체온 조절 및 소화 관리에 중요하다고 말했다.“가장 좋은 수분 공급 음료는 물이다. 만약 누군가가 일반 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레몬, 라임 조각 또는 신선한 허브를 넣은 물이나 설탕이 첨가되지 않은 스파클링 워터를 마시는 것으로 음료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라고 그녀가 CNN에 말했다.갈리반 영양사도 설탕이 든 음료를 마심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전혀 없다며 대체 음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녀는 “가당 음료 대신 과일로 맛을 낸 물, 허브차 또는 콤부차(저당 제품)와 같은 더 건강한 선택으로 대체하면, 설탕 섭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와 폴리페놀 같은 추가적인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헬스라인을 통해 조언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여객기가 이·착륙 할 때 토해내는 굉음이 공항 근처 주민의 심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높은 수준의 항공기 소음에 노출된 사람들은 심장 기능이 저하되어 심장 마비, 뇌졸중 및 불규칙한 심장 박동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이 주도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시끄러운 공항 근처 거주민은 항공기 소음이 적은 비교적 조용한 곳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심장 구조와 기능이 10~20 % 더 나빴다. 특히, 그들의 심장 근육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단단하고 두껍게 변했다. 심장의 수축과 팽창 능력을 떨어뜨리는 이러한 종류의 심장 변화는 혈액을 펌핑하는 기능을 저하시켜 심장 마비 또는 뇌졸중 같은 주요 심장 질환 위험을 최대 4 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추정했다.에 발표한 논문을 위해 연구진은 히드로, 개트윅, 버밍엄, 맨체스터 공항 근처에 거주하는 36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여한 장기 영국 바이오뱅크 건강 연구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분석했다.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심장을 촬영한 MRI 스캔과 영국 민간항공청에서 산출한 항공기 소음 추정치를 비교했다.높은 항공기 소음은 낮 시간 동안 평균 50 데시벨㏈)이상, 밤에는 45㏈ 이상으로 정의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주간 평균 45㏈, 야간 40㏈ 이하의 소음도를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소음이 70㏈을 넘으면 청력 손실 위험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대화는 약 60㏈, 평균적인 실내 소음은 40㏈ 정도다.연구결과 시끄러운 항공기 소음에 노출된 사람들은 심장 질량이 7% 증가하고 심장 두께가 4% 더 두꺼워졌으며 심장 기능도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야간 항공기 소음이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수면 방해와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수면은 심장 건강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밤 시간대에 항공기 소음에 노출될 확률이 더 높다.“야간 항공기 소음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며, 이는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라고 레스터 대학(University of Leicester)의 안나 한셀 교수가 UCL 보도 자료에서 말했다. 한셀 교수도 이 연구를 함께 했다.소음 공해는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고 교감 신경계를 과도하게 활성화시켜 혈압 상승 및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방출을 촉진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은 심장 이상, 염증, 동맥경화증을 유발할 수 있다.이 연구의 제1저자인 UCL의 크리스티안 토프리시아누 박사는 소음 노출이 심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먼저 BMI(체질량 지수) 증가. 소음 관련 스트레스와 수면 장애는 심장 질환의 중요한 위험 요인인 체중 증가를 촉진할 수 있다.혈압 상승도 항공기 소음이 초래할 수 있는 주요 증세다.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면 스트레스 반응이 활성화되어 혈압이 상승하고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우리는 야간 항공기 소음으로 나타난 이상 현상이 심장 문제와 뇌졸중 위험 증가로 이어질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라고 한셀 교수가 지적했다.“우리 연구는 관찰적 연구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항공기 소음이 심장 구조와 기능의 차이를 직접적으로 유발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 결과는 항공기 소음이 심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추가한다”라고 UCL 심혈관 과학 연구소의 선임 임상 강사 가비 캡처(Gaby Captur) 박사가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정부와 항공업계가 공항 인근 주민의 항공기 소음 노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한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당근을 다시 봐야 할 것 같다. 흔하디흔해 귀한 줄 모르는 이 뿌리채소가 제2형 당뇨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덴마크 남부 대학교(SDU), 오덴세 대학교 병원, 코펜하겐 대학교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당근을 섭취하면 그 속에 함유된 화합물들이 혈당 조절을 촉진하고 장내 미생물 군집에 변화를 일으켜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제2형 당뇨병은 후천성이다.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아 발병하는 제1형 당뇨병(소아 당뇨병)과 달리 제2형 당뇨병은 몸이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해 혈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질환이다. 심장 질환, 신장 손상, 신경 문제, 시력 손실 등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약 90%가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다. 건강에 해로운 식단, 비만, 오래 앉아 생활하는 방식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발병한다.당뇨병 환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 세계 당뇨병 환자는 8억 명에 이른다. 1990년에 비해 거의 4배 증가했다. 2024년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 중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 명이다. 동 연령대 전체 인구 수(3750만 여명) 대비 환자 수의 비율인 유병률로 따지면 16.3%다. 당뇨병 전단계 인구 1695만 명을 합하면 30세 이상 한국인 2295만 명(61%), 즉 열에 여섯이 당뇨병 고위험 군에 속한다. 2050년 전 세계 당뇨병 인구가 13억 명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미국 워싱턴 대학교)도 있어 효과적인 예방·관리·치료 전략이 시급한 상황이다. 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진은 생리활성 화합물이 풍부한 당근이 제2형 당뇨병 예방은 물론 기존 치료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연구진에 따르면 당근은 소화와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내 미생물 군집의 구성을 변화시킨다. 