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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육각형 인간’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보통 △외모 △성격 △학력 △자산 △직업 △집안 등 여섯 가지를 갖춘 사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발리볼 비키니’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맞아 △서브 리시브 △세트 △공격 △블로킹 △디그 △서브 등 여섯 가지 기준으로 ‘육각형 팀’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이후 등장할 그래프에 사용한 기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서브 리시브 = 리시브 효율• 세트 =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인) 러닝 세트 비율• 공격 = 공격 효율• 블로킹 = 상대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한 비율• 디그 = 상대 범실과 우리 팀 블로킹을 제외하고 상대 공격 시도를 디그로 연결한 비율• 서브 = 상대 팀 리시브 효율 아, 모든 기록은 당연히 프로배구 2024~2025 V리그 전반기 종료 시점 기준입니다.그리고 리그 평균을 0점으로 놓고 각 팀이 얼마나 잘하고 못했는지 ‘표준 점수’로 바꿔 그래프를 그렸습니다.남자부(https://bit.ly/4a5k50t)에 이어 여자부고 전반기 성적 역순으로 그래프를 하나씩 확인해 보겠습니다.GS칼텍스(승점 6·1승 17패)는, 시즌 개막 전 예상처럼, 문자 그대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상황. 그나마 블로킹과 서브에서 각 4위를 한 게 위안거리입니다.이런 상황에서 베트남 국가대표 미들 블로커 뚜이(24)로 아시아쿼터 선수를 교체한 게 효과가 있을지는 시간만이 답을 알 것.일반적으로 좋은 미들 블로커는 ‘생크림 케이크 위에 얹는 체리’(성민규 전 프로야구 롯데 단장)에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그렇다고 해도 두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역시나 총체적 난국.한국도로공사(승점 15·5승 13패)는 한국 프로배구 감독들 18번인 ‘리시브 타령’이 얼마나 공염불인지 증명하는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한국도로공사는 ‘전혀’라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리시브 걱정이 없는 팀이지만 이번 시즌 전반기 내내 상위권과 거리가 멀었습니다.리시브가 좋다고 공격 효율이 반드시 올라가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그래도 고무적인 건 다시 돌아온 타나차(25·태국)가 팀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것.다만 블로킹을 강화하지 못하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가 쉽지 않은 분위기입니다.페퍼저축은행(승점 19·6승 12패)은 전반기에 이미 창단(2021년) 후 최다승을 거뒀습니다.후반기에도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시즌 개막 전 공약했던 두 자릿수 승수 달성도 가능한 상황.페퍼저축은행이 이 목표 이상을 노린다면 서브를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이번 시즌 전반기 리그 평균 리시브 효율은 29.2%였습니다.그런데 페퍼저축은행 선수들 서브 때는 이 기록이 35.7%까지 올라갑니다.IBK기업은행(승점 31·11승 7패)은 5위 페퍼저축은행에 승점 12 앞선 상태로 전반기를 마쳤습니다.IBK기업은행은 전반기에 디그가 가능한 상대 공격 가운데 52.2%를 건져내는 수비력을 자랑했습니다.선수 시절 ‘영원한 리베로’로 통했던 여오현(47) 코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문제는 공격 과정에서 빅토리아(25·우크라이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점입니다.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40.9%를 책임진 빅토리아의 공격 효율이 0.225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팀 전체 공격 효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남자부에 현대캐피탈이 있다면 여자부에는 정관장(승점 34·12승 6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두 팀 모두 다른 기록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데도 공격, 블로킹, 서브를 무기로 연승을 이어가며 전반기를 마감했습니다.특히 세터 염혜선 서브 차례(34) 그러니까 메가(26·인도네시아), 부키리치(26·세르비아)가 모두 전위에 서는 로테이션 순번 때는 문자 그대로 ‘극강’입니다.다만 가운데 공격을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한 상황.또 여자부는 남자부보다 랠리가 길기 때문에 수비력 보완도 필요합니다.현대건설(승점 41·13승 5패)은 서브를 빼면 큰 문제가 없는 전력을 선보였습니다.그 바람에 최고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높이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서브가 좋다는 건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는 뜻이고 리시브를 흔드는 목적 가운데 하나가 ‘블로킹 덫’을 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현대건설은 세트당 블로킹 득점(2.543점)은 2위지만 상대가 공격을 많이 시도했기 때문에 이 숫자가 늘어났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다만 3위 정관장보다는 선두 흥국생명과 더 가깝기에 갑자기 서브 전술을 흔드는 것도 꼭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흥국생명(승점 43·14승 3패)은 한국 프로배구 감독들 18번인 ‘리시브 타령’이 얼마나 공염불인지 증명하는 반면교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2).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도 세터가 ‘기어’를 잘 바꿔주면 공격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주전 세터가 이고은(30)으로 바뀌면서 흥국생명은 훨씬 ‘팀’에 더 가까운 팀이 됐습니다.그 덕에 ‘배구 여제’ 김연경(37)의 ‘라스트 댄스’도 점점 우승 트로피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다만 이 그래프는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마테이코(27·폴란드)가 아니라 투트쿠(26·튀르키예)와 함께 그렸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 영상을 황준서 선수 부모님이 좋아합니다.” 한화 ‘괴물 투수’ 류현진(38)은 2일부터 황준서(20) 등 팀 후배 7명과 함께 일본 오니카와에 ‘미니 캠프’를 차리고 새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류현진은 후배 선수들 체재비 일부를 지원하는 한편 먹을거리는 아낌없이 제공하기로 했다. 류현진의 매니지먼트 업무를 담당하는 ‘99코퍼레이션’은 훈련을 마친 이들이 한 철판구이집에서 식사하는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3일 올렸다. 이 영상에는 ‘황준서 살찌우기 프로젝트’라는 제목이 붙어 있었다. 황준서는 2024년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왼손 투수다. 황준서는 지난해 3월 31일 대전 안방경기에서 5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면서 한화 선수로는 2006년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데뷔전 선발승을 기록했다. 