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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에서 깨어난 ‘환자’의 호흡이 가빴다. 기침이 멎질 않았다. 거친 숨소리는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종양 센터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직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오연성 폐렴이라고 했다. 위에 남아있던 음식물이 마취 중 기도로 넘어가 폐에 염증을 일으킨 탓이다. 센터는 당장 입원이 가능한 24시간 병원으로 환자를 옮길 것을 권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건국대에서 진료받았던 기억이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이 천운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눌렀다. “위급 상황인가요? 앰뷸런스를 보내겠습니다.” 보호자 배모 씨(40)는 하얀 가운을 입고 나타난 의사가 마치 구세주와 같았다고 회상했다. 환자는 병원으로 이동하는 앰뷸런스 안에서 산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았다. 의사는 수시로 바이털 사인을 체크하며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신속한 조치를 받은 덕에 염증 수치가 빠르게 떨어졌다. 8년생 포메라니안 ‘진주’는 그렇게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그간 위급한 반려동물 환자를 이송하는 수단은 자차나 택시가 유일했다. 이동 중에 환자 상태가 악화해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 보니 사망하는 사례가 잦았다. 현대자동차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2년 건국대에 국내 최초의 ‘펫 앰뷸런스’를 기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북대가 두 번째 펫 앰뷸런스를 인수했다. 2호 펫 앰뷸런스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작은 생명들을 구하는 일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환자 안정화 초점 맞춘 ‘움직이는 동물병원’20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 수의과대 부속 동물병원 앞. 귀여운 강아지 모습을 커다랗게 그려 넣은 흰색 차량 한 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구급차를 닮았지만 사이렌은 달려 있지 않았다. 이 앰뷸런스의 주요 고객은 강아지,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이다. 박스 형태의 탑차 내부는 작은 진료실을 연상케 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진료를 위해 마련된 허리 높이의 처치대였다. 처치대 좌측에 있는 모니터는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 같은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처치대 아래 공간은 산소 케이지로 활용된다. 이 케이지는 내부 산소 농도뿐만 아니라 온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수액 펌프와 주사 장치는 환자의 무게에 따라 정량의 약물이 투입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동용 조명 장치와 환기를 위한 공조 장치도 설치돼 응급의학 전담 수의사의 원활한 진료를 돕는다. 이 밖에도 환자 상황에 따라 추가로 차량에 실을 수 있는 의료 장비들을 구비했다. 심정지가 발생한 반려동물에게 필수적인 제세동기를 비롯해 쇼크 및 호흡기 질환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혈액가스 분석기, 휴대용 엑스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앰뷸런스의 주 역할이 ‘환자의 신속하고 안전한 이송’이라면 펫 앰뷸런스는 ‘초기 대응과 환자 안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구윤회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스스로 증상을 말할 수 없는 동물들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고성능 의료 장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움직이는 동물병원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대형견 탈 넓은 공간-소음 예민한 동물도 ‘OK’ 펫 앰뷸런스 제작 과정에서의 첫 걸림돌은 참고할 대상이 없다는 점이었다. 당시 상용화된 모델이나 정해진 규격이 없었다. 이에 구 교수는 앰뷸런스 설계 단계부터 직접 나섰다. 줄자를 들고 차량 내부를 측정했고 설계 도면을 그려 회사에 전달했다. 의료 장비 종류부터 수납장 방향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현대차와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 덕에 맞춤형 펫 앰뷸런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특히 2호 펫 앰뷸런스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모델 ‘ST1’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전기차인 ST1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 변속기, 연료 탱크 같은 부피가 큰 부품들이 필요하지 않다. 주요 부품 중 하나인 배터리를 평평한 형태로 제작해 바닥에 배치할 수 있어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 위에 목적에 맞는 차체를 얹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대형견이 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부피가 큰 의료장비들도 무리 없이 장착할 수 있게 됐다. 엔진 소음이 없기 때문에 얻는 장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강아지, 고양이 같은 동물들은 소음에 예민한 경우가 많다. 차량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쉽게 흥분하며 진정시키기도 쉽지 않다. 구 교수는 “과거 심장이 빨리 뛰면 폐에 물이 차는 질환인 ‘이첨판폐쇄부전증’을 앓는 몰티즈 환자가 있었다”며 “차를 타고 이동하면 몹시 흥분하는 탓에 치료가 끝난 후에도 매번 집에 돌아가는 길에 상태가 악화되곤 했다”고 말했다. 전기차인 펫 앰뷸런스는 소음이 적어 동물이 탑승 시 상대적으로 불안감을 덜 느낄 뿐만 아니라 외부 전력을 끌어다 쓸 수 있어 장기간 의료 조치를 할 때도 용이하다.● 애견 행사 출장부터 ‘헌혈카’ 역할까지 수행 기대 경북대 펫 앰뷸런스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한다. 