특히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 박테리아의 번성을 이끌었다. 단쇄지방산은 장내 박테리아가 음식에서 식이섬유를 분해할 때 형성되며 에너지 대사와 혈당 수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의 핵심 성분인 GLP-1의 체내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이것만이 아니다. 당근에는 세포가 당을 흡수하고 인슐린의 기능을 개선하며 염증에 영향을 미치는 등 당뇨병에 중요한 천연 생리화합 물질인 팔키라놀과 팔카린디올이 포함되어 있다.이에 연구자들은 당뇨병 환자가 기존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당근을 섭취하면 건강을 더욱 개선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연구진이 당근의 이 같은 억제 효과를 확인한 것은 제2형 당뇨병에 걸린 쥐 54마를 대상으로 한 16주간의 실험을 통해서였다.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쪽은 당근 분말을 보충한 고지방 식단을, 다른 쪽은 당근만 뺀 같은 식단을 제공했다.연구 기간이 끝날 무렵, 쥐에게 설탕을 먹이고 쥐의 신체 반응을 측정했다. 당근 분말을 먹인 쥐들이 그렇지 않은 쥐들보다 혈당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당근 분말을 섭취한 쥐들의 장에는 유익한 단쇄지방산을 생성하는 박테리아가 더 많아 장 건강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당근은 소화와 건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십억 마리에 달하는 장내 미생물 군집의 구성을 변화시켰다. 당근을 섭취한 쥐들은 더 건강한 장내 세균 구성을 보였다”라고 제1저자인 모르텐 코베크 라르센 SDU 부교수가 말했다.당근은 불포화 지방산에서 유래한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세포가 당을 흡수하는 능력을 향상시켜 혈당 조절과 전반적인 대사 건강에 도움을 준다. 당근을 날 것 그대로 먹거나 살짝 익혀 먹는 게 유익한 유기 화합물을 유지하는 데 가장 좋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파슬리, 셀러리, 파스닙(배추 뿌리같이 생긴 채소) 등의 채소에도 비슷한 화합물이 들어있다.연구진은 설치류를 대상으로 실험한 이유는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며 많은 돈이 필요한 인간 대상 임상 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외부 자금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대장암은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 통계에 의하면 전체 사망자(35만 2511명)의 24.2%(8만 5271명)가 암으로 숨졌다. 대장암 사망자(9348명)는 폐암(1만 8646명), 간암(1만 136명)에 이어 3위다.전 세계적으로 50세 미만 젊은 대장암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79%가 늘었다. 우리나라는 더욱 심각하다. 2008~2011년 기준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세계 1위다.대장암은 섭취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식품에 들어있는 칼슘이 대장암 위험을 낮춰준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칼슘 300㎎을 함유한 우유 한 잔(약 300㎖)을 매일 마시면 대장암 발병 위험을 17%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6년 동안 여성 50만 명 이상의 식단을 분석한 결과, 우유 외에 칼슘이 풍부한 짙은 녹색잎 채소(시금치·브로콜리·케일 등) 두유와 같은 우유 대체 식물성 음료도 같은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대로 알코올, 가공육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반대 효과가 있어 대장암 위험을 키운다는 증거도 여럿 발견했다.이번 연구는 50대 이상 여성 건강 자료 분석 연구인 ‘백만 여성 건강 연구’(Million Women Study)에 참여한 54만2778명의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97가지 식이 요인이 대장암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다.연구기간 동안 1만 2251명이 대장암에 걸렸다. 연구진은 분석 대상 식이 요인 중 칼슘과 알코올이 대장암 위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즉, 하루 칼슘 300g 섭취 시 대장암 위험 17% 감소와 알코올 20g 섭취 시 대장암 위험 15% 증가가 가장 뚜렷하게 관찰됐다는 것.제1 저자인 옥스퍼드대학의 케렌 파피에 박사는 “이 연구는 대장암 발병에 있어 유제품이 주로 칼슘 덕분에 잠재적인 보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우유 자체가 아닌 그 속에 포함된 칼슘이 암 위험을 줄여준다는 설명이다.아침 시리얼, 과일, 통곡물, 탄수화물, 식이섬유, 비타민 C도 대장암 위험을 낮추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알코올과 함께 가공육(베이컨·소시지·햄), 붉은 고기(소·돼지고기)가 대장암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에서도 확인됐다.순수 알코올 20그램에 해당하는 술, 하루에 와인 한잔(12% 와인 200㎖), 맥주 500㎖ 한 캔(5% 기준), 소주 3잔(17% 기준)을 매일 마시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15% 증가한다.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하루에 약 28그램을 추가 섭취할 때마다 그 위험이 8% 증가했다.그렇다면 칼슘이 어떤 역할을 하기에 암 예방 효과가 있는 걸까.칼슘은 뼈를 강화하고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미네랄이지만 일부 암을 예방한다는 증거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연구에 따르면 칼슘은 대장의 담즙산 및 유리 지방산과 결합하여 잠재적인 발암 효과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칼슘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품은 뭘까.유제품 중에는 우유, 요거트, 치즈 등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을 위한 ‘락토 프리’ 우유에도 칼슘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콩과 쌀 음료, 흰 빵, 견과류, 씨앗류, 말린 무화과 같은 과일, 케일과 같은 녹색잎 채소, 정어리 같은 등 푸른 생선도 칼슘이 풍부한 식품에 속한다. 다만 칼슘 보충제가 같은 보호효과를 낼 수 있는 지 여부는 다루지 않았다.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만 남성과 젊은 층에서도 칼슘의 보호효과가 적용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이번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칼슘이나 다른 식품이 대장암을 예방하거나 유발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구진은 “현재까지 이뤄진 식단과 대장암에 관한 가장 큰 규모의 연구”라며 자신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했다연구자금을 지원한 영국 암 연구소의 소피아 로우스 박사는 적정 체중 유지와 금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단이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면서 알코올과 붉은 육류,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과일과 채소, 통곡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코로나19 기간 동안 멀리했던 사우나를 다시 찾는 발길이 늘었다. 새로 짓는 아파트 단지에는 입주민 공용시설로 사우나를 갖추는 경우가 많아 접근성이 더욱 좋아졌다. 평소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이라도 고온의 사우나를 이용할 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적절한 수분 섭취 없이 사우나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면 열사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의사들이 경고했다. 