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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프로농구 올스타전까지만 해도 LG 유기상(23)은 조연이었다. 당시 유기상은 신인으로 유일하게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것으로 화제가 됐다. 하지만 2년 차인 올해 그는 리그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됐다. 올스타 팬·선수단 투표에서 최근 5년간 올스타전 1, 2위를 양분했던 허웅(KCC)-허훈(KT) 형제, 리그 정상급 가드 이정현(소노) 등을 모두 제치고 1위를 했다.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유기상은 “올스타 투표 결과가 나오고 (1위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투표가 한창일 때 저희가 연패 중이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직도 저희가 6강 안정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좋은 기세를 유지해서 빨리 안정권에 접어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직전 시즌까지 2년 연속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연달아 실패한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구성을 크게 흔들었다. 기존 국내 주축 선수였던 이관희-이재도를 DB 두경민, 소노 전성현과 트레이드했다. LG는 올 시즌을 3연승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8연패에 빠지며 한때 9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LG는 29일 DB전까지 거짓말처럼 8연승으로 반등하며 30일 현재 공동 4위로 뛰어올랐다. 유기상은 DB전에서 3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는 등 15득점 하며 94-60 대승을 이끌었다. 1년 만에 주연으로 발돋움한 소감을 묻자 유기상은 “팀에서 오래 뛰던 형들이 올 시즌을 앞두고 (다른 팀으로) 많이 떠나면서 원년 팬들이 저를 많이 예뻐해 주신 것 같다”며 “작년에 ‘와, 올스타전도 나갈 수 있구나’ 했는데 이렇게 많은 득표수로 1위를 하게 됐다. 보답하려면 제가 한 발이라도 더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시즌 한 경기 평균 23분 34초를 뛰던 유기상은 올 시즌 평균 29분 25초를 뛰고 있다. 다만 늘어난 인기와 출전 시간만큼 끈질긴 상대 견제도 견뎌야 한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신인 최다 3점슛(95개) 기록을 세우며 신인왕에 올랐던 유기상은 3점슛 평균 성공 개수가 지난 시즌 1.8개에서 올 시즌 2.0개로 늘었다. 리그 공동 6위. 다만 3점슛 성공률은 지난 시즌 42.4%에서 34.8%로 떨어졌다. ‘루키’ 유기상에게 왔던 오픈 3점 기회는 ‘2년 차’ 유기상에게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유기상은 “작년에는 (상대 수비가) 절 놔두고 다른 선수에게 도움 수비를 가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저를) 아예 3점 라인 밖에 나오지도 못하게 한다. 그래서 늘 한두 발을 더 뛰어야 한다”고 했다. 유기상은 “운동선수는 편하면 안 된다”며 “지금 당장은 지표가 안 좋고 힘들지언정 적응되면 농구 보는 시야가 넓어지지 않을까. 그래도 1년 차 때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런 견제도 받아볼 수 있는 거다. 이겨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제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깨야 할 하나의 퀘스트(롤플레잉 게임에서 주인공에게 주어진 일종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유기상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를 강조하는 조상현 LG 감독으로부터 인정받는 수비수이기도 하다. 유기상은 “감독님이 늘 (수비하는 선수를) ‘끝까지 따라가라’고 하신다. 저도 공격에 실패하면 ‘내가 못 넣어? 그러면 너도 못 넣어’ 라고 생각한다. 수비는 기술적인 면보다 한 발짝 더 따라가겠다는 의지의 차이라고 본다”고 했다. LG는 새해 첫날 1위 SK를 상대로 9연승에 도전한다. 유기상은 “8연패를 하고 8연승을 했으니 이제 원점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각오를 다졌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지난해 프로농구 올스타전까지만 해도 LG 유기상은 그저 조연이었다. 당시 유기상은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올스타전 무대를 밟은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2년 차인 올해 그는 리그 정상급 가드인 이정현(소노)을 비롯해 최근 5년간 올스타전 1, 2위를 양분했던 허웅(KCC)-허훈(KT) 형제를 제치고 올스타 1위에 올랐다. 유기상은 이번 올스타 팬 투표 총 158만7999표 중 8만987표를, 선수단 투표에서도 185표 중 55표를 받아 팬·선수단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유기상은 “사실 올스타 투표 결과가 나오고 (1위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투표가 한창일 때 저희가 연패 중이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아직도 저희가 6강 안정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좋은 기세를 유지해서 빨리 안정권에 접어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직전 시즌까지 2년 연속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치고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모두 실패한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기존 국내 주축 선수였던 이관희-이재도를 DB 두경민, 소노 전성현과 모두 트레이드했다. 선수 구성을 크게 흔든 모험이었다. LG는 올 시즌을 3연승으로 시작했으나 이후 8연패에 빠지며 한때 9위까지 추락하며 휘청였다. 하지만 LG는 29일 DB전까지 8연승을 달리며 30일 현재 공동 4위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유기상은 3쿼터에만 3점 슛 3개를 성공시키며 15득점으로 94-60 대승을 이끌었다.1년 만에 팀은 물론 리그에서도 주연으로 발돋움한 소감을 묻자 유기상은 “팀에서 오래 뛰던 형들이 올 시즌을 앞두고 (다른 팀으로) 많이 떠나면서 원년 팬분들이 저를 많이 예뻐해 주신 것 같다”며 “작년에 올스타전에 처음 나가서 ‘와, 올스타전도 나갈 수 있구나’ 했는데 이렇게 많은 득표수로 1위를 하게 돼 감사하다. 팬분들이 일일이 접속해 투표해 주신 것 아닌가. 보답하려면 제가 한 발 더 열심히 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지난 시즌 평균 23분34초를 뛰던 유기상은 올 시즌 평균 29분25초 뛰고 있다. 다만 늘어난 인기와 출전 시간만큼 늘어난 상대 팀의 견제도 견뎌야 한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신인 최다 3점 슛(95개) 기록을 세웠던 유기상은 3점 슛 평균 성공 개수가 지난 시즌 1.8개에서 올 시즌 2.0개로 늘어나 리그 공동 6위다. 다만 3점 슛 성공률은 지난 시즌(42.4%)에 비해 줄어든 34.8%다.