그런데 첫 승을 거둔 바로 다음 날부터 황준서에게는 ‘제2의 류현진’이 아니라 ‘제2의 김광현’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황준서의 체격(187cm·78kg)이 류현진(190cm·113kg)보다 다소 마른 축인 김광현(188cm·88kg)과 더 비슷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마른 체격은 체력 문제로 이어졌다. 4월까지는 속구 평균 시속이 141km를 기록했지만 5월 이후 138km로 떨어진 것. 4월까지는 속구 가운데 10% 정도가 시속 145km 이상이었지만 5월 이후로는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면서 평균자책점도 3.72에서 5.98로 치솟았다. 3회까지는 0.237이던 피안타율도 이후로는 0.328까지 올라갔다. 황준서는 결국 2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38로 시즌을 마쳤다. 이런 황준서를 가장 안타깝게 지켜본 선배가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시즌 중에 살이 찌는 선수가 있고 빠지는 선수가 있는데 준서는 엄청 빠지는 스타일”이라면서 “잘 먹고 살이 좀 있어야 힘도 나고 스피드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키나와 미니 캠프 첫날부터 황준서 앞에 쇠고기에 새우까지 가져다 놓고 먹이고 또 먹였다. 황준서에게 “자주 또 많이 먹어야 한다”고 조언한 류현진도 데뷔 당시 98kg이었던 몸무게를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면서 더욱 늘린 케이스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언젠가부터 ‘육각형 인간’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보통 △외모 △성격 △학력 △자산 △직업 △집안 등 여섯 가지를 갖춘 사람을 이렇게 표현합니다.‘발리볼 비키니’는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맞아 △서브 리시브 △세트 △공격 △블로킹 △디그 △서브 등 여섯 가지 기준으로 ‘육각형 팀’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이후 등장할 그래프에 사용한 기록은 아래와 같습니다.• 서브 리시브 = 리시브 효율• 세트 =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인) 러닝 세트 비율• 공격 = 공격 효율• 블로킹 = 상대 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한 비율• 디그 = 상대 범실과 우리 팀 블로킹을 제외하고 상대 공격 시도를 디그로 연결한 비율• 서브 = 상대 팀 리시브 효율 아, 모든 기록은 당연히 프로배구 2024~2025 V리그 전반기 종료 시점 기준입니다.그리고 리그 평균을 0점으로 놓고 각 팀이 얼마나 잘하고 못했는지 ‘표준 점수’로 바꿔 그래프를 그렸습니다.남자부부터 전반기 성적 역순으로 그래프를 하나씩 확인해 보겠습니다.OK저축은행(승점 15·4승 14패)은 전반기에 안 된 게 딱 두 가지 있습니다. 공격과 수비.요컨대 박한(79) 전 고려대 농구부 감독이 남긴 이야기가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이었던 것.오기노 마사지(荻野正二·55)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든 팀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나는 ‘재미있는 배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그러면서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레오(35)와 재계약하지 않았습니다.적어도 전반기에 재미있는 배구를 한 팀은 오히려 레오를 붙잡는 데 성공한 현대캐피탈 아니었을까요?한국전력(승점 19·8승 10패)은 시즌 개막과 동시에 5연승을 내달렸습니다.그러나 외국인 선수 엘리안(25·쿠바)이 무릎 부상으로 빠지면서 바로 5연패를 당했습니다.이를 달리 말하면 엘리안을 제외하면 팀에 믿을 만한 ‘창’이 부족했다는 뜻도 됩니다.이 때문에 리시브와 세트 모두 리그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남기고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그리고 종목과 리그를 막론하고 이럴 때는 감독 지휘력에도 물음표가 따라다닐 수밖에 없습니다.삼성화재(승점 23·6승 12패)는 한국전력과 반대 케이스에 가깝습니다.팀 전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김상우(52) 감독이 ‘꾸역꾸역’ 팀을 끌고 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몰방(沒放) 배구’ 원조인 팀에서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상황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이에 삼성화재는 외국인 선수를 그로즈다노프(31·불가리아)에서 막심(36·러시아)으로 교체하면서 승부수를 띄운 상황.삼성화재가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이겨내서 7시즌 만에 ‘봄 배구’ 무대를 밟을 수 있을까요?우리카드(승점 24·9승 9패)는 상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9.7%를 블로킹 득점으로 연결한 팀.전반기 4위 자리를 놓고 맞붙은 3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도 블로킹 16개를 잡아내면서 승점 3을 보탰습니다.문제는 우리카드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9.8%도 상대 블로킹 득점으로 바뀐다는 점.우리카드는 팀 공격 성공률(51.1%)은 2위지만 효율(0.340)은 4위입니다.결국 순위를 더 끌어올리고 싶으면 교체 외국인 선수 니콜리치(24·세르비아)가 좀 더 팀에 녹아들어야 합니다.KB손해보험(승점 26·9승 9패)에서는 비예나(32·스페인)가 바로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KB손해보험은 5연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2라운드 이후 비예나가 이 기간 3위에 해당하는 공격 효율 0.398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탔습니다.KB손해보험 주전 세터 황택의(29)는 러닝 세트 비율 30.2%로 리그 평균(32.2%)보다도 기록이 떨어졌습니다.그러나 상대 블로커가 2명 이상인 상황에서도 비예나는 공격 성공률 53.6%를 기록하면서 차곡차곡 점수를 올렸습니다.리베로 정민수(34)가 이끄는 수비 라인도 KB손해보험이 상승세를 기록한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대한항공(승점 36·11승 7패)은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5연패에 도전하는 팀답게 육각형에 가장 가까운 전력을 자랑했습니다.특히 넓은 의미에서 ‘수비’로 평가할 수 있는 영역에 있어서는 대한항공이 확실히 가장 안정적인 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배구는 결국 상대 코트에 공을 떨어뜨리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종목.이번 시즌 현재까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공격 효율이 가장 떨어지는 팀이 대한항공(0.267)입니다.그 바람에 결국 현대캐피탈에 승점 10이 뒤진 채 전반기를 마감해야 했습니다.현대캐피탈(승점 46·16승 2패)은 대한항공과 달리 육각형과 거리가 있는 팀입니다.대신 공격 효율과 블로킹 그리고 서브 등으로 상대 코트를 폭격하면서 선두를 질주했습니다.그리고 약 4년 전 ‘발리볼 비키니’를 통해 말씀드린 것(https://bit.ly/38blPWv)처럼 이 세 가지는, 머신러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남자부 경기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록입니다.또 기록이 전체적으로 나쁘다고 해도 위기 상황에서는 전광인(34)도 코트를 밟을 수 있기 때문에 수비력 전체가 떨어진다고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요컨대 어차피 육각형을 그릴 수 없는 상황에서는 잘하는 걸 더욱 잘하는 쪽을 선택하는 게 결국 성적을 끌어올리는 방법인지 모릅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통산 승률이 가장 높은 감독은 누구일까. 