열사병은 비교적 드문 질환이지만 심장, 폐, 신경계 질환, 과도한 음주, 여러 처방약 복용으로 인한 복합적인 영향과 같은 일반적인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에게도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의사들은 지적했다.영국 버밍엄 하트랜드 병원 의료진은 를 통해 사우나에서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돼 12일간 치료를 받은 한 여성의 사례를 소개했다.70대 초반인 이 여성은 매일 다니던 동네 헬스장 실내 사우나에서 약 45분 동안 스트레칭 운동을 하다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여성의 심부 체온은 섭씨 42도(정상 체온은 36℃)로 측정됐으며, 혈압은 매우 낮고 심장은 굉장히 빠르게 뛰었다.열사병은 심부 체온이 40℃ 이상으로 급격히 상승해 뇌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비운동성’ 열사병은 사우나와 같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된 후 발생한다고 저자들은 설명했다.이 여성은 제1형 당뇨병(선천성 당뇨병)과 갑상선 기능 저하증 병력이 있었으나 흡연자나 과음자가 아니었고 정기적으로 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험 요인은 적었다고 의사들은 설명했다.하트랜드 병원으로 이송된 여성은 응급실에서 발작을 일으켰다. 이후 젖은 수건과 선풍기로 체온을 낮추고 수액과 혈액 제재를 투여해 상태를 안정시켰다. 혈액 검사 결과 신장과 간 기능 장애, 경미한 심장마비 흔적, 근육 조직 분해(횡문근육해증)가 확인 되었다.여성은 정상 체온을 회복한지 2시간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하지만 이틀 동안 혼란스러움과 졸림 증세를 보였다. 3일째가 되지 이러한 증상은 사라졌으며, 입원기간 동안 추가 발작은 없었다. 그녀는 12일간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26일 후 그녀는 약간의 피로와 경미한 간 기능 장애를 제외하고는 거의 완전히 회복했다.그녀를 치료한 의료진은 “다발성 장기 부전을 동반한 전형적인 열사병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고 사례보고에 썼다. 이어 “우리가 아는 한 이전에 보고된 사우나 사용으로 인한 열사병 사례는 3건의 사망 사고를 포함하여 10건 미만 이었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열사병의 예후는 환자의 나이를 포함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사망률이 50% 이상이며, 장기 기능 장애가 추가될 때마다 이 비율은 더 증가한다”라고 설명했다.아울러 “폭염 기간에는 열 관련 사망이 급증한다. 지구 기온이 계속 상승함에 따라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단 열사병이 발생하면 심부 체온이 상승한 상태에서 보낸 시간이 세포 손상 정도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에 환자 체온을 얼마나 빨리 떨어뜨리는지가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덧붙였다.익명을 요청한 여성은 “돌이켜보면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았던 같다”고 사고 원인을 추정했다. 그러면서 사우나에 들어가기 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사우나 직원이 수시로 점검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매우 운이 좋았다”며 의료진에 감사를 표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뚱뚱한데 건강한 사람이 있다. 이른바 ‘근돼’(근육 돼지)가 대표적이다. 반면 만병의 근원이라는 비만과 거리가 먼 날씬한 몸매를 가졌음에도 병을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왜일까.체질량지수(BMI)보다 유산소 운동으로 다진 체력이 건강과 장수에 훨씬 더 중요한 지표라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산소 운동 능력, BMI, 수명에 관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결과를 보면, 예상대로 비만은 건강의 적이었다. 나이·BMI와 관계없이 뱃살이 두둑한 몸매를 가진 이들은 당뇨병, 암, 심장병 같은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이 두 배에서 세 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런데 비만이더라도 유산소 운동 능력이 있는, 즉 체력이 좋은 사람은 정상 체중이지만 유산소 운동 능력이 낮은 사람에 견줘 조기 사망 위험이 약 절반 정도 낮았다. 에 발표한 논문의 책임저자인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의 운동생리학자 시드하르타 앙가디(Siddhartha Angadi) 박사는 “이 연구는 건강과 장수에 있어 지방(fatness)보다 체력(fitness)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BMI는 수년 간 건강 측정 지표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BMI가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완전하게 반영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BMI가 정상범위에 있는 사람이라도 복부 지방이 많다면 심각한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반대로 운동선수의 경우 높은 근육량과 조밀한 뼈 구조로 인해 체중이 많이 나갈 수 있다. 그래서 체지방이 매우 적음에도 BMI는 높게 나타날 수 있다.이에 연구진은 30년간 전 세계에서 이뤄진 기존 연구 데이터를 뒤져 BMI, 체력, 수명 간 관계를 조사한 연구 중 객관적인 유산소 체력 측정 데이터를 포함한 연구들을 찾아냈다. 연구자들은 약 40만 명의 중·노년(여성 30%)을 대상으로 한 20개의 연구 데이터를 선별해 BMI. 체력, 사망 간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지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나이와 성별을 감안한 체력 테스트 결과에 따라 참가자들을 하위 20%에 해당하는 ‘체력이 부족한 그룹’과 상위 80%에 해당하는 ‘체력이 좋은 그룹’으로 나눴다. 약 20년에 걸친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사망한 사람에 대한 기록도 확보했다.체력 수준은 최대 산소 섭취량(VO2 max) 검사로 평가했다. 이는 최대 운동량으로 몸을 움직일 때 우리 몸이 산소를 얼마나 잘 사용하지 보여주는 지표다. 체지방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 하는 BMI보다 심혈관 건강을 포함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더 잘 반영한다.연구결과에 따르면, 비만은 통념대로 사망률과 강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비만이면서 체력이 부족한 사람은 정상 체중(BMI 18.5~24.9)이면서 체력이 좋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약 3배 더 높았다.주목할 점은 체력 부족이 독자적인 위험요인으로 드러났다는 것이다. 정상 체중이지만 체력이 부족한 사람은 비만이면서 체력이 좋은 사람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약 2배 더 높았다. 바꿔 말하면 과체중(BMI 25~29.9)이거나 비만(BMI 30 이상)이더라도 체력이 좋으면 이른 나이에 사망할 위험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통계적 관점에서 볼 때 체력은 비만 관련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 위험을 대부분 제거했다”라고 앙가디 박사는 말했다.연구진은 체력이 부족한 하위 20%에 든 사람도 백분위수 21번째로 올라설 정도로만 유산소 운동을 해 체력을 키우면 건강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앙가디 박사는 빠르게 걷기를 예로 들었다. 그는 (대화는 가능하지만 노래는 부르기 힘든 수준으로 빠르게 걷기 같은) 중간강도 운동은 확실히 쳬력을 향상 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최대 산소 섭취량(VO2 max)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평균 이상이어야 건강하다고 볼 수 있다. 최대 산소 섭취량이 높을수록 심혈관 건강이 좋고, 만성 질환 위험이 감소한다.