‘루키’ 유기상에게 왔던 오픈 3점 찬스는 ‘2년 차’ 유기상에게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 유기상은 “작년에는 (상대 수비가) 절 놔두고 다른 (동료)선수에게 도움 수비도 많이 갔는데 요즘은 (저를) 아예 3점 라인 밖에 나오지도 못하게 한다. 그래서 늘 한두발을 더 뛰어야 한다. 슛 연습도 강해진 (상대) 수비를 생각하면서 한다”고 했다. 만만치 않은 프로의 ‘쓴맛’이 어떠냐 묻자 유기상은 “운동선수는 편하면 안 된다”며 “지금 당장은 지표가 안 좋고 힘들지언정 적응되면 농구 보는 시선이 넓어지지 않을까. 그래도 1년 차 때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런 견제도 받아볼 수 있는 거다. 이겨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제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깨야 할 하나의 퀘스트(롤플레잉 게임에서 주인공에게 주어진 일종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이겨낼) 방법을 찾으려고 더 노력 중”이라고 했다.유기상은 이번 연승 기간 중 3경기 연속 한 자릿수 득점으로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기상은 “한 자릿수 득점은 언제든 또 나올 수 있다. 저에게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다른 쪽으로 팀에 이바지할 방법을 찾고 있다. 수비수 두 명씩 달고 터프 슛을 쏘는 연습도 하지만 저에게 더블팀 수비가 올 때 패스로 동료가 득점하는 매력이 또 있더라. 제 공격만 무리하게 하기보다 팀원을 살려줄 땐 살려주는 영리한 농구를 해야 한다”며 “지금 찾았다고 생각하는 방법도 또 경기를 치르다 보면 상대방이 파악해 또 막힐 수 있다. 계속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유기상은 공격뿐 아니라 수비를 강조하는 조상현 LG 감독에게서도 인정받는 수비수이기도 하다. 유기상은 상대 팀이 스크린 플레이를 할 때에도 자신이 담당한 선수를 이를 악물고 쫓아가 상대에게 빈틈을 허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 유기상은 “감독님이 늘 (수비하는 선수를) ‘끝까지 따라가라’고 말씀하신다. 저도 상대 견제가 심해 공격에 실패하면 ‘내가 못 넣어? 그러면 너도 못 넣어’ 이렇게 붙어보자는 생각이다. 수비는 기술적인 면보다 한 발짝 더 따라가겠다는 의지의 차이라고 본다. 좀 더 악착같이 하려고 한다”고 했다.LG는 새해 첫날 안방에서 1위 SK를 상대로 연승 이어가기에 도전한다. 유기상은 “8연패를 하고 8연승을 했으니 이제 원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3라운드밖에 안 됐다. 안심하기는 이르다. 지금부터 다시 8연승을 한다면 그때는 좀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페데리카 브리뇨네(이탈리아·사진)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알파인스키 월드컵 여자부 최고령 우승 기록을 또 한 번 경신했다. 브리뇨네는 34세 5개월 14일이던 28일 오스트리아 젬머링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 정상을 차지했다. 1, 2차 레이스 합계 2분3초14를 기록하며 2위 사라 헥토르(32·스웨덴)를 0.57초 차로 제쳤다. 브리뇨네는 이번 시즌 첫 월드컵이던 10월 솔덴 대회 대회전 우승으로 이미 최고령 우승 기록 보유자로 이름을 올린 상태였다. 이전까지는 엘리자베트 괴르글(43·오스트리아·은퇴)이 2014년 12월 발디제르 월드컵 대회전에서 세운 33세 9개월 24일이 기록이었다. 브리뇨네가 10년 만에 기록을 갈아 치운 것. 그리고 약 두 달 만에 이 기록을 ‘셀프 경신’했다. 브리뇨네는 “내 기록을 또 새로 쓰고 싶다. 매년 나를 더 높은 곳으로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뇨네가 월드컵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통산 29번째인데 이 중 14번을 30대에 거뒀다. 지난 시즌 알파인스키 여자부 종합, 대회전 랭킹 모두 라라 구트베라미(33·스위스)에 이은 2위였던 브리뇨네는 이날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100점을 추가해 종합(319점), 대회전(200점) 랭킹에서 모두 1위로 올라섰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단장(56)이 30년 몸담았던 NH농협은행을 떠난다. 장 단장은 26일 서울 중구 LW 컨벤션 센터에서 퇴임식을 했다. 이날 은퇴식에는 NH농협은행 홍보부 직원, 스포츠단 직원과 선수들이 함께 했다. 무대에 오른 장 단장은 “모든 직원, 멀리서 와준 선수들, 자주 보는 얼굴이고 또 제자들이지만 은퇴한다고 모두 와줘서 고맙다. 이렇게 NH농협은행을 떠나지만 농협은 잊을 수 없는 고마운 직장”이라며 “우리 소프트테니스, 테니스 선수들은 앞으로 더 잘할 거다. 우리가 후원하는 골프 선수들 메이저 대회 우승, 당구팀 리그 우승을 못 본 게 아쉽다”며 눈물을 훔쳤다.소프트테니스 선수 출신인 장 단장은 198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단체전 금메달, 1991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복식 금메달 2관왕, 1995년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 등으로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다. 소프트테니스 종목에서 체육 연금과 훈장을 처음 받은 선수가 장 단장이다. 2004년에는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도 받았다. 장 단장은 1994년 농협 소프트테니스팀 코치로 입사하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장 단장은 지도자로서도 국제대회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가 대표팀 감독을 맡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소프트테니스는 7개 전 종목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2017년 NH농협은행에서 스포츠단을 창단하면서 스포츠 행정에 뛰어든 장 단장은 2021년부터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전무이사, 2022년부터는 스포츠단 단장을 맡아왔다. NH농협은행 스포츠단은 1959년 창단한 여자소프트테니스팀 모태로 1974년 여자테니스팀, 2020년 프로당구팀을 창단했고 2021년부터는 프로골퍼 등 선수 후원사업으로도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그중에도 소프트테니스팀은 NH농협은행 스포츠단을 ‘라켓 명가’로 이끈 원동력이다. 장 단장이 팀을 이끈 23년 동안 NH농협은행은 여자 실업팀 최초로 전국체전 11연패, 동아일보기 8연패 등 각종 대회 최다 우승을 작성하며 최고 자리를 지켰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탁구 간판 ‘삐약이’ 신유빈(20·사진)이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최연소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신유빈의 소속사 매니지먼트GNS는 신유빈이 20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 1억 원을 기부했다고 24일 밝혔다. 공동모금회에 1억 원 이상 기부하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다. 