니그로리그를 제외하면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52)이 정답이다. 로버츠 감독은 샌디에이고 감독 대행으로 1패를 남긴 것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851승 507패(승률 0.627)를 기록했다. 로버츠 감독은 2016년 다저스 지휘봉을 잡자마자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다. 이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팀을 포스트시즌 무대로 이끌었다. 이 기간 다저스는 월드시리즈에 네 번 올라 두 차례(2020, 2024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 전에는 큰 경기에서 투수 교체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잦아 ‘돌버츠’라고 비판을 받곤 했지만 지난해 월드시리즈를 통해 이 평가마저 바꿔 놓았다. 다저스는 작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4승 1패로 이겼다. 그렇다면 MLB 역사상 몸값이 가장 비싼 감독은 누구일까. 시카고 컵스 지휘봉을 잡고 있는 크레이크 카운셀 감독(54)이 정답이다. 카운셀 감독은 연평균 800만 달러(약 118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지난해 컵스와 5년 계약을 맺었다. 그러면서 조 토리 감독(84)이 2007년 뉴욕 양키스에서 받았던 750만 달러를 넘어 새 기록을 썼다. 로버츠 감독의 2024년 연봉은 325만 달러(약 48억 원)로 MLB 30개 구단 감독 가운데 11위였다. 이에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로버츠 감독의 연봉을 올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LAT는 지난해 12월 30일 ‘다저스가 새해에 이뤄야 할 목표 네 가지’를 제시하면서 로버츠 감독 재계약을 첫 번째로 꼽았다. 로버츠 감독은 2023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3년 재계약을 맺어 올해로 계약이 끝난다. LAT는 “로버츠 감독은 스타 선수가 즐비한 다저스에서 클럽 하우스 장악 능력을 보여줬다. 또 구단과 지역 사회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까지 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카운셀 감독 수준으로는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로버츠 감독이 연평균 800만 달러 이상으로 새 계약을 맺으면 MLB 감독 최고 연봉은 물론이고 선수 시절을 포함해 개인 최고 연봉 기록도 새로 쓰게 된다. 로버츠 감독은 2008, 200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650만 달러(약 96억 원)를 받은 게 선수 시절 최고 연봉이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15년 KT가 1군 무대에 합류하면서 프로야구는 10개 구단 체제를 갖추게 됐습니다.올해까지 10년 동안 10개 팀이 페넌트 레이스를 치른 것.그리고 이 10년 동안 페넌트 레이스에서 제일 좋은 성적을 거둔 팀은 두산입니다.두산은 이 10년 동안 795승 23무 622패로 승률 0.561를 기록했습니다.두산은 이 기간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장 많은 팀이기도 합니다.두산은 2015, 2016, 2019년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랐습니다.이어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두 번(2017, 2024년) 들어 올렸지만 정규시즌 누적 성적 2위 팀은 아닙니다.이 부문 2위는…751승 33무 656패(승률 0.534)를 기록한 LG입니다. LG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연속으로 ‘가을 야구’ 무대를 밟지 못하며 암흑기에 빠지기도 했습니다.그러나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확실히 강팀 면모를 되찾았습니다.그리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며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프로야구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이어 모(毛) 단위 차이로 NC가 3위, SSG가 4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그리고 5위 키움과 6위 KIA까지는 이긴 경기가 패한 경기보다 더 많았습니다.반면 삼성은 10개 구단 체제 들어서는 별 힘을 못 썼고 KT도 창단 초기 리그에 연착륙하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마지막으로 롯데는 롯데였고 한화도 한화였습니다.프로야구는 매년 기준으로 성적표가 나오기에 이런 기록이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미국 작가 로버트 S 위더가 말한 것처럼 ‘야구팬은 마약 중독자고 우리의 헤로인은 데이터’이기에 정리해 봅니다.지난 1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 10년도 ‘그깟 공놀이’와 함께 웃고 울고 화내고 눈물 흘리게 될 테니까요.나이 드실 때 꼭꼭 씹어 드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계 은어 중에 ‘FA로이드’라는 말이 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을 앞둔 선수가 경기력 향상 물질 대명사인 스테로이드를 맞은 것처럼 펄펄 날아다니는 일이 흔해 등장한 표현이다. 오른손 투수 이용찬(35·사진)은 반대다. FA 자격 취득만 앞두면 마가 낀다. 이용찬은 지난해만 해도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통했다. 2021년 NC에 합류한 이용찬은 지난해까지 연평균 22.3세이브(총 67세이브)를 거뒀다. 지난해 시즌 개막 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시즌 초반에는 좋았다. 이용찬은 올 시즌 전반기에 평균자책점 2.77로 14세이브를 올렸다. ‘FA 대박’을 꿈꾸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평균자책점이 14.67로 치솟으면서 2세이브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30대 중반 선수가 시즌 도중 성적이 이렇게 떨어지면 ‘노쇠화’라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용찬은 2020년 첫 FA 때도 팀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해 4월 1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그와 계약하겠다는 구단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토브리그 기간 내내 팀을 구하지 못한 이용찬은 2021년 5월 20일이 돼서야 NC와 ‘3+1년’ 최대 총액 27억 원에 계약할 수 있었다. 현재 분위기로는 이번에도 해를 넘겨 도장을 찍을 확률이 높다. NC 관계자는 “이용찬에게 계약 조건은 이미 제시했다”며 “(이에 만족하지 못한) 이용찬 측도 여기저기 조건을 맞춰 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B등급 FA다. 이용찬과 계약하는 팀은 올해 연봉(4억 원)과 선수 한 명을 NC에 보상해야 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 자기 동선을 낱낱이 공개해야 했던 2020년 2월 2일.당시 프로배구 남자부 3위 현대캐피탈(승점 45)과 2위 대한항공(승점 48)이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맞대결을 벌였습니다.27-25로 1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은 2세트 시작과 함께 6-0으로 앞서갔습니다.현대캐피탈은 그러나 결국 22-25로 2세트마저 내주고 말았습니다.3세트를 34-32로 따낸 현대캐피탈은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지만 최종 스코어 2-3 패배였습니다.