정확한 최대 산소 섭취량을 측정하려면 전문 시설에서 적절한 심폐운도 검사를 통해 운동 중 산소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측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 워치에도 이를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부착됐다.한편,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연구 결과는 또 있다. 작년 11월 에 따르면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40대 이상의 성인이 시속 4.8km의 속도로 하루 1시간 50분 간 걷는 것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활동량을 늘리면 최장 11년을 더 살 수 있다.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위해 ‘주당 150분~300분의 중강도 운동’ 또는 ‘주당 75분~150분의 고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고대 로마의 멸망 원인으로 지목된 납이, 대기를 오염시켜 사람들의 지적 능력을 저하시켰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고대 로마는 지금 못지않은 상하수도 시설을 갖췄다. 2000년 전 로마인들은 도시 곳곳을 촘촘하게 연결한 파이프를 통해 집으로 물을 끌어들여 식수와 목욕물로 썼다. 문제는 물을 담거나 끓인 그릇은 물론 상하수도 관 대부분을 납으로 만들었다는 것. 미국 에 6일(현지시각)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고대 로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기까지 납으로 오염됐다. 이로 인해 당시 사람들의 지능지수(IQ)가 평균 2.5~3점 떨어졌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연구자들은 그린란드에 채취한 얼음 코어의 납 농도 분석을 바탕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얼음 샘플에서 발견한 납을 고대 로마의 은 제련소와 연결 지으며, 그곳에서 배출한 엄청난 양의 오염 물질이 대기에 섞여 유럽 여러 지역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연구진은 납 노출에 관한 현대의 연구 성과들을 토대로 납이 로마인의 혈류에 얼마나 축적 되었을 지와 그로인해 인지 능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 지를 분석했다.납은 강력한 신경 독소로 오늘 날에도 공중 보건에 심각한 위협으로 남아 있다. 안전한 혈중 납 농도란 있을 수 없다. 미량의 납도 인체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납은 체내에서 특히 신경계에 이상을 일으킨다. 학습 장애, 정신 이상, 생식 문제, 청력 손실 등의 위험이 증가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역사적으로 광범위한 산업 오염의 첫 번째 명확한 사례라고 말했다.미국 네바다 주 소재 비영리 연구기관 사막연구소(Desert Research Institute)의 기후·환경 과학자 조 맥코넬(Joe McConnel) 박사는 “2000년 전 인간 또는 산업 활동이 이미 대륙 규모에서 인간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며 “로마시대 납 대기오염은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최초의 명백한 사례”라고 말했다.북극권에 속한 그린란드와 다른 극지방의 얼음 화학 성분은 과거 환경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얼음을 깊숙하게 뚫어 채취한 원통형 코어를 조사하면 과거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나 특정시기의 납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연구진은 3개의 얼음 코어를 분석한 결과, 납 농도가 약 천 년 동안 로마의 경제사와 연관된 주요 사건들에 따라 상승과 하강을 반복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예를 들어, 로마가 현재의 스페인 지역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해당 지역에서 은 생산량을 늘렸을 때 대기 중 납 농도가 상승했다.은 1온스(약 28그램)를 얻으려면 납 1만 온스가 부산물로 생성된다고 맥코넬 박사가 설명했다. 로마인들은 은을 주화와 경제에 사용하기 위해 채굴하고 제련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납이 대기로 유입됐다고 그는 덧붙였다.하지만 이번 연구는 대기 중 납 오염만 들여다본 것이기에 고대 로마에서 납이 건강에 미친 전체적인 영향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언급했듯 고대 로마인들은 납으로 도금한 잔에 술과 와인을 담아 마시고, 납으로 된 배관을 타고 들어온 물로 목욕을 하는 등 보다 광범위하게 납에 노출됐다.납 전문가인 브루스 란피어(Bruce Lanphear)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 건강과학과 교수는 “고대 로마에는 어디에나 납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이 연구는 대기 중 납만을 평가했기 때문에 그들의 추정치는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미국 NBC뉴스에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 결과는 납 중독이 로마 제국의 몰락에 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 할 증거를 추가한다.이에 대해 란피어 교수는 “납이 로마 제국의 몰락을 촉진한 요인 중 하나라는 점에 상당한 확신이 있다. 하지만 그것만이 원인은 아니다. 결코 하나의 요인만으로 몰락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조 매닝(Joe Manning) 예일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 또한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로마의 몰락은 전염병, 경제 문제, 기후 변화 등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도시들은 너무 더럽고, 질병으로 가득했으며, 이질이 만연했다. 납 문제는 끔찍한 위생 상태 위해 더해진 요소”라고 같은 매체에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이제 커피는 아침에만 마셔야 할 것 같다. 커피 섭취 시간이 심장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커피를 마시지 않거나,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보다 모닝커피만 즐기는 사람들이 전체적인 조기 사망 위험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낮았다.이번 연구는 커피 섭취 시간 패턴과 건강 결과를 테스트한 첫 번째 연구다.에 8일 게재된 논문의 주요 저자인 미국 툴레인대학교 루 치(Lu Qi)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커피를 마시는지 여부나 얼마나 마시는지 뿐만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시간대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일반적으로 식이 지침에서 시간에 대한 조언을 거의 하지 않지만, 앞으로는 이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연구 보도자료에서 말했다.툴레인 대학교 연구진은 1999~2018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성인 4만725명을 대상으로 한 약 10년간의 장기연구에서 참가자들의 건강, 영양 및 생활 방식에 관한 데이터를 조사했다. 커피 섭취 습관과 관련해 정오 이전에 커피를 마시는 사람과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 두 그룹으로 구분했다.참가자 중 36%는 아침에만 커피를 마시는 그룹으로, 약 16%는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는 그룹으로 분류되었다. 나머지 48%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약 10년에 걸친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 중 4295명이 사망했다. 이중 1268명이 심혈관 질환, 934명이 암으로 생을 마감했다.당뇨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흡연, 신체 활동과 같은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결과, 아침에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사망 위험이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31% 낮았다.