경북대 동물병원은 아직 응급의학 전공 수의사 인력이 부족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위급 상황이 확실한 병원 간 ‘전원’ 환자를 대상으로 펫 앰뷸런스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장해 향후 일반 개인 환자들의 요청에도 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운영 시간의 경우 초기에는 일반 진료 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한정하지만, 시스템이 자리 잡고 응급의학 전공 수의사 인력이 확충되면 장기적으로는 24시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운영 지역도 대구에서 경북까지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 교수는 펫 앰뷸런스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펫 앰뷸런스를 필두로 반려동물 응급의료 네트워크가 전국적으로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역별로 반려동물 응급의료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면 반려동물 응급 환자들의 장거리 이송도 원활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산재해 있는 일선 동물병원의 응급의료 체계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권역별로 나뉘어 환자를 상대할 수 있도록 하나로 통합된 중앙 조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려동물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펫 앰뷸런스는 다방면에서 활용 방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애견 행사가 열리는 곳에 출동해 응급사고를 방지하는 역할도 가능하다. 일사병에 노출된 반려동물들에게 빠르게 수액을 투여하는 식이다. 펫 앰뷸런스는 반려견 헌혈 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앞서 건국대와 경북대에 펫 앰뷸런스를 기증하면서 각 대학에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도 함께 개소했다. 반려견 혈액 공급 체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현재 국내 반려견 수혈용 혈액의 대부분은 수혈을 위해 사육되는 공혈견으로부터 공급되고 있다. 펫 앰뷸런스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찾아가는 반려견 헌혈카’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배슬기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반려견 보호자가 헌혈을 희망하더라도 대형견을 병원까지 데리고 오는 일이 쉽지 않다”며 “미래에는 헌혈 시설을 갖춘 펫 앰뷸런스가 방문하기 쉬운 장소까지 직접 이동해 헌혈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대구=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마취에서 깨어난 ‘환자’의 호흡이 가빴다. 기침이 멎질 않았다. 거친 숨소리는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에 있는 한 종양 센터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직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오연성 폐렴이라고 했다. 위에 남아있던 음식물이 마취 중 기도로 넘어가 폐에 염증을 일으킨 탓이다. 센터는 당장 입원이 가능한 24시간 병원으로 환자를 옮길 것을 권했다.머릿속이 하얘졌다. 식은땀이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건국대에서 진료받았던 기억이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이 천운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번호를 눌렀다.“위급 상황인가요? 앰뷸런스를 보내겠습니다.”보호자 배모 씨(40)는 하얀 가운을 입고 나타난 의사가 마치 구세주와 같았다고 회상했다. 환자는 병원으로 이동하는 앰뷸런스 안에서 산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았다. 의사는 수시로 바이털 사인을 체크하며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 신속한 조치를 받은 덕에 염증 수치가 빠르게 떨어졌다. 8년생 포메라니안 ‘진주’는 그렇게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그간 위급한 반려동물 환자를 이송하는 수단은 자차나 택시가 유일했다. 이동 중에 환자 상태가 악화해도 대처할 방법이 없다 보니 사망하는 사례가 잦았다.현대자동차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2년 건국대에 국내 최초의 ‘펫 앰뷸런스’를 기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경북대가 두 번째 펫 앰뷸런스를 인수했다. 2호 펫 앰뷸런스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작은 생명들을 구하는 일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다.● 환자 안정화 초점 맞춘 ‘움직이는 동물병원’20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 수의과대 부속 동물병원 앞. 귀여운 강아지 모습을 커다랗게 그려 넣은 흰색 차량 한 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구급차를 닮았지만 사이렌은 달려 있지 않았다. 이 앰뷸런스의 주요 고객은 강아지,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이다.박스 형태의 탑차 내부는 작은 진료실을 연상케 했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진료를 위해 마련된 허리 높이의 처치대였다. 처치대 좌측에 있는 모니터는 심박수, 혈압, 산소포화도와 같은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여줬다.처치대 아래 공간은 산소 케이지로 활용된다. 이 케이지는 내부 산소 농도뿐만 아니라 온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수액 펌프와 주사 장치는 환자의 무게에 따라 정량의 약물이 투입될 수 있도록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동용 조명 장치와 환기를 위한 공조 장치도 설치돼 응급의학 전담 수의사의 원활한 진료를 돕는다.이 밖에도 환자 상황에 따라 추가로 차량에 실을 수 있는 의료 장비들을 구비했다. 심정지가 발생한 반려동물에게 필수적인 제세동기를 비롯해 쇼크 및 호흡기 질환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데 활용되는 혈액가스 분석기, 휴대용 엑스레이 등이 대표적이다.일반 앰뷸런스의 주 역할이 ‘환자의 신속하고 안전한 이송’이라면 펫 앰뷸런스는 ‘초기 대응과 환자 안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구윤회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스스로 증상을 말할 수 없는 동물들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고성능 의료 장비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움직이는 동물병원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대형견 탈 넓은 공간-소음 예민한 동물도 ‘OK’펫 앰뷸런스 제작 과정에서의 첫 걸림돌은 참고할 대상이 없다는 점이었다. 당시 상용화된 모델이나 정해진 규격이 없었다. 이에 구 교수는 앰뷸런스 설계 단계부터 직접 나섰다. 줄자를 들고 차량 내부를 측정했고 설계 도면을 그려 회사에 전달했다. 의료 장비 종류부터 수납장 방향과 같은 세부적인 부분까지 현대차와 논의하는 과정을 거친 덕에 맞춤형 펫 앰뷸런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특히 2호 펫 앰뷸런스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모델 ‘ST1’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전기차인 ST1은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 변속기, 연료 탱크 등과 같은 부피가 큰 부품들이 필요하지 않다. 주요 부품 중 하나인 배터리를 평평한 형태로 제작해 바닥에 배치할 수 있어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플랫폼 위에 목적에 맞는 차체를 얹을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대형견이 탈 수 있을 정도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고, 부피가 큰 의료장비들도 무리 없이 장착할 수 있게 됐다.