이 경기 전까지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대한항공을 상대로 50승 43패(승률 0.538)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이날 이후 지난 시즌까지 현대캐피탈은 25차례 맞대결에서 대한항공을 네 번 이기는 동안 스물한 번 패했습니다(승률 0.160). 그리고 이날 이후 올해 크리스마스이브(24일)까지 남자부 경기에서 0-6으로 끌려가던 세트를 뒤집은 팀도 없었습니다.이로부터 1788일이 흘러 두 팀은 유관순체육관에서 다시 맞대결을 벌였습니다.이번에는 3세트 시작과 함께 현대캐피탈이 0-6으로 끌려갔지만 결국 25-21로 세트를 따내면서 3-0 완승을 확정했습니다.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 세 차례 맞대결에서 3전 전승을 기록 중입니다.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정규리그 경기에서 3연승을 기록한 건 2016년 2월 15일 이후 3236일 만입니다.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3승을 기록한 것도 2019~2019시즌 이후 5시즌 만입니다.요컨대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 공포증’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공포증이 시작됐던 날 패턴 그대로 복수에 성공하면서 ‘이제는 대한항공이 무섭지 않다’고 선언했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여기서 물러나면 모든 걸 인정하게 되는 셈이다.” 각종 비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9·사진)이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이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 50여 명이 “이기흥 파이팅”, “힘내십시오”라고 외쳤다. 이 회장은 “원래 재선으로 끝내려 했다. 그런데 대한체육회가 대내외적으로 굉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모든 권력기관이 대한체육회 조사에 나섰다. 건국 이래 이런 일은 처음일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대한체육회를) 나가는 건 무책임하다고 판단했다”고 출마 결심 이유를 밝혔다. 부정 채용에 따른 업무방해, 금품수수, 횡령, 배임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은 “‘도대체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나를 악마화하나’라는 생각”이라며 “지금까지도 (내 잘못이라고) 딱 부러지게 뭐가 나온 게 없다. (비리가) 샘물처럼 파서 나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파리 올림픽이 끝난 뒤(9월) 우리나라 최고의 기관에서 일하는 한 고위 관료가 ‘그동안 고생 많이 했는데 그만 털고 나오시죠’라고 제안한 사실이 있다”면서 정부로부터 불출마를 종용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독립(Independence) △최적화(Optimization) △협력(Collaboration) 등 세 가지 축으로 대한체육회 변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재정 자립과 자율성 확보, 균형 잡힌 체육 시스템 구축, 독립적이며 신뢰받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에 출마하려면 24, 25일 이틀에 걸쳐 후보 등록 신청을 마쳐야 한다. 내년 1월 14일에 열리는 이번 선거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총 8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현재 이 중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69),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75),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55), 안상수 전 인천시장(78),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42) 등은 25일까지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하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김정훈 기자 hun@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우리가 누군가에게 벌을 내릴 때는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첫 번째는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했을 때입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블로킹을 하고 내려오는 선수 팔이 네트에 닿은 게 분명했는데 경기위원이 “터치 네트가 아닌 것으로 판독되었습니다”라고 발표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두 번째는 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았을 때입니다.경기 도중 자기 화를 이기지 못해 네트를 잡고 끌어내린 선수에게 주심이 제재를 내리지 않았다고 한국배구연맹(KOVO)에 서징계한 사례가 여기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17일 프로배구 여자부 인천 경기 2세트 도중에는 이 두 가지 경우에 모두 해당할 수 있는 장면이 나왔습니다.방문 팀 정관장이 19-17로 쫓긴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불렀습니다.이때 다니엘레 흥국생명 수석코치가 뒷짐을 진 채 정관장 벤치 쪽으로 넘어왔습니다.그러고는 고희진 정관장 감독을 향해 ‘언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적지 않은 매체가 이 상황을 전하면서 ‘조롱’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고 감독은 이 경기 부심을 맡고 있던 전영아 심판에게 이에 대해 어필했지만 심판진은 결국 어떤 제재도 내리지 않았습니다.국제배구연맹(FIVB)은 공식 규칙을 통해 경기 참가자가 무례한 행위 그러니까 예의나 도덕성에 어긋나는 행위를 했을 때는 제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다만 가벼운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굳이 카드를 꺼낼 필요까지는 없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그러면 어떤 행위가 가벼운지 아닌지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FIVB 판정 편람(便覽)은 “좋은 심판은 참가자가 경기 도중에 받는 압박감 때문에 평범하게 인간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것과 의식적으로 스포츠맨답지 못한 행동을 저지르는 걸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습니다.이 지시는 “상대 팀에 의식적으로 부정적인 표현 또는 온당하지 못한 행동을 하거나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하며 제재를 받는다”로 이어집니다.결과적으로 심판진이 흥국생명 코치에게 아무 징계도 내리지 않은 건 이 행동을 가벼운 불법행위이자 평범한 감정 표출이라고 평가한 셈이 되는 겁니다.여기서 재미있는 건 KOVO에서 다니엘라 코치에 대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는 점입니다.이 코치가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했는지 아닌지 따져 보고 한 게 맞는다면 이에 대한 벌을 내리겠다는 겁니다.KOVO 상벌규정에 따르면 선수 및 코치진에게 대한 폭언 또는 불손 행위는 3경기 출전 정지와 함께 제재금 100만~300만 원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심판진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건 아닌지도 당연히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같은 KOVO 규정에는 심판이 규칙을 잘못 적용했을 때는 50만 원 이하로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도 들어 있습니다.