반면,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사망 위험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온종일 커피를 마시는 것이 전혀 마시지 않는 것과 같다는 것을 시사한다.연구진은 커피 섭취량이 더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상당히 낮아졌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같은 결과는 아침에 커피를 마신 사람들에게만 나타났다.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신 사람들에게서는 그러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아침 커피가 건강에 좋은 이유는 뭘까?치 박사는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커피를 마시는 것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으며,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연구진은 왜 아침 커피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이는지에 대한 이유를 밝히지는 못했지만, 오후나 저녁에 커피를 섭취하면 24시간 주기의 생체 리듬과 멜라토닌 같은 호르몬 수치를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염증, 혈압과 같은 심혈관 위험 요인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그러면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밝혔다.연구 결과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른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커피 섭취 시간을 변경하는 것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한 임상 시험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말했다.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한 전문가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고 평했다.심장병 분야에서 유럽 최고의 병원으로 꼽히는 영국 로열 브롬프턴 & 헤어필드 국립병원(The Royal Brompton & Harefield NHS Trust)의 심장전문의이자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의대 교수인 토마스 루셔(Thomas Lüscher)는 함께 실린 연구 논평에서 “하루 종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중 다수가 수면 장애를 겪는다”고 지적하며 “커피를 마시되, 아침 시간대에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상당한 증거를 이제는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커피를 마시되 아침에 마시라”라고 조언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중국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공포를 생생히 기억하는 전 세계가 올 겨울 이 나라에서 확산하고 있는 한 바이러스에 긴장하고 있다.바로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HMPV)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지난 주 발표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중국에서 HMPV 감염사례가 증가했다. 중국 병원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넘쳐나는 장면이 소셜 미디어에 퍼지면서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바이러스가 제2의 팬데믹이 되어 또 다시 지구촌을 강타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하지만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HMPV는 신종 바이러스가 아니라 급성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는 흔한 바이러스라며 공포에 떨 필요가 없다고 설명한다. 팬데믹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데, HMPV는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존재해 왔기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됐다는 것이다.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 마거릿 해리스(Margaret Harris·의학박사)는 “중국이 보고한 호흡기 감염 수준은 정상 범위 내에 있으며, 겨울철에 예상되는 수준”이라고 7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밝혔다.그녀는 또한 중국의 병원 이용률이 작년 이맘때보다 낮으며, 이번 호흡기 감염과 관련하여 비상사태 선언이나 대응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려 했다.해리스 박사는 “HMPV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아니다. 이 바이러스는 2001년에 처음 확인되었으며 오랜 기간 동안 인간 인구에 존재해 왔다. 겨울과 봄에 유행하는 일반적인 바이러스다”라고 설명했다.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소아 호흡기 질환의 약 10~12%가 HMPV에 의해 발생하며, 대부분의 사람이 5세 이전에 HMPV에 감염되고 이후 평생 동안 재감염 될 수 있다.중국 질병통제센터도 HMPV는 사계절 내내 발생하지만 겨울과 봄철에 발병률이 높으며 감염되더라도 대개 일주일 정도면 증상이 점차 완화된다고 전했다.CNN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12월 28일 기준 해당 주에 HMPV 양성 반응을 보인 호흡기 감염 비율은 1.94%다. 이는 독감(18.71%), 코로나 19(7.10%)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HMPV란 무엇인가?HMPV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감과 거의 구별되지 않는 가벼운 상부 호흡기(코와 목)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2001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발견됐다.주로 영·유아에서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기침, 가래, 발열, 콧물, 코막힘, 호흡 곤란 등이다. 심하면 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폴 헌터(Paul Hunter) 영국 이스트앵글리아 대학교 의대 교수는 “거의 모든 아이들이 다섯 살 생일 전까지 최소 한 번은 HMPV에 감염되며, 이후 평생 동안 여러 번 재감염 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더 심각한 글로벌 문제가 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BBC에 말했다.어떻께 전파될까?HMPV는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와 유사한 방법으로 사람 간 전파된다.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나오는 비말, 바이러스에 오염된 표면을 만지거나 악수 등의 접촉을 통해 이동한다. 따라서 사람이 많거나 환기기 잘 안 되는 곳에선 마스크를 착용하고 실내 환기를 자주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감염자의 경우 되도록 집에 머물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수건 등으로 가려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누가 가장 위험할까?해리스 박사는 “다른 일반 감기 바이러스처럼, HMPV는 면역력이 없거나 면역 체계가 매우 약한 사람들에게 더 심각한 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면역 체계가 약한 신생아와 노인이 취약하다. 