엔진 소음이 없기 때문에 얻는 장점도 있다. 일반적으로 강아지, 고양이와 같은 동물들은 소음에 예민한 경우가 많다. 차량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쉽게 흥분하며 진정시키기도 쉽지 않다. 구 교수는 “과거 심장이 빨리 뛰면 폐에 물이 차는 질환인 ‘이첨판폐쇄부전증’을 앓는 몰티즈 환자가 있었다”며 “차를 타고 이동하면 몹시 흥분하는 탓에 치료가 끝난 후에도 매번 집에 돌아가는 길에 상태가 악화되곤 했다”고 말했다.전기차인 펫 앰뷸런스는 소음이 적어 동물이 탑승 시 상대적으로 불안감을 덜 느낄 뿐만 아니라 외부 전력을 끌어다 쓸 수 있어 장기간 의료 조치를 할 때도 용이하다.● 애견 행사 출장부터 ‘헌혈카’ 역할까지 수행 기대경북대 펫 앰뷸런스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한다. 경북대 동물병원은 아직 응급의학 전공 수의사 인력이 부족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위급 상황이 확실한 병원 간 ‘전원’ 환자를 대상으로 펫 앰뷸런스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단계적으로 범위를 확장해 향후 일반 개인 환자들의 요청에도 출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운영 시간의 경우 초기에는 일반 진료 시간(오전 9시~오후 6시)에 한정하지만, 시스템이 자리 잡고 응급의학 전공 수의사 인력이 확충되면 장기적으로는 24시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운영 지역도 대구에서 경북까지 넓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구 교수는 펫 앰뷸런스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펫 앰뷸런스를 필두로 반려동물 응급의료 네트워크가 전국적으로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지역별로 반려동물 응급의료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면 반려동물 응급 환자들의 장거리 이송도 원활해질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위해선 산재해 있는 일선 동물병원의 응급의료 체계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권역별로 나뉘어 환자를 상대할 수 있도록 하나로 통합된 중앙 조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반려동물 시장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펫 앰뷸런스는 다방면에서 활용 방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애견 행사가 열리는 곳에 출동해 응급사고를 방지하는 역할도 가능하다. 일사병에 노출된 반려동물들에게 빠르게 수액을 투여하는 식이다.펫 앰뷸런스는 반려견 헌혈 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앞서 건국대와 경북대에 펫 앰뷸런스를 기증하면서 각 대학에 ‘아임도그너 헌혈센터’도 함께 개소했다. 반려견 혈액 공급 체계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현재 국내 반려견 수혈용 혈액의 대부분은 수혈을 위해 사육되는 공혈견으로부터 공급되고 있다.펫 앰뷸런스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찾아가는 반려견 헌혈카’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배슬기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반려견 보호자가 헌혈을 희망하더라도 대형견을 병원까지 데리고 오는 일이 쉽지 않다”며 “미래에는 헌혈 시설을 갖춘 펫 앰뷸런스가 방문하기 쉬운 장소까지 직접 이동해 헌혈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대구=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경기 침체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속에서도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다. 다만 영업이익은 소폭 줄어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연말 급격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부채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23일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매출액이 175조23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9% 줄어든 14조2396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으로는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환율 상승이 꼽힌다. 지난해 12월 환율이 급등하며 기말환율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판매보증 충당금 등 부채가 늘어난 탓이다. 최대 실적은 경신하지 못했지만 어려웠던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호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딜러사 등에 판매한 도매 기준 판매량은 414만1959대로 전년(421만6898대)보다 소폭 줄었다. 고금리 여파가 내수 부진으로 이어진 결과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차종인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분야 성과가 매출을 견인했다. 전기차 캐즘으로 하이브리드차가 반사이익을 누린 것도 대부분의 차량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춘 현대차에 호재로 작용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은 75만7191대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 현대차는 올해 연간 가이던스와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연간 도매판매 목표는 417만 대로 설정했다.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3.0∼4.0%,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7.0∼8.0%로 세웠다. 현대차는 올해 연구개발(R&D) 투자 6조7000억 원, 설비투자(CAPEX) 8조6000억 원, 전략투자 1조6000억 원 등 총 16조9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2025년은 국내는 물론이고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리스크, 유럽연합(EU) 연료소비효율 규제 강화 등으로 대내외 불안정성이 확대될 것”이라며 “그룹 차원의 면밀한 모니터링 분석을 바탕으로 변화와 리스크에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겠다”고 말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모비스는 모빌리티 분야 선두 기업으로서 소비자들의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신기술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7∼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사람과 기술 경계를 허무는 첨단 ‘휴먼 테크’ 기술들을 선보였다. 