프로 선수 가운데는 최혜진(25·골프)이 19세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적이 있다. 14세 때 한국 탁구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신유빈은 2020년 고교에 진학하는 대신 실업팀 대한항공에 입단하면서 받은 첫 월급으로 아동복지시설에 운동화를 선물한 걸 시작으로 기부 활동을 이어왔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 두 개(혼합복식, 여자단체전)를 딴 신유빈은 올림픽 후 광고 모델료로 받은 1억 원을 한국초등학교탁구연맹에 기부하기도 했다. 신유빈은 사랑의열매 기부금 전달식에서 “우리 모두의 일상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작지만 따듯한 온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WKBL)의 최고 히트상품 홍유순(19·신한은행)은 팬들에게 ‘갑자기 툭 튀어나온’ 존재라 할 수 있다. 이번 시즌 신인인 홍유순은 최근 네 경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 득점,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러면서 고교 시절부터 ‘국보센터’라 불린 박지수(26·갈라타사라이)가 2016∼2017시즌 세운 신인 최다 연속 경기 ‘더블더블’ 기록(3경기)을 갈아치웠다. 재일교포인 홍유순은 4개월 전만 해도 팬들 앞에서 농구를 해본 적이 없던 선수였다. WKBL에 오기 전까지 오사카산업대 소속으로 일본 대학 리그에서 뛰었을 뿐 프로 경험은 없었기 때문이다. 홍유순이 뛰던 체육관 관중석에는 부모님, 친구의 부모님 등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들뿐이었다. 그러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신한은행이 홍유순에게 한국행을 제안하면서 그의 ‘코리안 드림’이 시작됐다. 드래프트 참가자 가운데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 뒤 “신인왕과 국가대표가 목표”라고 말했던 홍유순은 연속 경기 더블더블 기록으로 신인왕은 사실상 확정한 분위기다. 올스타 휴식기인 23일 경기 용인시 신한은행 블루캠퍼스 훈련장에서 만난 홍유순은 “시즌 초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뛰는 것도 실감이 안 났는데 요즘 경기도 많이 뛰고 주목도 받으면서 ‘내가 한국 WKBL 선수구나’를 좀 실감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최근 출전 시간이 늘면서 경기 감각이 올라왔는데 올스타 휴식기 때 쉬면 감각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1일까지만 해도 시즌 전적 2승 9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었지만 홍유순이 연속 경기 더블더블을 기록한 최근 네 경기에서는 3승 1패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홍유순은 최근 다섯 경기는 전부 35분 이상 뛰었다. 특히 9일 BNK전 때는 1초도 쉬지 않고 40분을 모두 뛰었다. 홍유순은 “일본에서는 웬만하면 교체 없이 40분 내내 뛰었다. 체력은 자신 있다”며 “앞으로도 40분 다 뛸 자신이 있다”고 했다. 홍유순은 중학생이던 2017년 WKBL 신인드래프트 현장을 찾은 적이 있다. 홍유순은 “당시 일본에서 농구 에이전시를 하던 재일교포 한 분이 ‘WKBL에도 재일교포 선수가 있다. 여러분도 도전할 수 있다’면서 데려와주셨다. 그때 WKBL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했다. 당시 드래프트 때 황미우(33)가 전체 5순위로 삼성생명의 지명을 받으면서 WKBL 제1호 재일교포 선수가 됐다. 2020∼2021시즌까지 선수로 뛰었던 황미우는 현재 신한은행에서 통역 담당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한국말이 서툰 홍유순의 인터뷰 통역도 황 매니저가 맡는다. 홍유순은 “그때는 내가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을 줄 생각도 못했다. 그때 본 (황미우) 언니와 이렇게 한 팀에서 다시 만난 게 기적 같다”고 했다. 홍유순은 한국행 목적 가운데 하나인 ‘국가대표’도 지난해 살짝 체험했다. 일본에서 주로 3 대 3 농구 선수로 뛰었던 홍유순은 지난해 국제농구연맹(FIBA) 3 대 3 아시안컵 출전을 준비하던 한국 대표 선수들의 훈련 파트너로 진천선수촌에서 2주 동안 땀을 흘렸다. 홍유순은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한국에서 선수로 뛸 수 있을 줄 몰랐다. 진짜 국가대표가 돼 진천에 다시 가게 된다면 감회가 정말 새로울 것 같다”고 했다. 일본 여자프로농구 올스타팀을 초청해 한일전 형식으로 22일 올스타전을 치른 WKBL은 새해부터 시즌 일정을 이어간다. 홍유순은 다음 달 2일 하나은행전을 통해 5경기 연속 더블더블에 도전한다.용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WKBL)의 최고 히트상품 홍유순(19)은 농구 팬들에게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같은 존재다. 홍유순은 이번 시즌 데뷔해 16일 우리은행전까지 선발 출장한 경기가 6경기뿐이다. 그런데 이런 선수가 최근 4경기에서 연속해 두 자릿수 득점, 두 자릿수 리바운드를 하는 ‘더블더블’을 기록하고 있다.고교 시절부터 ‘국보센터’라 불린 박지수(26·갈라타사라이)가 2016~2017시즌 세웠던 신인 최다 연속 더블더블 기록(3경기)도 갈아치웠다. WKBL이 단일리그로 치른 2007시즌 이래 신인이 4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기록한 건 홍유순이 최초다.불과 4개월 전까지만 해도 홍유순은 팬들 앞에서 농구를 해본 적이 없던 선수다. 재일교포인 홍유순은 일본에서 나고 자랐다. 다만 한국 국적으로 재일 조선학교에 다니며 농구를 처음 배웠다. 이후 오사카산업대에서 대학리그 선수로 뛰었지만 프로 경험은 없었다. 홍유순이 뛰던 코트 관중석에는 늘 부모님, 친구의 부모님 등 한 다리만 건너면 아는 사람들뿐이었다. 하지만 신인선수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은 신한은행이 한국 국적인 홍유순에게 한국행을 제안하면서 그의 ‘코리안드림’이 시작됐다. 8월 2024~2025시즌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신한은행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올스타 휴식기인 23일 용인 신한은행 블루캠퍼스 훈련장에서 만난 홍유순은 “초반에는 한국에서 농구하는 것 자체도 실감이 안 났는데 요즘에는 경기도 많이 뛰고 주목도 받으면서 ‘ 내가 한국 WKBL 선수구나’를 좀 실감하고 있다. 올스타전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며 웃었다.신한은행은 이달 1일까지 2승9패로 최하위까지 쳐졌지만 홍유순이 연속 더블더블로 활약한 최근 4경기에서는 3승1패를 거두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휴식기 이전까지 매 경기 밥 먹듯 ‘더블더블’한 홍유순이 이 기록을 몇 경기까지 늘려갈 수 있을지는 이제 리그 전체의 관심사가 됐다.하지만 홍유순은 연속 기록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보다 당장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게 더 걱정이라고 했다. 홍유순은 “최근 출전 시간이 늘면서 경기 감각이 올라왔는데 올스타 휴식기 때 쉬면서 감각이 떨어질까 봐요”라고 했다.홍유순은 최근 5경기는 모두 35분 이상 뛰었다. 특히 9일 BNK전 때는 데뷔 후 처음으로 1초도 쉬지 않고 40분을 모두 뛰었다. 데뷔 초 9경기 동안은 평균 13분 남짓 뛰었던 선수에게는 벅찰 수도 있을 터. 하지만 홍유순은 “일본에서는 선발 출장하면 웬만하면 교체 없이 40분 내내 뛰었다. 중, 고등학교 때부터 쭉 그랬다. 체력은 자신 있다. 힘들진 않다”며 “앞으로도 40분 뛸 자신이 있다”고 했다.드래프트 때부터 “신인왕과 국가대표가 목표”라고 당차게 밝혔던 홍유순은 신인왕은 사실상 확정한 분위기다. 