그래서 감기에 걸렸을 때 신생아를 방문하거나 입을 맞추지 말아야 하며, 90세 이상의 조부모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당신이 감기에 걸렸다면 병문안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싱가포르의 감염병 의사인 쉬리 양(Hsu Li Yang) 박사는 “2세 미만의 어린이와 면역 쳬계가 약한 사람들(노인, 말기 암 환자 등)이 이 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하다”고 BBC에 말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 중 일부가 감염되면 폐에 악영향을 미쳐 쌕쌕거림, 호흡 곤란, 그리고 상부 기도에 생긴 염증으로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운 크룹(croup)과 같은 더 심각한 질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소수는 이 감염으로 사망할 위험이 있다”고 쉬박사는 설명했다.치료는 어떻게?검사를 통해 HMPV 감염 여부를 알 수는 있지만 백신이나 특정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없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하며 해열제나 수액 등으로 대증치료를 하는 게 최선이다.HMPV 감염을 예방하려면?쉬 박사는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 마크스 착용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더 심각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경우 가능한 군중을 피하가 ▽손 위생 철처히 실천 ▽독감 백신 접종 등 일반적인 예방조치를 권고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서로 연결 돼 소통하고 협력한다. 이렇게 공유한 경험을 통해 정체성을 형성하고 소속감을 느끼며 성장한다.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혈액 내 특정 단백질 수준을 변화시켜 질병과 사망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중국 푸단 대학교가 공동 연구해 학술지 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염증, 항바이러스, 면역 반응은 물론 조기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나쁜’ 단백질의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수십만 명의 의료·건강 정보가 담긴 영국 바이오 뱅크에서 4만 2062명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사회적 고립(9.3%)과 외로움(6.4%)을 보고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혈액 내 단백질 수준에 차이가 있는지 조사했다. 단백질 연구에 집중한 이유는 그것이 유전자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연구 저자들은 전문가들이 기고한 글을 싣는 학술 매체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서 밝혔다. 연구진은 혈액 내 단백질 175종이 사회적 고립과 관련이 있으며, 26종은 외로움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과 각각 연관된 단백질들은 대부분 중복됐다. 이들 단백질 중 상다 수는 염증, 바이러스 감염, 면역 반응의 일환으로 생성되며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뇌졸중, 조기 사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설문조사에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보고한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이들 단백질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평균 14년간 추적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단백질의 90%가 조기 사망, 50%가 심혈관 질환, 제2형 당뇨병, 뇌졸중과 관련이 있음을 알아냈다. 이들 단백질 중 어느 것도 사회적 고립이나 외로움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나 외로움은 뇌에서 발현하는 5개의 특정 단백질(GFRA1, ADM, FABP4, TNFRSF10A, ASGR1) 수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5가지 단백질은 수많은 염증과 대사 관련 지표와 관련됐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가 원만하고 외로움을 느끼지 않으면 특정 유해 단백질의 수준을 줄여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연구진은 이에 앞서 2022년 발표한 연구에서 노인의 사회적 고립이 치매 발병 위험을 26% 증가시키며, 외로움이 우울증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에 이전 연구를 바탕으로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그 이면에 있는 생물학적 과정을 추적하고자 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약 25%의 노인이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고 있으며, 5~15%의 청소년이 외로움을 느낀다.즉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은 모든 연령대와 성별에 영향을 미치며 주요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를 낳는다.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자원봉사나 팀 스포츠 참여 같은 사회적 활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기술은 사람들과 연락을 유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지만 때때로 우리가 더 깊은 연결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더 고립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상호작용하는 직접적인 연결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켜 더 나은 삶을 돕는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혈압을 낮추며, 면역기능을 지원하고 인지 기능 향상, 뇌 건강 개선, 공감과 이해 증진, 마음 강화, 정서적 회복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당 첨가 음료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해마다 220만 건의 제2형 당뇨병과 120만 건의 심장병 사례가 새롭게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국제 학술지 에 6일(현지시각) 발표한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미국 터프츠대학교 프리드먼 영양과학정책대학원(Friedman School) 연구자들은 2020년 기준 탄산음료, 과일 주스 등 액당 첨가 음료가 184개국 시민의 건강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는 빠르게 소화되며, 혈당 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키는 반면 영양가는 거의 없다. 이를 장기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체중 증가,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및 심장병과 관련된 다양한 대사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연구에 따르면 매년 새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 10건 중 약 1건, 심혈관 질환 30건 중 1건은 가당 음료가 원인이다.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은 위험에 처할 확률이 높으며, 젊은 성인이 노인에 비해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개발도상국이다.논문 저자 중 한 명인 터프츠대 식품의학연구소(Food is Medicine Institute) 소장인 다리우시 모자파리안(Dariush Mozaffarian) 교수는 “당 첨가 음료는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강력하게 마케팅되고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 사회는 해로운 제품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건강 결과를 처리할 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2020년 기준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에서는 가당 음료 섭취가 제2형 당뇨병 신규 사례의 거의 4분의 1(24.4%)과 심장 질환 신규 사례의 11.3%를 차지했다. 