휴먼 테크는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사람과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먼저 글로벌 광학 기업인 독일 자이스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를 처음으로 대중에게 선보였다. 현대모비스는 해당 기술을 기아의 전기차 EV9에 장착해 공개했다. 실제 사용자 경험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디스플레이는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차량 전면 유리창에 각종 주행 정보와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정보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밖에서 보면 투명한 유리창이지만 운전자는 전면 유리창 하단에서 주행 정보부터 내비게이션, 음악 플레이리스트까지 각종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또한 32가지 상황별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 시스템인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도 공개했다. 이 조명 시스템은 사용자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팔색조처럼 패턴을 바꾼다. △운전자 스트레스 및 멀미 저감 △하차 위험 예방 △문콕(문열림시 부딪힘) 방지 △자외선(UVC) 살균 조명 등이 대표적인 패턴들이다. 실내를 단순히 밝혀주는 조명 기능에서 확장해 사용자와 교감을 통해 운전 시 안전성을 높이는 등 보조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또 다른 대표적인 휴먼 테크 기술인 엠브레인은 운전자의 뇌파 정보를 분석해 졸음운전 등 부주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기술이다.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질 경우 시각(운전석 주위 LED 경고등), 촉각(진동 시트), 청각(헤드레스트 스피커) 등의 방식으로 경고해 준다. 현대모비스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규 수주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제철이 고부가가치 제품인 ‘3세대 강판’을 앞세워 어려운 경영 환경 극복에 나선다. 현대제철은 올해 차세대 자동차 강판인 3세대 강판의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3세대 강판은 고도화된 기술의 집약체다. 안정성을 위한 고강도와 디자인을 위한 고성형성을 동시에 요구하기 때문이다. 두 성질은 반비례 관계에 있어 동시에 갖추기 어렵다. 강도를 높이면 성형성이 떨어지고 성형성을 높이면 강도가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대제철은 10여 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고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성형성을 높인 3세대 강판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제철이 이번에 상용화하는 3세대 강판은 1.2GPa(기가파스칼)급의 고강도 제품이면서도 곡면 성형도 가능한 뛰어난 가공성을 갖췄다. 기존 1.0GPa급 초고장력강보다 무게도 10% 이상 가볍다. 업계에선 디자인과 충돌 안정성, 경량화를 모두 요구하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철강 부문 계열사로서 현대차·기아의 모빌리티 소재 역량 강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에 우선적으로 3세대 강판 공급을 시작해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까지도 자동차 강판 공급망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20% 수준의 자동차 강판 글로벌 판매 비중을 최대 40%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판 생산을 뒷받침하기 위한 글로벌 거점 확보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용 강판 공급을 위한 스틸서비스센터(SSC) 가동을 시작했다.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에도 푸네 SSC를 착공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주요 자동차 시장인 미주 지역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앞서 신년사를 통해 “무역 블록화 및 공급망 규제로 인해 수출경쟁력 강화와 현지 판매 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이에 대응할 글로벌 사업 거점을 확보해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아이온은 독자 설계 기술 체계를 바탕으로 제작돼 △저소음 특화 △타이어 수명 강화 △완벽한 그립력 △낮은 회전 저항 등 전기차에 최적화된 4대 핵심 성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타이어가 실시한 자체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아이온은 기존 자사의 내연기관 타이어보다 실내 소음을 최대 18% 줄였다. 타이어 수명은 15% 늘어났으며 주행 안정성도 10% 증가했다. 무엇보다 전기차 주행 거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비 효율을 최대 6% 높였다. 아이온은 현재 16인치부터 22인치까지 240여 규격의 전기 승용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대상으로 한 전용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사계절용, 퍼포먼스용, 겨울용 라인업도 존재한다. 한국타이어는 이에 더해 2022년 10월 국내 최초로 전기 트럭버스 전용 타이어 아이온을 출시하기도 했다. 아이온은 신차용 타이어 공급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포르셰의 고성능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에 ‘아이온 에보’를 신차용 타이어로 공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타이어는 테슬라, BMW, 비야디(BYD), 기아, 폴크스바겐 등 주요 전기차 브랜드와도 견고한 파트너십을 이어 나가며 높은 수준의 전기차 타이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글로벌 컨트롤타워인 ‘테크노플렉스’를 비롯해 하이테크 연구소 ‘한국테크노돔’을 필두로 한 글로벌 5개 연구개발(R&D) 센터, 아시아 최대 규모의 타이어 테스트 트랙 ‘한국테크노링’ 등 첨단 인프라를 활용해 아이온의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기아가 인도 현지에서 글로벌 전략 모델 ‘시로스’의 생산을 시작하며 본격 양산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기아는 16일(현지 시간)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있는 인도 공장에서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로스’ 양산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송호성 기아 사장을 비롯해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로스는 현지 환경에 맞춰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면밀한 시장 분석을 거쳤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시로스는 인도의 좁은 도로 사정을 반영해 전장 4m가 안 되는 작은 몸체를 가지고 있다. 몸집은 작지만 첨단 기술을 적용해 높은 성능을 갖췄다. 시로스는 가솔린과 디젤 엔진 2가지 라인업으로 구성된다. 