하지 말라는 일을 한 코치에게만 징계를 내리고 해야 하는 일은 하지 않은 심판은 아무 제재도 받지 않는 것도 불공정한 처사 아닌가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장담합니다.세상에는 고희진 감독 부임에 반대했는데, 투리노 다니엘레 흥국생명 코치와 신경전을 벌일 때는 고 감독을 응원한, 정관장 팬이 반드시 계실 겁니다.이런 팬은 일단, 취향에 따라, ‘좋아요’ 또는 ‘팬이에요’를 누른 다음 이 글을 읽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고 감독은 17일 인천 방문 경기를 앞두고 “세터 (로테이션) 자리별로 서브 공략, 블로킹과 수비 위치 등을 준비하고 나왔다”고 말했습니다.그러면서 “준비한 대로 좋은 모습이 나온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실제로 정관장은 이 경기 전까지 14전 전승을 기록 중이던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흥국생명을 3-1(25-22, 25-23, 14-25, 25-22)로 물리쳤습니다.그랬다는 건 고 감독이 준비한 작전이 잘 통했다는 뜻이겠죠?정관장이 19-21로 끌려가던 4세트로 가보겠습니다.정관장 주전 세터 염혜선(33)이 상대 코트 왼쪽으로 짧게 서브를 넣습니다. 그러면 흥국생명에서는 김연경(36)이 이 서브를 받게 됩니다.이 상황에서 김연경의 공격에 대비해 정호영(23·미들 블로커)과 메가(25·오퍼짓 스파이커)가 블로킹 벽을 칩니다.이 공격을 가로막지 못해도 리베로 노란(30)이 커버에 나섭니다.그러고는 부키리치(25·아웃사이드 히터)가 상대 코트에 스파이크 폭탄을 날립니다.이 로테이션 순번에서 염혜선은 5번 연속으로 서브를 넣었습니다.그러니까 정관장이 5연속 득점에 성공한 겁니다.이럴 때 흥국생명 세터 이고은(29)이 코트 오른쪽으로 공을 띄우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정호영과 메가가 김연경이 있는 상대 왼쪽 코트를 봉쇄하는 사이 부리리치가 투트크를 전담 마크하고 있었던 겁니다.위 장면이 나온 1세트 후반에도 염혜선은 4번 연속으로 서브를 넣으면서 = 정관장이 4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세트를 끝냈습니다.두 장면 모두 김연경은 로테이션 순서상 2번 자리(전위 오른쪽)였습니다.(김연경은 분명 코트 왼쪽 앞에 있는데 왜 ‘전위 오른쪽’이라고 썼는지 궁금하신 분은 ‘도대체 포지션 폴트란 무엇인가? [발리볼 비키니]’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https://bit.ly/3x7DT0s)김연경은 이 경기서 정관장 서브를 총 29번 받았는데 그중 17번(58.6%)이 2번 자리에 있을 때였습니다.그리고 이 경기에서 김연경이 2번 자리에 있는 동안 흥국생명은 공격 효율 0.033을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배구에서는 서브 차례가 바뀔 때마다 로테이션이 바뀝니다.이렇게 공격 효율이 떨어지면 로테이션을 돌리기가 쉽지 않습니다.고 감독의 이 서브 작전이 김연경을 ‘2번 늪’에 가둬놓았던 겁니다.고 감독은 또 블로킹 벽을 높이 세워야 할 필요가 있을 때는 염혜선 대신 장신(181cm) 세터 안예림(23)을 코트에 투입해 ‘블로킹 그 이후’까지 대비했습니다.1, 4세트 승리 일등공신이 염혜선이라면 2세트는 안예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안예림은 2세트 23-23 동점 상황에서 유효 블로킹(우리 팀 디그로 이어진 블로킹)에 이어 공격 세팅까지 책임지면서 팀에 세트 포인트 기회를 선물했습니다.이번 칼럼 도입부에 말씀드린 것처럼 적어도 이 경기에서는 고 감독이 준비한 작전이 정말 딱딱 맞아떨어졌던 것.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며 공을 돌렸습니다.그러고는 “선수들이 잘해야 이런 전술이 빛을 볼 수 있다. 정말 대견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습니다.남자부 삼성화재 지휘봉을 잡고 있던 시절 고 감독은 어딘가 준비가 덜 된 느낌을 풍기기도 했던 게 사실.그런데 어느덧 고 감독을 보고 있으면 어디선가 명장의 향기가 나지 않나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인사들이 ‘현 이기흥 회장(69)의 3연임을 막아야 한다’며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68),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55), 안상수 전 인천시장(78),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42) 등 네 명은 17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 단일화 관련 첫 번째 회동을 가졌다. 이들은 2시간 30분 가까이 의견을 나눈 뒤 △국민과 체육인들이 원하는 후보 단일화를 이뤄낸다 △후보 등록 시작 하루 전인 23일까지는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는 등의 두 가지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여론조사 등 구체적인 단일화 방법에 대해서는 앞으로 몇 차례 더 만나 논의하기로 했다. 또 이번 선거에 나서겠다는 뜻은 밝혔지만 이날 회동에 참석하지 않은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75),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63),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39) 등과 접촉해 ‘반(反)이기흥 연대’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에는 전국 228개 시군구체육회에서 추천한 이들이 ‘지정선거인’이라는 별도 카테고리로 선거인단에 이름을 올린다. 후보 단일화 없이는 ‘현직 프리미엄’을 이겨내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21년 대한체육회장 선거 때도 2위 강 명예교수(507표)와 3위 이종걸 후보(423표)가 총 930표를 받았지만 표가 나뉘면서 이 회장(915표)이 당선됐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을 뽑는 선거는 내년 1월 14일에 열린다. 후보자 등록 기간은 24, 25일 이틀간이다. 현재 자신을 ‘입후보 예정자’라고 소개하고 있는 이 회장은 23일을 전후해 출마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정관장은 16일까지 팀 서브 리시브 효율 29.1%(5위)를 기록 중입니다.정관장 리베로 그러니까 수비 전문 선수인 노란(30)은 이 기록이 26.4%로 팀 평균보다 낮습니다.프로 13년 차인 노란은 원래부터 리시브보다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막아내는 수비)에 강점이 있는 선수로 통하는 게 사실.그래도 이전에는 리시브 효율이 이렇게까지 떨어진 적은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상대 팀에서 리베로인 노란에게 목적타 서브 전술을 구사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노란은 “진짜 많이 힘들었다. 솔직히 지금도 힘들긴 하다”면서 “(고희진) 감독님과 언니들이 많이 챙겨준 덕에 버틸 수 있었다”고 말했다.정관장은 최근 네 경기 연속으로 승리를 기록하고 있지만 노란은 이 기간 리시브 효율이 23.1%로 오히려 더 떨어졌습니다.다만 ‘FBSO(First Ball Side Out) 비율’을 살펴보면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FBSO는 문자 그대로 한 번에 사이드 아웃을 돌린 랠리를 뜻하는 표현입니다.그러니까 상대 서브 → 리시브 → 세트(토스) → 공격 득점으로 끝났을 때가 FBSO입니다.정관장이 연승 행진을 시작한 지난달 30일 이후 노란이 상대 서브를 받았을 때 정관장은 FBSO 비율 53.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이 기간 상대 서브를 20번 이상 받은 여자 선수 가운데 FBSO 비율이 가장 높은 선수가 노란입니다.다만 노란에 이어 흥국생명 ‘두 연경’이 2,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정관장도 서브 작전을 세심하게 구사할 필요가 있습니다.정관장은 서브 득점 1위(세트당 1.538점) 팀이지만 서브 효율 = 상대 팀 리시브 효율(27.7%) 자체가 높은 팀은 아닙니다.