홍유순은 “처음 왔을 때는 같은 포지션에 언니들이 많아서 조금은 (언니들에게) 기댄 부분이 있었다. 또 몸싸움도 강했고 (일본에서 뛰던 대학리그보다) 높이도 있어서 내가 가진 걸 제대로 다 못 보여줬다. 그런데 언니들이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면서 내 출전 시간이 늘었다. 팀이 승리도 적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해보자’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뛰었다.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면서 제 기록도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국내 팬들에게는 ‘갑툭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홍유순은 중학생이었던 2017년 WKBL 신인드래프트장을 찾은 적이 있다. 홍유순은 “당시 일본에서 농구 에이전시를 하시던 재일교포분이 데려와 주셨다. ‘WKBL에도 재일교포 선수가 있다. 여러분도 도전할 수 있다’고 하셔서 WKBL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고 했다. 홍유순이 당시 드래프트장 먼발치에서 보고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었던 재일교포 선수는 지금 소속팀 신한은행에서 일본 선수 통역을 맡고 있는 황미우 매니저(33)다. 황 매니저는 2017~2018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삼성생명에 1라운드 5순위로 지명돼 WKBL에 진출한 첫 재일교포 선수가 됐다. 황 매니저는 현재 팀의 일본인 선수 타니무라 리카의 통역을 전담한다. 기본적인 한국어는 할 줄 아는 홍유순은 평소 통역 없이 훈련을 소화하지만 모르는 게 있으면 늘 황 매니저에게 도움을 청한다. 홍유순은 “당시만 해도 내가 프로 선수가 될 수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그때 본 언니와 이렇게 한 팀에서 다시 만난 게 정말 기적 같다”고 했다.홍유순은 또 다른 목표 중 하나인 ‘한국 국가대표’도 지난해 살짝 체험해 봤다. 지난해 일본에서 재일교포 선수들과 3 대 3 팀으로 트리플잼 대회를 준비했는데 국제농구연맹(FIBA) 3 대 3 아시안컵 출전을 준비하던 한국 대표 선수들의 훈련 파트너로 진천 선수촌에서 함께 훈련했기 때문이다. 홍유순은 “선수촌 웨이트장이 정말 커서 놀랐다. 2주 정도 지냈는데 밥도 너무 맛있고 너무 좋았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한국에서 선수로 뛸 수 있을 줄 몰랐다. 다시 한국 농구 국가대표로 진천에 가게 되면 감회가 정말 새로울 것 같다”고 했다.WKBL은 올스타 휴식기 이후 새해부터 리그를 재개한다. 홍유순은 “휴식기 이후에도 잘하던 걸 그대로 이어갔으면 한다”고 했다. 다른 말로 하면 더블더블 연속 기록을 늘려가겠다는 얘기다. 인터뷰를 하던 이날에는 12일 뇌종양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이 수술 후 처음 훈련장을 찾았다. 수술 이후 홍유순의 활약을 흐뭇하게 지켜봤던 구 감독은 “정말 히트상품 아니냐(웃음). 저희가 1순위 추첨권을 얻고 재일교포 선수 후보군을 놓고 볼 때부터 유순이는 독보적이었다. 정말 빠르고 특히 체력이 타고났다”며 “아이돌로 비유하자면 ‘확신의 센터상’이다. 코치진의 이번 시즌 프로젝트가 ‘유순이 신인왕’이었다. 제 수술도 잘 된 만큼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에일린 구(중국명 구아이링·21)가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프리스타일 스키에서 통산 17번째 우승하며 새 역사를 썼다. 구는 22일 미국 카퍼마운틴에서 열린 FIS 월드컵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에서 1차 시기 90.50점을 받아 조 앳킨(영국·21·89.75점), 캐시 샤프(캐나다·32·89점)을 제치고 우승했다. FIS 월드컵 개인 통산 17번째 우승은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중 최다 우승 기록이다. 프리스타일 종목 중 하프파이프(반원통형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며 공중 연기를 선보이는 종목)가 주종목인 구는 이날 경기 전까지 슬로프스타일(키커, 레일 등 다양한 이용해 연기하는 종목)과 빅에어(큰 점프대에서 한 차례 고난도 묘기를 선보이는 종목)를 겸업하는 테르 르뒈(23·프랑스)와 통산 우승이 16회로 같았다.이날 우승으로 올 시즌 출전한 세 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구는 최근 출전한 하프파이프 월드컵 14경기 중 지난해 2월 맘모스 월드컵(2위)을 빼고 나머지 13번을 모두 우승하며 14개 대회 연속 포디움에 오르고 있다. 구는 이날도 1차 시기부터 이미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3차 시기 때 ‘빅토리 랩’(우승이 확정된 후 하는 연기)을 펼쳤다. 이날 구는 3차 시기 때 540도 앨리웁 점프를 시도하다 얼굴부터 크게 넘어지긴 했지만 큰 부상 없이 시상식에서 통산 최다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경기 후 구는 “(점프 후) 착지할 때 몸이 앞쪽으로 너무 기울어졌다. 좀 아프긴 하지만 괜찮다. 물론 (3차 시기 때 넘어져서) 아주 이상적인 상황이라고 할 순 없지만 통산 17번째 우승, 하프파이프 14연속 포디움 기록을 세우게 돼 너무 기쁘다. 기록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더 열심히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주앙 폰세카(18·브라질·145위)가 넥스트 젠 남자프로테니스(ATP) 파이널스 단식 정상에 올랐다. 폰세카는 23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러너 티엔(19·미국·122위)에게 3-1(2-4, 4-3, 4-0, 4-2) 역전승을 거뒀다.남자프로테니스 넥스트 젠 파이널스는 만 20세 이하 선수 중 시즌 상위 랭커 8명만 나설 수 있는 ‘차세대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2017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에서 10대가 우승한 건 2019년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23·1위), 2021년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21·3위) 이후 폰세카가 세 번째다. 지난해까지 ATP 투어보다 한 단계 낮은 챌린저 대회에만 출전했던 폰세카는 올 시즌 ATP 투어 데뷔전이었던 2월 리우데자네이루 ATP 500 대회부터 8강에 진출했다. 이어 7월 렉싱턴 챌린저 대회에서는 프로 데뷔 후 첫 우승도 맛봤다. 올 시즌 시작 때 ATP 랭킹이 700위 바깥이었던 폰세카는 145위로 ATP 투어 데뷔 시즌을 마무리했다. 신네르와 알카라스 모두 넥스트 젠 우승 이후 메이저 대회 우승과 세계랭킹 1위를 이뤄내며 세계적인 선수로 발돋움했다. 반면 폰세카는 아직 렉싱턴 챌린저대회 우승이 유일한 우승이다. 폰세카는 신네르와 알카라스와 같은 기록으로 한 데 묶이게 된 것에 대해 “좋은 부담감”이라며 “넥스트 젠 우승은 내가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신네르와 알카라스처럼, 나아가 이들보다 더 잘할 수 있길 바란다. 언젠가 그 선수들과 메이저대회에서 경기하는 날을 고대한다”고 했다.이날 결승에서 1세트를 먼저 내준 폰세카는 2세트도 세트포인트까지 밀렸지만 역전에 성공했다. 폰세카는 “잘 안 풀릴 때 코치와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평소에 상위 랭커 선수들과 큰 경기장에서 경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런 데서 오는 압박감을 즐긴다. 특히나 투어 무대는 용감한 샷을 쳐내야만 하는 곳이다. 