가솔린 모델은 1.0L급 가솔린 터보를 장착해 최고 출력 120마력, 최대 토크 172Nm의 성능을 뽑아낸다. 1.5L급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116마력에 최대 토크 250Nm를 발휘한다. 뒷좌석 시트에 슬라이딩(좌석을 앞뒤로 움직임) 및 리클라이닝(기울기 조절) 기능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으며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 등 첨단 사양도 탑재했다.시로스는 사전 계약만 1만258대로 판매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다음 달 1일 인도 시장에서 가격을 공개하고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인도 시장 성과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중남미, 아프리카·중동 지역으로 판매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25년형 ‘ID.4’와 첫 쿠페형 전기 SUV ‘ID.5’의 출시를 앞두고 사전 계약을 실시한다고 14일 밝혔다. ID.5는 폭스바겐코리아가 한국 시장에 선보이는 두 번째 순수 전기차다. 전기 SUV의 우아함에 역동적인 쿠페 스타일을 겸비한 것이 특징이다. 휠베이스(차량 앞뒤 바퀴 축 간 거리)가 2765mm에 달해 실내 공간이 여유롭다. 우수한 공기역학성능도 갖췄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34km를 인증받았다. 2025년형 ID.4는 효율적인 드라이브 시스템으로 주행 성능을 대폭 끌어올렸다.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인테리어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대폭 개선했다. 1회 충전으로 424km를 주행할 수 있다. 두 모델은 최고 출력 286마력(PS), 최대 토크 55.6kg·m에 달하는 동력성능을 갖췄다. 2025년형 ID.4는 올해 1분기(1∼3월) 중 고객 인도가 예정됐다. ID.5의 경우 올해 상반기(1∼6월)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2025년은 아우디가 한국 시장에 역사상 가장 많은 신모델을 선보이는 해가 될 것입니다.” 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우디 신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차 출시가 대거 예정된 2025년을 원년으로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판매량 반등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클로티 사장은 “2024년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내실을 다지는 한 해였다면 2025년은 (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하고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 맞춰 총 16개 모델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우디는 한때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3사로 묶이며 전체 수입차 ‘톱3’ 자리를 수성해 왔으나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뒤로는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판매량이 1만 대를 밑돌며 테슬라(2만9750대)에 3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9304대로 집계됐다. 전년도 판매량(1만7868대)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 2위였던 BMW와 벤츠는 각각 7만3754대, 6만6400대를 국내에서 팔았다. 업계에서는 아우디의 부진 원인으로 신차 부재를 꼽는다. 아우디가 대표 모델 A6의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은 것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 이에 아우디는 주력 모델인 A6를 전기차로 새롭게 탈바꿈한 준대형 전기 세단 A6 e트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외에도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6 e트론, 중형 내연기관 세단 A5, 중형 내연기관 SUV Q5 등 신차들을 올해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수입차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전체적인 수요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되며 1억 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고객층 상당수가 제네시스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대한민국 모빌리티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래모빌리티위원회가 출범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1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미래모빌리티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미래모빌리티위원회는 한국 모빌리티 산업이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할 계획이다. 위원장은 민경덕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가 맡았고 김용화 현대자동차 고문 등 전문가 9명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김 고문은 기조연설에서 “한국 산업계가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능동적으로 계획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위원회 출범이 모빌리티 산업의 지속 가능한 혁신을 위한 여정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기조연설 이후 이어진 토론회에는 김창환 현대차 부사장,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최강림 KT텔레캅 기업사업부문장, 차두원 전 소네트 대표 등이 나서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민관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부사장은 “중국은 인적, 물적 자원을 바탕으로 배터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이에 맞서려면 민관협력체제를 통해 차별화된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민 위원장은 “학계, 산업계, 연구계, 정부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비전 실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2025년은 아우디가 한국 시장에 역사상 가장 많은 신모델을 선보이는 해가 될 것입니다.”