서브 효율에서는 흥국생명(26.8%)이 1위고 정관장은 4위입니다.정관장으로서는 서브도 서브지만 노란 그리고 표승주(32)가 흥국생명 ‘서브 폭탄’을 이겨내야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셈입니다.표승주도 리시브 효율(26.7%)보다 FBSO에 강점이 있는 선수입니다.연승 기간에도 표승주는 리시브 효율 22.0%를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팀 리시브 효율이 떨어지는데도 FBSO 비율이 높다는 건 팀 세터 염혜선(33)이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그리고 연승 기간 염혜선은 메가(25)와 공격 성공률 55.3%를 합작했습니다.정관장은 1라운드 때는 염혜선, 2라운드 때는 메가가 없는 상태로 흥국생명과 대결해 두 번 모두 패했습니다.17일 인천 방문 경기로 열리는 3라운드 맞대결 때는 ‘완전체’로 흥국생명을 상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기왕이면 팬들이 좋아할 만한 명승부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흥국생명이 이 경기에서 이기면 15연승으로 여자부 한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웁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삼성화재는 15일 인천 방문 경기 4세트 때 24-20으로 세트 포인트 기회를 잡았지만 결국 대한항공에 35-37로 역전패했습니다.프로배구 출범(2005년) 이후 남자부 경기에서 24-20 리드를 잡은 건 이 경기 삼성화재가 4740번째였습니다.그리고 이 중 4733번(99.9%)은 24점 고지를 먼저 정복한 팀이 이겼습니다.그러니까 이 경기 전에도 6개 팀은 이런 상황에서 세트를 따내지 못했던 겁니다.바로 직전에 이런 불명예 기록을 남긴 팀은 우리카드였고 상대 팀이 바로 삼성화재였습니다.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12일 대전 안방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19-24로 끌려가다 결국 26-24 승리를 따냈습니다.19점 이하를 올린 상태에서 세트 포인트 위기를 이겨내고 세터를 따낸 팀은 이 경기 삼성화재뿐입니다.여자부에서는 지금까지 이런 케이스가 총 18번 나왔습니다.당장 지난달 14일 화성 경기에서도 IBK기업은행이 GS칼텍스에 20-24로 끌려가던 3세트를 결국 27-25로 따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승리에 굶주린 (뉴욕) 메츠와 함께 왕조를 구축하고 싶다.”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몸값이 비싼 선수가 된 후안 소토(26)는 12일(이하 현지 시간)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습니다.올 시즌이 끝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소토는 15년간 7억6500만 달러(약 1조983억 원)를 받는 조건으로 메츠와 계약했습니다.그리고 13일 메츠 안방 구장 시티 필드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으로 메츠 선수가 됐습니다.소토는 야구를 얼마나 잘하는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도 하기 전이 MLB 경기에서 홈런을 쳤을 정도입니다.도미니카공화국에서 태어난 소토는 2015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워싱턴과 계약하면서 미국프로야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2017년까지 마이너리그 A 무대 이상으로 올라오지 못했던 소토는 2018년 A, A+, AA에서 총 39경기를 뛰면서 OPS(출루율+장타력) 1.218을 기록했습니다.그러자 워싱턴 구단은 그해 5월 20일 소토를 빅리그 무대로 불러올렸습니다.워싱턴이 안방 경기에서 LA 다저스에 2-7로 패한 이날 소토는 8회말 대타로 나와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이러면 소토는 MLB 데뷔 타석 기록으로 삼진을 남기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그런데 공식적으로 데뷔 타석 기록은 홈런으로 남아 있습니다.그것도 이날로부터 29일 뒤인 그해 6월 18일 열린 뉴욕 양키스 상대 안방 경기 때문이었습니다.소토는 이 경기 6회말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채드 그린(33)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을 쏘아 올렸습니다.소토는 MLB에서 이미 홈런 5개를 쏘아 올린 뒤 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그런데 이 타석이 소토의 MLB 데뷔 타석으로 남은 이유는 뭘까요?정답은 올해 한국시리즈 1차전 덕에 한국 팬들에게 더욱 친숙한 개념이 된 ‘일시정지 경기’(서스펜디드 게임)입니다.이 경기는 소토가 AA에서 뛰고 있던 5월 15일에 시작했지만 6회말 3-3 동점 상황에서 비가 내리면서 일시정지 선언이 나왔습니다.그리고 이로부터 34일이 지난 6월 18일 속개(續開)했습니다.일시정지 경기는 시작 날짜 기준으로 기록을 정리합니다.그래서 소토는 MLB에 데뷔하기도 전에 MLB 경기에서 홈런을 친 기록을 남기게 됐습니다.소토는 MLB에서 7시즌 동안 뛰면서 통산 타율 0.285, 201홈런, 592타점을 기록했습니다.OPS는 0.900이면 보통 A급으로 평가하는데 통산 OPS가 0.953에 달합니다.이런 슈퍼스타가 양키스 입단 제안을 거절하고 다른 팀도 아닌 메츠와 계약하는 건 확실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메츠가 소토와 함께 왕조를 이뤄갈 수 있을까요?1962년 MLB에 합류한 메츠는 1986년 이후 40년 가까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습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역시 김연경(36·흥국생명)이 괜히 ‘배구 여제’라 불리는 게 아닙니다.김연경은 프로배구 2024~2025 V리그 2라운드를 공격 효율 0.405로 마쳤습니다.여자부에서는 단연 1위고 남자부에서도 이보다 공격 효율이 높은 선수는 현대캐피탈 허수봉(26)과 레오(34)뿐입니다.허수봉은 공격 효율 0.449, 레오는 0.412를 기록 중입니다.남자부 평균 공격 효율(0.342)이 여자부(0.253)보다 높다는 점에서 김연경은 더욱 두드러진 기록을 남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프로배구 역사상 이번 시즌 김연경보다 높은 공격 효율로 시즌을 마친 여자부 선수는 2013~2014시즌 양효진(35·현대건설) 한 명뿐입니다.양효진은 당시 공격 효율 0.415를 기록했는데 이 시즌 여자부 전체 공격 효율은 0.262였습니다.양효진이 리그 평균보다 58.3% 뛰어난 기록을 남긴 것.이번 시즌 김연경은 리그 평균보다 60.1% 기록이 더 좋습니다.‘밸런스 패치’를 적용하면 이번 시즌 김연경이 더 좋은 공격수인 셈입니다.아웃사이드 히터인 김연경은 상대 서브도 받습니다.이번 시즌 김연경은 팀 전체 리시브 가운데 22.5%를 책임지고 있습니다.그리고 리시브 효율 42.9%로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수비 전문 선수인 리베로 임명옥(38·한국도로공사·47.6%) 한 명만 김연경보다 리시브 효율이 높습니다.미들 블로커인 양효진은 2013~2014시즌 당시 팀 전체 서브 리시브 가운데 2.0%(45개)밖에 책임지지 않았습니다.요컨대 ‘프로배구 여자부에서 가장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선수는 누구인가’라고 묻는다면 이번 시즌 김연경이 정답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다만 이게 리그 전체적으로 볼 때 꼭 바람직하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김연경 다음으로 공격 효율이 높은 국내 선수는 강소휘(27·한국도로공사)인데 기록이 김연경보다 0.118 적은 0.287밖에 되지 않습니다.강소휘는 리시브 효율도 34.2%(9위)에 머물고 있습니다.강소휘는 올해 보수 총액 8억 원으로 김연경과 똑같은 금액을 받습니다.김연경이 공격 때는 상대 코트를 맹폭하고 수비 때는 상대 서브 폭탄을 받아내면서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12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흥국생명은 10일 안방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페퍼저축은행을 상대로 13연승에 도전합니다.