그런 점에서 많은 성장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폰세카는 “올해를 시작할 때는 이런 결과가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세계 50위, 20위권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특히 정신력이 많이 좋아졌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다만 여전히 이루고픈 게 더 많다. 내 꿈은 세계 1위”라며 “물론 지금은 일단 넥스트 젠에서 우승한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겠다”는 소감을 전했다.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인 폰세카는 집에서 10분 거리에 리우 오픈이 열리는 테니스 경기장이 있었다. 그 덕에 2014년 리우오픈 때 라파엘 나달(스페인·38·은퇴)가 리우오픈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맨 앞 좌석에서 봤다. 당시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폰세카는 이날 우승 후 여유롭게 나달과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테니스협회 앰버서더인 나달은 이날 결승전을 직접 찾아 경기를 관람했기 때문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신인에게 기회를 많이 주시려는 것 같으니 더 열심히 해서 그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다.” 프로야구 키움은 올해 창단(2008년) 이후 처음으로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받았다. 모기업이 따로 없어 선수 육성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키움은 그 카드를 덕수고 왼손 투수 정현우(18)에게 썼다. 키움은 또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를 투수 1명, 야수 2명으로 구성했다. 외국인 선수 3인 체제에서 외국인 투수 1명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프로야구팀은 키움이 최초다. 구단이 ‘팀 전력 절반’이라는 외국인 투수 한 자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성장을 기대하는 유망주가 정현우인 셈이다. 키움 퓨처스리그(2군) 안방구장인 경기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최근 만난 정현우는 “기대와 설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며 “아직 144경기를 다 뛰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자신감은 있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아직 안 해봐서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한 정현우는 “늘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평소 전력 분석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데이터가 쌓여야 분석할 것도 생기니 프로에서도 어서 많은 선수를 상대하고 싶다”고 했다. 정현우는 덕수고 시절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도 3경기에 등판해 11과 3분의 1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팀에 우승기를 안겼다. 대회 우수투수상도 정현우의 차지였다. 키움은 ‘토종 에이스’ 안우진(25)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2026시즌부터는 정현우-안우진이 좌우 원투펀치로 활약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정현우에게 기대를 쏟는 건 키움만이 아니다. 국내 야구팬 다수가 정현우가 언젠가는 국가대표 ‘왼손 에이스’ 계보를 이어주길 바라고 있다. 정현우의 목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현우는 지난달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를 회상하면서 “‘내가 마운드에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를 계속 생각하면서 중계를 봤다”며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선배의 길을 잇는 그런 왼손 투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현우는 다만 “큰 목표는 그렇지만 그래도 지금은 당장 눈앞에 있는 내년 시즌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루키 캠프에 참가했던 정현우는 귀국 후 사흘만 쉬고 다시 고양으로 주 5일 출근하고 있다. 정현우는 “본격적으로 웨이트 훈련을 한 지 3주 정도 됐다. 고3 때는 유연성이 줄어들까 봐 웨이트트레이닝을 거의 안 했다. 요즘은 온몸에 알이 배게 운동한 다음 풀리면 곧바로 무게를 계속 늘린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아직 ‘아기 몸’이라면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팀에서 훈련한 지 3개월이 지난 정현우는 아직 모든 게 신기하기만 하다. 그럴 때마다 자신보다 한 해 먼저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김윤하(19)를 괴롭힌다. 정현우는 “루키 캠프 때 윤하 형이랑 룸메이트였다. 운동이 워낙 힘들어서 일찍 잘 수밖에 없었는데 누워서 생각나는 것들을 다 형에게 물어봤다. 질문을 좀 많이 했더니 형이 ‘자기 30분 전에는 입을 열지 말라’고 하더라”며 웃고는 “지금은 궁금증이 좀 많이 해소됐는데 그래도 궁금한 게 계속 생긴다. 미리 대비를 하고 생각해 놓으려는 성격이라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김윤하는 ‘투 머치 토커’라는 평을 듣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51)의 조카다. 이렇게 궁금한 게 많은 정현우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팀 선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를 만났을 때는 말없이 듣기만 했다. 이정후는 최근 친정팀 신인 선수들을 위해 특강 강사로 나섰다. ‘MLB 생활에 대해 물어볼 게 많지 않았냐’고 하자 정현우는 “나는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다. 일단 여기(키움)에서 내년에 잘하는 게 목표”라며 “내년에는 키움 팬분 중 제 이름을 모르시는 분이 없도록 해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러고는 “신인 오리엔테이션 교육 때 이정후 선배님의 신인 시절과 올해 초 체성분 측정 결과 (근육량이 많이 늘어난) 변화를 보고 자극을 받았다”며 “운동도 더 열심히 하고 식단 조절에도 더욱 열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고양=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고척에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어요.”프로야구 2025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많은 관심 속 키움 유니폼을 입었지만 정작 정현우(18)는 아직 진짜 키움 유니폼을 입어본 적이 없다. 지난달 대만 가오슝에 루키 캠프는 물론 요즘에도 정현우는 키움의 퓨처스리그(2군) 팀 안방인 경기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으로 주 5일 출근하며 몸을 만들고 있다.17일 만난 정현우는 “입단하고 계속 고양 유니폼을 입고 훈련했다. 