스티브 클로티 아우디코리아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우디 신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차 출시가 대거 예정된 2025년을 원년으로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판매량 반등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클로티 사장은 “2024년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내실을 다지는 한 해였다면 2025년은 (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하고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전동화 전략에 맞춰 총 16개 모델의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우디는 한때 BMW, 메르세데스벤츠와 함께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3사로 묶이며 전체 수입차 ‘톱3’ 자리를 수성해 왔으나 최근 부진의 늪에 빠진 뒤로는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판매량이 1만 대를 밑돌며 테슬라(2만9750대)에게 3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아우디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9304대로 집계됐다. 전년도 판매량(1만7868대)의 절반 수준이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 2위였던 BMW와 벤츠는 각각 7만3754대, 6만6400대를 국내에서 팔았다. 업계에서는 아우디의 부진 원인으로 신차 부재를 꼽는다. 벤츠와 BMW가 1, 2년 사이에 주력 모델인 중형 세단 E클래스와 5시리즈를 신형으로 들여온 데 반해 이에 경쟁할 라인업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우디가 대표모델 A6의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은 것은 2019년이 마지막이다.이에 아우디는 주력 모델인 A6를 전기차로 새롭게 탈바꿈한 준대형 전기 세단 A6 e트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외에도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6 e트론, 중형 내연기관 세단 A5, 중형 내연기관 SUV Q5 등 신차들을 올해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다.지난해 수입차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고급 차량에 대한 소비가 줄어든 데다 현대차그룹 등 국산차의 약진으로 남은 수요마저 빼앗긴 탓이다. 출고가 8000만 원 이상인 법인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한 제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로 전체적인 수요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되며 1억 원이 넘는 고가 수입차 고객층 상당수가 제네시스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우리나라 대기업에 다니는 정규직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이 처음으로 평균 5000만 원을 넘어섰다. 임금 수준은 일본을 크게 앞섰지만,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2일 발표한 ‘우리나라 대졸 초임 분석 및 한일 대졸 초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평균 5001만 원(초과급여 제외)으로 집계됐다. 임금 총액은 2023년 기준 34세 이하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이 받은 정액 급여에 특별급여(정기상여·변동상여)를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됐다.사업체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컸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64.7%(3238만 원) 수준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는 30∼299인 사업체 3595만 원, 5∼29인 사업체 3070만 원, 5인 미만 사업체 2731만 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기업의 대졸 정규직 초임 평균은 3675만 원이었다. 초과급여를 포함하면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대졸 정규직 초임은 5302만 원으로 5인 미만 사업체 정규직(2750만 원)의 약 두 배에 달했다. 500인 이상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일본 대기업(1000명 이상)을 크게 앞섰다.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5만7568달러로 일본 대기업(3만6466달러)보다 57.9% 높았다. PPP 환율은 해당 통화의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평가한 환율이다. 양국의 규모별 대졸 초임 격차는 10∼99인 상용직 대졸 초임을 100으로 볼 때, 일본 대기업은 114.4였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은 149.3에 달했다. 한국의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자리 미스매치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의 고임금 현상은 높은 대졸 초임에 연공형 임금체계, 노조 프리미엄까지 더해진 결과”라며 “일의 가치와 성과에 따라 합리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임금체계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우리나라 대기업에 다니는 정규직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이 처음으로 평균 5000만 원을 넘어섰다. 임금 수준은 일본을 크게 앞섰지만,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컸다.한국경영자총협회가 12일 발표한 ‘우리나라 대졸 초임 분석 및 한·일 대졸 초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평균 5001만 원(초과급여 제외)으로 집계됐다. 임금 총액은 2023년 기준 34세 이하 정규직 대졸 신입사원이 받은 정액 급여에 특별급여(정기상여·변동상여)를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됐다.사업체 규모에 따른 임금 격차가 컸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300인 이상 사업체의 64.7%(3238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세부적으로는 30~299인 사업체 3595만 원, 5~29인 사업체 3070만 원, 5인 미만 사업체 2731만 원으로 조사됐다. 전체 기업의 대졸 정규직 초임 평균은 3675만 원이었다.초과급여를 포함하면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대졸 정규직 초임은 5302만 원으로 5인 미만 사업체 정규직(2750만 원)의 약 두 배에 달했다.500인 이상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일본 대기업(1000명 이상)을 크게 앞섰다.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5만7568달러로 일본 대기업(3만6466달러)보다 57.9% 높았다. PPP 환율은 해당 통화의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평가한 환율이다. 양국의 규모별 대졸 초임 격차는 10~99인 상용직 대졸 초임을 100으로 볼 때, 일본 대기업은 114.4였지만, 우리나라 대기업은 149.3에 달했다. 