흥국생명이 이 경기서 승리하면 2007~2008시즌 세웠던 팀 한 시즌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습니다.김연경은 프로 3년 차였던 이 시즌 공격 효율 0.370으로 이 부문 2위 김민지(39·GS칼텍스·0.252)보다 역시 0.118 뛰어난 기록을 남겼습니다.그러니까 이로부터 17년이 흐르는 동안에도 김연경은 여전히 압도적이기만 합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그렇다고 물을 흐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마녀’ 김가영(41·하나카드)이 프로당구(PBA)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2024’ 정상까지 차지했다.김가영은 8일 강원 정선군 하이원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여자부(LPBA) 결승에서 김보미(26·NH농협카드)를 4-2(11-0, 11-6, 11-4, 3-11, 9-11, 11-1)로 물리쳤다.김가영은 이로써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크라운해태 챔피언십 △휴온스 챔피언십 △N농협카드 챔피언십에 이어 5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을 썼다.남녀 프로당구를 통틀어 5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김가영이 처음이다.이전에는 ‘당구 황제’ 프레드릭 쿠드롱(56·벨기에)이 2021~2022시즌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었다.김가영은 “운이 좋았다. 실력이 좋아도 연속으로 우승할 수 있는 비결은 없다. 여러 조건이 잘 맞았던 것”이라면서 “조금 더 성장해 더욱 단단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김가영이 프로당구 데뷔 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건 이번이 통산 12번째다.프로당구 출범 이후 두 자릿수 우승을 기록한 선수는 김가영뿐이다.김가영은 이날까지 역시 프로당구 역대 최다인 개인전 30연승을 기록 중이기도 하다.이 부문 2위 기록 보유자 역시 쿠드롱이다.이번 우승으로 상금 4000만 원을 더한 김가영은 시즌 상금 2억900만 원을 기록하며 LPBA 선수로는 처음으로 단일 시즌 상금 2억 원 시대를 열었다.김가영은 통산 상금에서도 5억4180만 원으로 LPBA 역대 1위(전체 5위)다.시즌 애버리지 1.22점으로 LPBA 1위인 김가영은 남자 프로당구(PBA) 진출 의사를 묻는 말에는 “내가 PBA에서 뛰는 건 물을 흐리는 셈”이라며 손사래를 쳤다.김가영은 “남자부는 애버리지 1.5점 이상인 선수들이 경쟁하는데 1.2~1.3점을 기록하는 선수가 경쟁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정말 열심히 훈련해 애버리지 1.5점을 기록한다면 남자부 물을 흐리는 건 아닐 것”이라며 웃었다.여자 3쿠션 세계랭킹 1위 테레사 크롬펜하우어(41·네덜란드)는 남자부 경기에 출전하기도 한다.김보미는 지난 시즌 왕중왕전으로 열린 ‘SK렌터카 제주특별자치도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김가영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하려 했지만 이번에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김보미는 지금까지 세 차례 결승에 올랐는데 한 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김보미는 “이번 시즌 내내 부진했는데 마지막 투어에서 결승에 올라 (32명이 겨루는) 왕중왕전에 갈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이어 “솔직히 결승에서 이기기 힘든 경기력이었다. 김가영보다 준비가 부족했다는 걸 받아들인다”고 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배구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은 6일 남자부 천안 경기 주심에 최재효 심판위원장(51)을 배정했습니다.리그를 막론하고 심판위원장이 직접 경기 진행을 맡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에 대해 KOVO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운영본부(본부장 김세진)는 심판위원장이 위원장 역할 뿐만 아니라, 심판으로써 경기 진행에 대한 분위기 및 환경을 익히기 위한 목적으로 라운드당 1회씩 심판을 투입하게 시키기로 결정하였음. 따라서 오늘 경기에 최재효 위원장이 심판에 투입될 예정임. 현 연맹 규정상 문제는 없음.”KOVO 규약에 따르면 심판위원장은 “심판의 양성, 배정, 교육 등 심판의 전반적인 사항을 심의 관리하고 심판의 복무에 관한 지침을 마련”하는 자리입니다.이런 자리를 맡고 있는 사람이 직접 판정을 맡는 게 정말 규정상 문제 될 게 없다면 그 규정이 이상한 게 아닐까요?물론 실제로 정말 규정상 문제가 없는지는 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먼저 KOVO 심판수칙 ‘제4조 (금지사항) ➃’를 읽어보겠습니다.“심판은 다른 심판의 판정능력에 대하여 일체의 비평을 하여서는 안 된다.”그런데 KOVO 심판규정 ‘제11조 (평가회의)’에는 이렇게 나옵니다.“경기위원장, 심판위원장, 전문위원, (경기 진행을 맡았던) 심판은 해당 경기 종료 후 또는 다음 날 경기시작 2시간 전까지 심판평가서를 중심으로 심판평가회의를 개최해야 한다.”그러니까 심판위원장이 심판으로 나서면 이 심판평가회의 참가 자격이 있는지 따져봐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애초에 ‘심판위원’이라는 자리가 따로 존재하는 게 바로 이런 논란을 피하려는 이유니까요.그래서 심판규정 ‘제5조 (계약 및 제한)’에도 KOVO 전임심판은 ‘동종 업무분야 수행으로 업무 충돌 또는 리더십 범위가 중복되는 직책(심판분야 종사)’을 수행하면 안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이 규정에는 “단, 책임자 직책이 아닌 실무 직책 수행 시 사전 연맹에 보고 및 승인 후 가능하다”고 단서 조항이 붙어 있습니다.KOVO에서 심판위원장은 책임자 직책이 아닌가요?심판위원장은 현직 전임심판 신분은 아니기에 이 조항을 적용하는 건 무리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대신 KOVO 운영본부규정 ‘제10조(계약 및 제한)’에도 똑같은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심판위원장이 직접 심판대에 오르는 게 ‘동종 업무분야 수행으로 업무 충돌 또는 리더십 범위 중복되는 직책(경기·심판분야 종사)’에 정말 해당하지 않는 건가요?심판위원장이 직접 판정을 내리는 일이 그저 ‘실무 직책 수행’이라 KOVO에서 승인하면 그만인가요?KOVO 심판위원장이라는 자리의 존재의의를 묻게 되는 사례는 아니고요?심판위원장이 진행을 맡은 경기에서 오심 의심 사례가 나오면 이를 누가 평가하나요?KOVO는 운영본부장 몫이라는데 김세진 본부장은 심판 자격증이 없어 논란이 일 수 있습니다.배구 팬 여러분, 지금 이 상황이 ‘업무 충돌’도 아니고 ‘리더십 범위가 중복되는’ 사례도 아니라는 게 납득이 되십니까?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롯데가 ‘성담장’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성민규 단장 시절 외야 담장에 설치했던 높이 1.2m짜리 철망을 걷어내고 있는 것.콘크리트 벽(3.6m), 안전 난간(1.2m) 위에 이 철망까지 더하면서 사직구장 외야 담장 높이는 6m까지 올라갔습니다.이와 함께 홈플레이트 위치를 조정해 외야 담장이 더 멀리 자리 잡게 했습니다.이러면 타자에게 불리한 환경으로 변하게 마련입니다.롯데 투수진 역시 성담장 덕에 홈런을 적게 맞았습니다.다른 구장에서는 9이닝당 피홈런이 0.98였는데 사직에서는 0.72개로 줄었습니다.그러나 야구에서 점수가 꼭 홈런으로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경기당 평균 실점은 사직(5.8점)이 다른 구장(5.5점)보다 더 많았습니다.롯데는 기본적으로 ‘땅볼 투수’가 많은 팀이라 사실 담장보다는 수비가 실점을 줄이는 데 더 중요한 팀이기도 합니다.롯데는 지난해에도 범타 처리율(DER) 0.650으로 10개 구단 중 9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습니다.