구단 행사 말고는 (1군 팀 안방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도 몇 번 못 가봤다”며 웃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받은 1군 유니폼이 없는 정현우는 이날 사진 촬영 때는 구단 직원이 고척에서 공수해 온 키움 유니폼을 빌려 입었다.정현우는 덕수고 시절부터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로 이름을 날렸다.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도 3경기 동안 1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만 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82로 우수투수상을 받고 덕수고의 우승을 이끌었다. 키움은 구단 창단 이래 올해 처음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었는데 그 귀한 카드를 정현우에게 썼다. 특히 키움은 다음 시즌 외국인 선수를 투수 1명, 야수 2명으로 구성했다. 외국인 선수가 팀당 2명으로 제한됐던 시절을 제외하면 외국인 선수 3인 체제에서 외국인 투수 1명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팀은 키움이 최초다.외국인 선발투수 한자리가 비어 있으니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정현우에게도 당연히 더 많은 기회가 올 수밖에 없다. 대만 루키 캠프 도중 팀의 외국인 선수 구성 소식을 정현우는 “아무래도 신인에게 기회 주시고 육성하려고 하는 것 같으니 기회를 잡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정현우가 루키 캠프를 치르던 사이 같은 대만에서 한국 야구 국가대표 형들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를 치렀다. 정현우는 키움뿐 아니라 10개 구단 팬도 차세대 국가대표를 이끌 ‘좌완 에이스’의 계보를 이어주길 기대받고 있다. “‘나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프리미어 12를) 봤다”는 정현우는 “저도 일단 큰 목표는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선배의 길을 잇는 그런 왼손 투수가 되고 싶은데 당장은 내년 시즌이 눈앞에 있으니 먼 미래보다는 내년 시즌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키움은 토종 에이스로 활약한 안우진(25)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2026시즌부터 정현우가 안우진과 좌·우 원투펀치로 활약하는 미래를 그린다.“기대와 설렘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다”는 정현우는 “자신감은 있는데 아직 144경기를 다 뛰어본 적이 없고 상상도 안 돼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직 안 해봐서 모르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정현우는 “늘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력 분석에 많은 시간을 쏟는 편이다. 데이터가 쌓여야 분석할 것도 생기니 프로에서도 빨리 많은 선수를 상대하고 싶다”고 했다. 고척 마운드에 설 날을 꿈꾸며 고양에서 땀 흘리는 정현우는 자신보다 한 해 먼저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배 김윤하(19)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며 1군 생활을 ‘이미지 트레이닝’ 하고 있다.정현우는 “루키 캠프 때 윤하 형이랑 룸메이트였다. 운동이 워낙 힘들어서 일찍 잘 수밖에 없었는데 자기 전 누우면 생각나는 것들을 다 물어봤다. 질문을 좀 많이 했더니 형이 나중엔 ‘자기 30분 전에는 입 열지 말라’고 했다(웃음). 지금은 (궁금증이) 좀 많이 해소됐는데 그래도 궁금한 게 계속 생긴다. 미리 대비를 하고 생각해 놓으려는 ‘파워 J(계획형)’라 어쩔 수 없다”고 했다.인터뷰 다음 날인 18일 정현우는 오랜만에 그렇게 그리던 고척을 찾았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선배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신인들을 위해 특별 강연에 나섰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정현우는 신인 오리엔테이션 교육 때 이정후의 신인 시절 몸과 올해 초 몸의 체성분 측정 결과를 비교한 자료를 보고 “자극을 받았다”며 식단 조절을 열심히 하고 있던 차였다.이정후의 경험담을 전해 들은 소감을 묻자 정현우는 “신인 시절 경험담과 루틴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게 특히 기억에 남는다. 시즌을 준비하는 저희 신인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했다.빅리그 무대에 관심이 있을 테니 물어볼 게 많지 않았을까 했지만 정현우는 “저는 굉장히 현실적이다. 일단 여기(키움)에서 내년에 잘하는 게 목표”라며 “내년에는 키움 팬분 중 제 이름을 모르시는 분이 없도록 해보겠다”는 ‘현실적’인 각오를 밝혔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은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고교 마라톤 남녀 유망주 13명에게 꿈나무 장학금을 수여했다. 동아마라톤 꿈나무 장학금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딴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감독의 뒤를 이을 선수를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2002년에 만들어졌다. 매년 대한육상연맹 로드경기력향상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장거리(5000m, 10km)에서 뛰어난 성적을 낸 남녀 고교 선수에게 장학금을 200만 원씩 준다. 원래는 상·하반기 10명씩 모두 20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하는데 올해는 김영규(충남체육고 3년), 박혜민(경북체육고 3년) 등 7명이 상·하반기 연속으로 장학생에 뽑혔다. 이 7명은 각각 40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김영규는 올해 전국 초중고교 학년별 육상경기대회 남자 5000m에서 15분8초49로, 박혜민은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여자 5000m에서 17분11초22로 각각 국내 고교 남녀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다. 남자부 시상을 맡은 이연택 동아마라톤꿈나무재단 이사장은 “여러 종목 중 기본이 육상이고 육상의 꽃은 마라톤이다. 여러분이 이 상의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자부 시상을 한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은 “여러분은 한국에서 가장 잘 뛰어 이 자리에 왔다. 앞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잘 뛰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2024년 동아마라톤꿈나무▽남자=김영규 오수영(이상 충남체육고) 박우진 오준서 이영범(이상 배문고) 박진현(서울체육고) ▽여자=박혜민 홍지승(이상 경북체육고) 송다원 안희연(이상 영천성남여고) 김미정(충남체육고) 신예진(서울신정고) 이지연(충북체육고)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시간이 걸릴 줄은 알았지만 첫 승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김태술 프로농구 소노 감독(40)은 18일 KT와의 안방경기에서 75-58 승리를 이끌며 사령탑 데뷔 9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전임 김승기 감독이 선수 폭행 사태로 물러나고 지난달 28일 DB전부터 팀을 이끈 김 감독은 8경기를 내리 패하며 프로농구 역대 감독 데뷔 후 최다 연패 기록을 썼다.