한국의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본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보고서는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일자리 미스매치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우리 대기업의 고임금 현상은 높은 대졸 초임에 연공형 임금체계, 노조 프리미엄까지 더해진 결과”라며 “일의 가치와 성과에 따라 합리적 보상이 이뤄질 수 있는 임금체계로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를 결정한 건 대내외 경제 악재에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로 거친 파고를 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인 전기차 등 전동화 제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침체된 내수 시장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6일 신년회에서 현 상황을 ‘퍼펙트스톰’으로 진단하며 위기에 맞서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의 결정은 극심한 내수 침체 상황에서 ‘토종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다른 대기업들의 투자 결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 상황이 빨리 해소되지 않으면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투자액 절반, 연구개발에 쏟는다 9일 현대차그룹이 밝힌 올해 국내 투자 계획을 보면 대내외 변수에 대한 경영 전략과 그룹의 지향점을 파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연구개발(R&D) 분야가 전체 투자의 절반에 가까운 47.3%(11조5000억 원)를 차지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1조 원 넘는 R&D 투자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전기차 등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수소제품,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미래의 핵심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신모델 개발을 확대해 2030년까지 현대차는 21개, 기아는 15개 전기차 제품군을 갖춰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투자 및 제품군 확대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기업의 공세에 대응하는 포석이기도 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비야디(BYD) 코리아가 16일 국내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고, 또 다른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 역시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체 국내 투자 금액 중 16조3000억 원을 완성차에, 나머지 8조 원을 철강, 건설, 부품, 금융 등에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국내 투자는 경제 활성화와 연관 산업의 고도화 촉진으로 전후방 산업의 동반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국내 투자는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리스크가 산재한 상황에서 토종 기업으로서 국내 시장의 입지를 견고히 다져 나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 정국 불안에 나머지 기업 투자는 안갯속 다만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의 투자 계획은 안갯속이다. 탄핵 정국 속에 내수 시장과 수출 전망 등이 밝지 않은 데다 정권 향방에 따라 경제정책이 급격히 바뀔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12월 26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022년 4월 이후 2년 10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인 이달 BSI 전망치는 84.6을 기록해 전월보다 12.7포인트 떨어져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한국경제인협회가 계엄 사태 전인 지난해 12월 3일 발표한 ‘주요 대기업 투자계획’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전체의 12.8%에 불과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용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분석팀장은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면 경제 활성화 법안이 통과되기 위한 여야 타협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결국 탄핵 정국이 해소되어야 기업 투자도 전반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현대자동차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자동차 판매를 개시한다. 온라인 판매의 이점을 살려 미 현지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기업 경쟁력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현지 시간)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아마존 오토스에서 자동차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2023년 11월 로스앤젤레스(LA) 오토쇼에서 아마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온라인 판매 계획을 밝힌 지 1년여 만이다. 현대차는 현재 아마존 오토스 코너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브랜드다. 온라인 판매는 딜러를 통해 자동차를 판매할 수 있는 미국 현지 법규에 맞춰 진행된다. 딜러들이 아마존 오토스에 차량을 등록하면 소비자가 이를 보고 차량 모델, 트림, 색상, 기능 등을 선택해 구매하는 형태다. 소비자들은 아마존 오토스에서 차량을 선택하고 금융 서비스를 받아 결제한 뒤 원하는 딜러 매장에서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이 같은 판매는 현대차 미국 판매량의 71%를 차지하는 보스턴, 시카고 등 미국 54개 지역에서 이뤄진다. 온라인 자동차 판매는 제조사와 딜러사의 고정비용 부담을 줄여준다. 인건비와 매장 운영비 등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 지역 확대에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에 현대차는 2022년 일본 시장에 재진출할 당시에도 온라인 직접 판매 방식을 채택한 바 있다. 영국, 인도에서도 이미 일부 모델에 대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경차 캐스퍼를 온라인으로 직영 판매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이점이 존재한다. 구매 과정이 빠르고 간편할 뿐만 아니라 투명한 가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과거 미국에서는 흥정이 빈번해 딜러마다 차량 가격이 크게 차이 나는 문제가 있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최고경영자(CEO)는 아마존 오토스 판매를 개시한 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딜러가 재고량을 파악하기 쉬워지고 고객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자동차 소매업의 미래를, 자동차 마케팅과 구매 방식을 재정의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아마존의 협업은 글로벌 동맹 전선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지난해 9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수소차 기술 관련 협업을 발표하며 도요타와 BMW의 동맹에 맞불을 놓은 것이 대표적이다. 