그리고 롯데 타자들이 성담장 때문에 홈런에서 손해를 본 것도 사실입니다.롯데 타자들은 사직구장 바깥에서는 35.9타수마다 홈런을 하나씩 쳤는데 사직에서는 홈런 하나에 48.6타수가 필요했습니다.그러나 야구에서 점수가 꼭 홈런으로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2).올해 롯데 타선은 사직구장에서 OPS(출루율+장타력) 0.835를 기록하면서 경기당 평균 6.3점을 뽑았습니다.다른 구장에서 롯데 팀 OPS는 0.735, 평균 득점은 4.9점이었습니다.‘윤나고황’ 그러니까 윤동희(21), 나승엽(22), 고승민(24), 황성빈(27) 모두 사직에서 기록이 더 좋았습니다.물론 롯데 내부적으로 투수진에 끼치는 피해보다 타선이 얻는 이득이 더 크다고 판단했기에 성담장을 허물기로 결정을 내렸을 터.성담장이 외야 관중 경기 관람에 방해가 됐던 것도 사실입니다.다만 ‘홈런 구단’으로 변신하겠다며 성담장을 허무는 게 맞는지는 의문입니다.야구에서 점수가 꼭 홈런으로만 나오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지난해 LG는 리그에서 가장 투수 친화적인 잠실을 안방으로 쓰면서도 팀 득점 1위에 올랐습니다.중장거리 타자가 많은 팀에는 이에 어울리는 구장이 또 따로 있다는 방증입니다.그리고 롯데가 ‘가을 야구’에 가지 못한 게 안방에서 못했기 때문도 아닙니다.롯데는 안방에서 37승 3무 31패로 리그 4위에 해당하는 승률 0.544를 기록하는 동안 방문 경기에서는 8위(29승 1무 43패·승률 0.403)에 그쳤습니다.롯데가 안방에서 이 정도 성적을 올린 원동력은 역시 ‘성담장 특화형 타선’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2022년 8월호 ‘베이스볼 비키니’()에 썼던 것처럼 성담장은 처음부터 생기지 말았어야 존재라고 생각합니다.다만 이미 있는 걸 없애는 건 또 다른 문제.이런 선택은 어차피 결과론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기에 내년 시즌 롯데 성적표가 궁금해집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이동공격을 하는 선수다. 선수 교체를 한 주된 이유다.”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은 2024~2025 V리그 개막을 사흘 앞두고 있던 10월 16일 아시아쿼터 선수 교체 소식을 알렸습니다.당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54·이탈리아)이 이렇게 평한 선수가 바로 피치(28·뉴질랜드·미들 블로커)였습니다.실제 플레이 스타일도 아본단자 감독이 이야기한 그대로입니다.피치는 2라운드 마지막 경기였던 5일 IBK기업은행전까지 공격을 총 173번 시도했습니다.그리고 이 중 52.0%에 해당하는 90번이 이동공격이었습니다.프로배구 역사상 △한 시즌에 공격을 20번 이상 시도했고 △그중 절반 이상이 이동공격이었던 선수는 이제는 유서하로 이름을 바꾸고 심판으로 활동 중인 유미라(36·당시 KGC인삼공사)뿐입니다.유미라는 2013~2014시즌에는 전체 공격 시도 198번 중 121번(61.1%), 2014~2015시즌에는 168번 중 95번(56.5%)이 이동공격이었습니다.그리고 이로부터 10년 만에 다시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동공격인 선수가 등장한 겁니다.피치가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프로배구 역사상 이동공격을 가장 많이 시도한 선수로도 이름을 남길 수 있습니다.지금까지는 2005~2006시즌 김미진(45·당시 도로공사)이 221번 시도한 게 기록입니다.한 시즌에 이동공격을 200번 이상 시도한 선수도 김미진뿐입니다.여자 배구에서 이동공격은 미들 블로커가 세터 등 뒤를 돌아 코트 오른쪽에서 스파이크를 날리는 형태가 가장 일반적입니다.이런 이유로 피치는 코트 오른쪽에서 공격을 시도한 비율이 높게 나타납니다.상대 팀도 이 공격 옵션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블로킹이 분산될 수밖에 없습니다.김연경(36)을 비롯해 흥국생명 코트 왼쪽에서 공격하는 선수들도 덕을 보고 있는 셈입니다.실제로 김연경이 지난 시즌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인 상황에서 공격을 시도한 비율은 13.1%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18.0%까지 올랐습니다.세터 이고은(29)이 상대 블로커가 없거나 1명은 코스로 공을 띄운 비율도 지난해 25.7%에서 31.8%가 됐습니다.이동공격은 2005~2006시즌만 해도 여자부 전체 공격 시도 가운데 8.0%를 차지하던 공격 옵션이었습니다.이후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지난 시즌에는 이 비율이 1.3%까지 떨어졌습니다.그러다 이번 시즌에는 피치와 함께 페퍼저축은행 장위(張宇·28·중국)도 적극적으로 이동공격을 시도하면서 이 비율이 2.7%까지 올라왔습니다.한 시즌 만에 이동공격 비율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겁니다.이동공격은 남자부에서는 이번 시즌 전체 시도 횟수가 5번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이미 사실상 멸종한 상황.외국인 미들 블로커 두 선수가 과연 여자부에 다시 이동공격 붐을 불러올 수 있을까요?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누구일까.기네스북에 따르면 쿠바에서 태어난 왼손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36)이 주인공이다.채프먼은 신시내티 시절인 2010년 9월 24일(현지 시간) 샌디에이고 방문 경기에서 토니 그윈 주니어(42)를 상대로 시속 105.8마일(170.3 km)짜리 공을 던졌다.채프먼은 서른여섯 살인 올 시즌에도 속구 계열 평균 시속이 98.7마일(약 158.9km)에 달했다.나이가 들면서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떨어지자 투구 레퍼토리에 싱커를 추가했는데 올해는 포심 패스트볼(97.8마일)보다 싱커(99.8마일) 평균 시속이 더 좋았다.채프먼은 피츠버그에서 뛴 이번 시즌 68경기에 등판해 61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5승 5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그리고 내년에는 일곱 번째 팀 보스턴 유니폼을 입게 됐다.MLB.com 등 현지 언론은 채프먼이 보스턴과 1075만 달러(약 153억 원)에 1년 계약을 맺었다고 4일 발표했다.공식 발표가 나오면 채프먼은 MLB 대표 라이벌 팀 양키스와 보스턴에서 모두 뛴 115번째 투수가 된다.채프먼은 양키스 시절에는 보스턴을 상대로 24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5.96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채프먼은 양키스에서 뛴 7년 동안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한 마무리 투수였다.채프먼은 △신시내티 △시카고 컵스 △뉴욕 양키스 △캔자스시티 △텍사스 △피츠버그에서 총 15년 동안 뛰면서 통산 335세이브를 거뒀다.채프먼은 내년 시즌 보스턴에서도 일단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할 확률이 높다.보스턴은 지난해와 올해 팀 마무리 투수였던 켄리 얀선(37)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기 때문에 경험 많은 구원 투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MLB 현역 마무리 투수 가운데 얀선이 통산 447세이브로 1위, 크레이그 킴브렐(36)이 440세이브로 2위, 채프먼이 3위다.킴브렐도 2016~2018년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적이 있다.보스턴이 내년에 채프먼에게 보스턴 마무리 투수를 맡긴다면 현역 통산 세이브 1~3위가 모두 보스턴 마무리 투수를 맡는 기록도 남게 된다.채프먼은 올해까지 통산 1246탈삼진을 기록하면서 ‘빌리 더 키드’ 빌리 와그너(53)를 넘어 MLB 역사상 삼진을 가장 많이 잡은 왼손 구원 투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와그너는 통산 1196탈삼진을 남기고 2010년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었다.와그너도 2009년 보스턴에서 뛴 적이 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