연패 기간 “그동안 감독님들이 왜 잠을 못 잔다고 하셨는지 알겠다”던 그는 “(첫 승 후) 오히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또 잠이 안 오더라. 이러나저러나 잠은 잘 못 자는 직업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원래 건망증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머릿속이 복잡하다 보니 휴대전화를 자꾸 놓고 다닌다”며 “문제 하나를 해결하면 또 하나 해결해야 할 게 나오다 보니 늦어도 오전 6, 7시면 눈이 떠지더라. 원래는 일어나 본 적이 없던 시간”이라며 웃었다. 2007∼2008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SK로부터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 감독은 2020∼2021시즌을 마지막으로 선수 유니폼을 벗었다. 그가 은퇴 의사를 전하자 당시 소속팀 DB는 지도자 자리를 제안했다. 하지만 당시 그는 지도자 생활에 별 뜻이 없었다. 은퇴 후 3년간 방송 출연, 해설위원, 칼럼니스트 등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 집중했다. 소노 사령탑을 맡기 전 지도자 경력이라고는 지난해 연세대에서 한 달간 코치를 한 게 전부였다. 김 감독은 “그것도 (고려대와의) 정기전을 앞두고 딱 한 달만 도와주면 된다고 해서 제안을 수락했던 것”이라며 “(연세대) 선수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지도자가 굉장히 보람 있는 직업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고 한 달 뒤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해설을 하는데 일본 농구가 아주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빠르고 정확하더라. 그런 농구를 보니 가슴이 뛰었다. ‘내가 하고 싶은 농구가 저런 스타일이었는데’라는 생각에 지도자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일단 (지도자) 준비를 하고 있으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너무 큰 기회가 너무 빨리 찾아왔다”고 했다. 선수 시절부터 독서광으로 통했고 직접 책을 쓰기도 한 김 감독은 지도자 준비를 시작하면서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부터 펼쳤다. 김 감독은 “얼마 전까지 해설하다 온 사람인데 당장 선수들의 신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그 또한 시간이 필요하고 내가 공부를 더 해야 하는 게 맞다”며 “어떤 훈련을 하든 선수들이 ‘왜?’라고 물을 때 답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팀은 비시즌에 훈련을 통해 ‘공부’를 하고 시즌이 막을 올리면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시즌 도중에 사령탑에 앉게 된 김 감독으로서는 소노 선수들이 어떤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지 ‘벼락치기’를 하며 시험을 봐야 하는 셈이다. 국가대표 포인트 가드 출신인 김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에는 슈팅에 특화된 선수가 많다. 그런데 더 좋은 찬스를 보는 시야, 패스를 통해서 경기를 푸는 능력도 중요하다”며 “(요즘 선수들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이전보다 패스를 잘 주네’ 하는 생각이 든다. 최근 훈련 도중 선수들에게 ‘너희 농구하는 거 보니 내가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나는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하다 보면 무조건 잘하게 될 테니 초반에 많이 두들겨 맞아도 결국 ‘한 번은 보여준다’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 연패 기간 비난도 많이 받았지만 결국 나중에는 예쁜 말들로 바뀔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강조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해 프로야구 챔피언 KIA가 조상우(30·사진)를 영입했다. KIA는 키움에서 조상우를 데려오는 대신 현금 10억 원과 2026년 신인 드래프트 1,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19일 알렸다. KIA는 “불펜을 보강할 필요성이 있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조상우가) 그동안 프로야구와 국제대회에서 필승조로 활약한 만큼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KIA는 올 시즌 핵심 불펜 요원으로 활약한 장현식(29)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하면서 구원진에 구멍이 생긴 상태였다. 조상우도 내년 시즌을 건강하게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KIA 관계자는 “조상우는 A등급 FA라서 설사 계약을 맺지 못하더라도 올해 연봉 2배인 보상금과 보상 선수도 받을 수 있다. 충분히 해볼 만한 트레이드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2026년 우승을 목표로 팀을 재건하고 있는 키움은 ‘현재’인 조상우를 포기하는 대신 ‘미래’를 선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움은 올해 열린 2025년 신인 드래프트 때도 트레이드를 통해 얻은 추가 지명권 3장을 행사하며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역사상 최다인 14명을 뽑았다. 키움 구단은 “최근 2년 동안 유망하고 재능 있는 젊은 선수를 다수 확보하고 팀의 미래를 위해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조상우가 KIA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이어 나가길 기원한다”고 했다. 최고 시속 150km를 넘는 빠른 공이 주무기인 조상우는 2013년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해 올 시즌까지 줄곧 키움에서 뛰었다. 조상우는 1군 무대에서 통산 343경기에 등판해 33승 25패 54홀드 8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 중이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스로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인정했지만, 1승이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감독 데뷔 후 8연패 끝 마침내 첫 승을 따낸 김태술 소노 신임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소노는 18일 안방 고양 소노아레나에서 KT에 75-58 완승을 거뒀다. 구단 창단 최다연패인 11연패도 끊어냈다. 전임 김승기 감독이 선수 폭행 사태로 물러난 뒤 지난달 28일 DB전부터 팀을 맡은 김 신임 감독은 내리 8연패를 당하며 역대 프로농구 감독 중 데뷔 후 최다연패를 당했었다. 