특히 콜롬비아의 경우 당뇨병 신규 사례의 거의 절반(48%)이 가당 음료에서 비롯됐다.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당뇨병 신규 사례의 21%와 심혈관 질환 신규 사례의 11%가 가당 음료 때문으로 밝혀졌다.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8억 3000만 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 거주하고 있다. 심혈관 질환은 매년 약 1790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며 세계적으로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사망자의 4분의 3 이상이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서 발생한다.일부 국가는 가당 음료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세금을 매기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2014년 첫 도입한 멕시코를 비롯해 프랑스와 영국도 시행 중이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진의 생각이다.“전 세계적으로 가당 음료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시급히 증거 기반 개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음료가 당뇨병과 심장병에 미치는 영향으로 더 많은 사람의 생명이 단축될 것이다”라고 제1저자인 워싱턴대학교의 박사 후 연구원 로라 라라-카스토르(Laura Lara-Castor)가 말했다. 그녀는 터프츠대 프리드먼 영양과학정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연구진은 공중 보건 캠페인, 설탕 음료 광고 규제, 설탕이 첨가된 음료에 대한 세금 부과 등 다양한 조치를 촉구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담뱃갑 겉면에 붙은 ‘폐암으로 가는 길’ 같은 건강에 관한 경고문이 술병과 캔에도 붙을 전망이다. 비벡 머시 미국 의무총감(SG) 겸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지난 3일(현지시각) 알코올 섭취와 암 위험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설명하는 경고 문구를 달도록 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회가 그의 요청을 수용하면 ‘알코올은 발암 물질’같은 새로운 문구를 술병과 캔에 넣어야 한다. 의무총감실에 따르면 알코올 섭취는 담배와 비만에 이어 미국에서 예방 가능한 암 원인 중 3위에 해당한다. 알코올 섭취는 유방암, 대장암, 간암, 구강암, 인후암, 식도암, 후두암의 최소 7종의 암 위험을 높인다.암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는 은 어느 정도 일까.현재 미국 보건 당국의 지침은 남성은 하루 두 잔 이하, 여성은 하루 한 잔 이하(맥주 355㎖·증류주 44.3㎖·와인 148㎖ 기준)가 적정 음주량이다.이 정도 양이면 안심해도 될까. 아니다. ‘첫 한 방울부터 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웅변하듯 안전한 음주량이란 없다. 다만 ‘적을수록 낫다’는 상식은 여전히 적용된다. 의무총감실의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하루 한 잔의 알코올음료라도 특정 암의 위험을 10%에서 40%까지 높일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일주일에 한 잔 미만의 음주로 인해 암에 걸릴 절대 위험은 여성의 경우 16.5%, 남성의 경우 10% 증가한다. ▽하루 한 잔은 여성의 경우 19.0%, 남성의 경우 11.4%▽하루 두잔 이상은 여성의 경우 21.8%, 남성의 경우 13.1%까지 발암 절대 위험을 높인다. “불행히도 사실상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 우리는 가능한 적게 마시라고 권하는데, 완전히 절제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다”라고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혈액종양내과 의사 스닐 카마스(Suneel Kamath) 박사가 USA투데이에 말했다.그는 여성은 주당 7잔, 남성은 14잔까지 안전하다고 한 건강관리 당국의 이전 지침은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고, 의 심장병 예방효과도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음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용량-반응 관계’로 설명할 수 있다. 적게 마실수록 그나마 낫고 많이 마실수록 위험도가 올라간다.“주당 한두 잔은 아마도 암 위험이나 알코올로 인한 다른 부정적인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알코올은 발암물질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섭취를 최대한 제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카마스 박사는 조언했다.음주 패턴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당 넉 잔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하루 한 잔씩 네 번에 걸쳐 마시는 것이 한 번에 네 잔을 마시는 것보다 낫다고 그는 말했다.알코올은 어떻게 암을 유발할까.알코올 소비는 네 가지 주요 메커니즘을 통해 암을 유발할 수 있다.첫째, 알코올은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된다.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DNA와 결합 후 이를 손상시켜 암을 유발한다. DNA가 손상되면 세포가 제어되지 않고 성장하여 암 덩어리를 만들 수 있다.둘째, 알코올은 반응성 산소 종을 생성하여 염증을 증가시키고, 이를 통해 DNA, 단백질, 지질 등을 손상시킨다. 이를 산화 과정이라 부르며 염증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셋째, 알코올은 호르몬 수치를 변화시킨다. 특히 에스트로겐이 큰 영향을 받는다. 이는 유방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넷째, 연기에서 나온 발암 물질이 알코올에 녹아들어 체내에 흡수되기 쉬운 상태가 되어 구강암과 인후암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알코올로 인한 암 위험을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완전한 금주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 술은 정신 건강 개선과 사회생활의 윤활제 같은 긍정적인 역할도 꽤 있기 때문이다. 이에 카마스 박사 등 전문가들은 적정 음주량을 지키고, 단시간에 많은 양을 마시지 않으며, 술보다 암 위험이 더 높은 담배를 동시에 피우지 말 것을 조언한다.무알콜 음료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술의 위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맥주 업체는 물론, 위스키 같은 증류주, 심지어 와인 업체도 경쟁적으로 무알콜 제품을 내놓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지중해식 식단’이 사람에게 가장 유익한 식단으로 8년 연속 선정 됐다. 때마침 심장 건강에 좋고 비만, 당뇨병, 고(高)콜레스테롤, 고혈압 위험을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진 이 식단이 기억력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도 나왔다.먼저 미국 시사 주간지 US 뉴스 & 월드 리포트가 3일(현지시각) 발표한 2025년 ‘최고의 식단’ 평가에서 지중해식 식단이 1위를 차지했다. 이 매체는 해마다 의학·영양학 전문가들과 협업해 가장 유익한 식단 순위(1~40위)를 선정해 발표한다.지중해식 식단은 영양의 완전성, 건강 위험 및 이점, 장기적 지속 가능성, 증거 기반 효과성 등 여러 요인 평가에서 5점 만점에 4.8점을 받았다. 이 식단은 가장 따라 하기 쉬운 식단, 장 건강, 체중 감량, 정신 건강 등 11가지 세부 항목 평가에서도 1위에 올랐다.지중해식 식단은 단순이 무엇을 먹느냐를 넘어 생활 방식에 더 가깝다.