구글 웨이모와도 로보택시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술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이 같은 현대차의 합종연횡은 글로벌 경쟁 격화에 대응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최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이 서로 협력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합종연횡은 이미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미니(MINI)코리아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MINI 웰컴 투 프리미엄 스마일 운용리스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자사의 운용리스 상품을 이용하면 월 납입금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MINI 스마일 운용리스는 신차를 구매할 때 초기 부담을 줄여주는 잔가 보장형 리스 상품이다. 중고차 가치를 일정 수준 보장해 주고, 계약 기간 동안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 월 납입금을 지불하는 형태다. 계약이 만기될 경우 차량을 반납하거나 잔존 가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인수하면 된다. 운용리스 상품을 다시 신청할 수도 있다. 프로모션 기간 동안 해당 상품을 통해 차량을 구매할 경우 모델에 따라 4개월 동안 최대 160만 원의 월 납입료를 지원한다. 선납금 비율과 월 납입금 지원 금액은 모델마다 다르며 자세한 내용은 가까운 MINI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로 문의하면 된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코오롱스페이스웍스는 자체 개발한 54L 수소 연료탱크가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 ECE)의 R134 인증을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 R134 인증은 ECE가 제정한 고압 용기 제품에 대한 판매 자격을 뜻한다. 충돌 시 탱크의 폭발 방지 등 안전성 평가를 통과해야 부여받을 수 있다. 특히 제조 과정 전 분야의 밸류체인을 내재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수소탱크의 내부를 지지하는 용기인 ‘플라스틱 라이너’를 그룹 계열사인 코오롱ENP가 개발한 소재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전까지는 주로 일본 제품을 사용해 왔다. 안상현 코오롱스페이스웍스 대표는 “코오롱스페이스웍스의 모빌리티 수소 저장 솔루션이 세계적으로 기술력과 제품 신뢰성을 인정받았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전반적인 모빌리티 수소 저장 분야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테슬라가 지난해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차를 제치고 2위 자리를 탈환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테슬라는 2017년 한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 2만 대를 넘겼다.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테슬라 전기 승용차는 국내에 2만9754대가 신규 등록되며 판매 순위 2위에 올랐다. 전년(1만6461대)보다 81% 늘어난 수치다. 이중 모델Y가 1만8718대 팔렸다. 1위는 3만5785대를 기록한 기아로 2년째 1위를 유지했다. 3위는 69대 차이로 테슬라에 밀린 현대차(2만9685대)였다.테슬라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유일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2020년 전기 승용차 신규등록 1위를 차지한 뒤로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의 EV5에 밀려 쭉 3위를 유지해 왔다.다만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차 브랜드 전기차들은 모두 판매 부진을 겪었다. 특히 2023년 9184대를 팔아 테슬라에 이어 4위에 올랐던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화재 여파로 신규 등록 대수가 절반 넘게 줄며 저조한 성적을 냈다. 벤츠는 지난해 4507대가 등록되며 6위까지 밀려났다.한편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 방향이 국산 브랜드에 유리하게 정해지며 수입차 브랜드들은 올해도 전망이 어둡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주력 제품인 니켈·코발트·망간(NCM) 제품을 장착한 국산 전기차에 더 많은 보조금이 편성됐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5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수입차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주로 탑재하고 있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쏘렌토가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연간 최다 판매 차량은 통상 세단 차량이었다. SUV가 기존 장점인 실용성과 안전성 외에 최근 승차감까지 개선되면서 SUV 판매량 증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6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국산 차량 신차 등록 1위 모델은 기아의 중형 SUV 쏘렌토로 총 9만5040대였다. 전년(8만4410대)보다 12.6% 늘어난 수치다. 2위 카니발(8만2309대), 3위 싼타페(7만8609대), 4위 스포티지(7만2980대)가 뒤를 이었다. 2023년 11만4298대로 1위를 차지했던 그랜저는 지난해 판매량이 7만2730대로 36.4% 줄면서 5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 5종 가운데 4종이 레저용차량(RV)을 포함한 SUV였다.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 등 세단 중심이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 흐름이 확연히 SUV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 한국지엠,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는 부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내수 총판매량은 135만8842대로 전년(145만2051대)보다 6.4% 줄었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
HL그룹은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HL만도와 HL클레무브가 공동 참가한다고 6일 밝혔다. 양 사는 ‘실현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부스를 꾸리고 올해 CES 혁신상 수상작인 HL만도의 ‘해치’, HL클레무브의 ‘비틀 플러스’ ‘애그리실드’를 전시한다. 해치는 전기 스파크를 감지해 화재를 예방하는 솔루션으로 전기차 충전소와 데이터센터 등에서 초기에 화재를 잡아 낼 수 있다. 휴대용 레이더인 비틀 플러스는 전후방 장애물을 감지하고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위치와 위험도를 알려준다. 애그리실드는 비전 인공지능(AI)을 적용해 고라니 등 야생동물과 인간을 구별할 수 있는 야생동물 퇴치기다.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