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 올리브 오일, 견과류, 씨앗류, 기름진 생선(연어, 정어리 등)을 주로 섭취하며, 가족·친구와의 식사를 통한 유대감 강화와 매일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식단은 또한 단 음식을 줄이고, 유제품과 육류(특히 붉은 고기)는 소량만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한편, 미국 툴레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이 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중해식 식단은 장내 세균 균형을 변화시켜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연구에 따르면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 모델 실험에서 지중해식 식단을 섭취한 실험군은 전형적인 서구식 식단을 따른 대조군에 견줘 장내 세균 패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세균 변화는 더 나은 기억력 및 인지 기능과 관련이 있었다.올리브 오일, 생선, 섬유질이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14주 동안 섭취한 쥐는 포화지방이 많은 서구식 식단을 섭취한 쥐에 비해 정내 유익한 세균 4종이 증가하고, 나쁜 세균 5종은 감소했다. 이 같은 미생물 군집 변화는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테스트하는 미로 도전 과제에서 개선된 성과를 보였다.또한 지중해식 식단을 섭취한 쪽은 서양식 식단을 섭취한 무리에 비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능력인 인지 유연성이 향상되고 작업 기억력이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보였다.연구진은 인간 나이 18세에 해당하는 젊은 쥐를 사용하여 중요한 발달 기간 동안 식단이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봤다. 지중해식 식단은 인지 유연성, 기억력 및 장 건강에서 뚜렷한 이점을 보였다. 이는 여전히 성장 중인 뇌와 몸을 가진 젊은 인간들에게 유사한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우리의 연구 결과는 지중해식 식단이나 그 생물학적 효과가 청소년들의 학업 성취도나 젊은 성인들의 업무 성과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책임저자인 데메트리우스 M.마라가노레(Demetrius M. Maraganore) 교수가 말했다. 그는 “이 연구 결과는 동물 모델을 바탕으로 하지만, 지중해식 식단이 기억력 향상과 치매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인간 대상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려는 사람들에게 주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올리브 오일을 주요 지방 원으로 사용 ▽풍부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통곡물 ▽생선(주2회 이상)과 저지방 단백질 ▽제한된 붉은 고기(한 달에 몇 번)와 포화지방 ▽다양한 식물성 식품을 통한 풍부한 식이섬유 섭취 등이다.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특히 뇌 건강에 그렇다. 세계적인 신경과 전문의가 술을 딱 끊어야 할 명확한 나이를 지목했다.미국의 신경과학자이자 신경과 의사인 리처드 레스탁(Richard Restak)은 65세 이후에는 완전한 금주자가 될 것을 권장했다.그는 ‘기억에 대한 완벽한 안내: 정신을 강화하는 과학’(The Complete Guide to Memory: The Science of Strengthening Your Mind)과 ‘치매 예방법’(How To Prevent Dementia) 등의 저서에서 알코올을 신경 독소(neurotoxin)라고 표현했다.그는 몇 주에 한 두 잔의 술만 마셔도 우리 뇌의 신경 세포에서 나이와 관련된 손상을 가속화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경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인생의 단계에서 알코올을 끊는 것은 필수적이다. 65세 이상이라면 알코올을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멀리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레스탁 박사는 65세를 특정한 이유로 이 나이부터 치매 위험이 5배 증가하며, 이후 매 5년마다 그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국내 치매 인구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의 ‘대한민국 치매 현황 2023’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약 84만 명이었던 65세 이상 추정 치매 환자는 2022년 93만 5000명으로 11% 이상 증가했다. 치매 환자 수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 2040년 약 226만 명, 2050년 약 31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여러 연구에서 높은 알코올 소비가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장기간 과도한 음주가 뇌의 일부를 쪼그라들게 만들기 때문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뇌 부피 축소는 치매 발명을 유발하거나 이미 진행된 질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과도한 음주는 관리 가능한 치매 위험 요인 14가지(교육 수준, 청각 장애, 고혈압, 흡연, 비만, 우울증, 신체 활동 부족, 당뇨병, 과도한 음주, 외상성 뇌 손상, 대기 오염, 사회적 고립, 시력 저하, 고지혈증)에 포함된다. 최근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알코올 사용 장애는 뇌에서 염증을 증가시키고 세포 간 신호 전달을 방해하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알코올이 알츠하이머병(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 발병과 진행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는 증거가 있다”며 “알코올 사용 장애와 알츠하이머병에서 유전자 경로의 변화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실제 65세 이전에 치매 진단을 받은 프랑스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절반이 알코올 사용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알코올 과다 섭취가 직접적인 원인인 인지 기능 장애도 있다. 바로 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Wernicke-Korsakoff‘s syndrome)이다.이는 “최근 기억의 심각한 상실”이 특징이며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으로 발생한다”고 레스탁 박사는 말했다.베르니케-코르사코프 증후군은 알코올이 기억력을 높이는 영양소인 티아민의 흡수를 방해할 때 발생하며 최근 사건에 대한 기억을 잃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아울러 이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기억의 공백을 작화(confabulation)로 메우는 경향이 있다. 속이려는 의도 없이 경험과 무관한 기억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덧붙여 알코올은 뇌 건강에 중요한 비타민 B12 수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레스탁 박사는 말했다.또 하나, 65세 이후에 완전한 금주를 권장하는 이유는 알코올이 엉덩이뼈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레스탁 박사는 말했다. 낙상사고는 고령층에 치명적이다.그는 낙상으로 인한 노인(특히 남성)들의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낙상은 70세 이상에서 발생하는 사고사의 70%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근력 저하, 근육 위축, 균형 문제, 약물 복용 등 낙상을 일으킬 위험이 큰 요인을 이미 갖고 있다면, 알코올 섭취가 특히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어느덧 새해의 두 번째 주에 접어들었다. 으로 삼았다면, 흔들리지 말고 꿋꿋하게 밀고 나가시길 응원한다.(허핑턴 포스트, 데일리 메일 등 참조)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