김 감독은 “어제는 준비했던 수비도 끝까지 잘 됐고 공격도 초반부터 (이)정현이가 시원하게 잘 풀어줬다. 빠르고 활기찬 분위기가 잘 이어졌다”며 “연패가 길었다 보니 선수들이 (이번 승리로) 다들 알을 깨고 나온, 후련해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연패 기간 “그동안 감독님들이 왜 잠을 못 잔다고 하셨는지 알겠다”고 했던 그는 기다리던 첫 승을 거둔 뒤에도 두 발을 뻗고 자진 못했다. 김 감독은 “(첫 승 후) 오히려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또 잠이 안 오더라. 이러나저러나 잠은 잘 못 자는 직업 같다”고 했다. 감독 데뷔 8연패, 팀 11연패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소노는 당장 25일 경기부터는 시즌 초 함께했던 앨런 윌리엄스 대신 알파 카바와 손발을 맞춰야 한다. 카바 역시 현재로서는 1달 단기 계약이라 김 감독은 이후 외국인 선수 구성도 계속 고민해야 한다. 김 감독은 “하나 해결하면 또 하나 해결해야 할 게 나오다 보니 늦어도 6, 7시면 눈이 떠지더라. 원래는 일어나본 적이 없던 시간”이라며 웃었다.어수선한 분위기, 주전 이정현의 부상 속 연패가 이어지며 김 감독은 쉽지 않은 시작을 했다. 하지만 그는 “어차피 지나간다고 생각한다. 다들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이 되지 않나. 잘되는데 감독이 바뀌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려운 게 당연한데 그걸 부정하면 안 된다. 어차피 나중에는 다 잊혀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서라도 해낼 테니 조금만 시간을 주셨으면 좋겠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무슨 말이든 변명 같아 팬들에게 말을 전하기가 조심스러웠지만 그 진심만큼은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전임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을 몰아붙여 성장을 이끄는 대표적인 강성 지도자였다. 반대로 김태술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코트 안에서 후배들을 두루 보듬었던 정반대의 이미지다. 소노가 그에게 사태 수습을 맡긴 것 역시 이런 소통 능력을 눈여겨봤기 때문이었다.김 감독은 “어떤 훈련을 하든 선수들이 ‘왜?’라고 질문할 때 답할 수 있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로선수라면 농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고 하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감독의 아바타처럼 뛰는 게 아니라 최대한 디테일하게 설명해 주고 왜 이렇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주려고 한다”고 했다.그가 지난해 본격적으로 지도자 준비를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집어 들었던 책 역시 ‘설득의 심리학’이었다. 김 감독은 “기술도 중요한데 결국 심리가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의 마음을 읽고 채워주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감독직을 맡고 사흘 만에 실전에 나선 김 감독은 여전히 준비할 시간 없이 매 경기 실전에서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급하게 해도 안 된다. 결국 시간이 필요하다. 뭐든 좌절도 하고 우울도 했다가 잘 되면 희망에 차고, 이런 사이클이 지나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당장 제 손이 닿는다고 선수들이 순식간에 달라질 순 없다. 지금은 일단 실전이니 무조건 ‘장점만 쓴다’ 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저는 빠르고 정확한 농구를 추구하는데 지금 우리 팀 선수들은 다들 공격에 더 특화된 선수들이 많다. 나보다 좋은 찬스를 보는 시야, 패스를 통해서 경기를 푸는 능력도 필요하다”며 “물론 얼마 전까지 마이크 들고 해설하다 온 사람인데 당장 선수들이 저에게 신뢰를 갖도록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좀 무리인 것 같다. 그 또한 시간이 필요하고 또 그만큼 제가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게 맞다 ”고 했다. 그는 “그래도 이전보다 ‘패스를 잘 주네’ 하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정리된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스페이싱이 넓은 농구를 하다 보면 상대 수비의 활동 반경도 넓어져 패스할 공간도 많이 생기게 된다”며 “최근 선수들에게 ‘너희 농구하는 거 보니 내가 자신이 생긴다’고 말도 했다”고 덧붙였다.김 감독은 “언제 감독이 되더라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나는 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무조건 하다 보면 잘할 거다. 어차피 잘 될 테니 초반에 많이 두들겨 맞아도 결국 ‘한 번은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연패 기간 비난도 많고 많은 분들이 우려도 하시지만 결국 나중에는 예쁜 말들로 바뀔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LG가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을 초과해 과징금 성격의 야구 발전기금을 내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과 신인 선수는 제외)의 연봉 합계 금액을 18일 발표했다. KBO 발표에 따르면 LG는 40명의 연봉 합계 금액이 138억5616만 원으로 샐러리캡(114억2638만 원)을 24억2978만 원 초과했다. 10개 구단 중 샐러리캡을 지키지 못한 팀은 LG가 유일했다. LG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오지환(6년 124억 원) 임찬규(4년 50억 원) 등 내부 자유계약선수(FA)를 잔류시키는 데에만 221억 원을 썼다. KBO는 리그 전력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했다. 샐러리캡은 2021, 2022년 두 시즌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연봉 합계 평균의 120%로 정했다. 지난해엔 샐러리캡을 넘긴 구단이 없었다. 샐러리캡 규정을 어기면 처음엔 초과액의 50%를 야구 발전기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따라 LG는 12억1489만 원을 야구 발전기금으로 내게 된다. 2회 연속 초과하면 초과분의 100%를 야구 발전기금으로 내야 하고, 다음 연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순서가 9단계 하락한다. 3년 연속 초과하면 초과액의 150%를 내게 된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삐약이’ 신유빈(20)이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톱10’에 복귀했다.신유빈은 ITTF가 18일 발표한 2024년 51주 차 여자 단식 세계랭킹에서 1단계 오른 10위(2310점)에 랭크됐다. ITTF 세계랭킹은 최근 1년 내 출전 대회 중 상위 포인트를 딴 8경기 성적을 합산해 가린다. 신유빈은 10월까지 10위를 지키다 11월 6일부터 11위로 한 단계 내려왔는데 42일만에 다시 10위 자리를 되찾았다. 신유빈은 지난해 7월 세계랭킹 9위에 오르며 톱10에 진입했고 최고 성적은 7위였다.신유빈은 10월, 11월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몽펠리에, 프랑크푸르트 대회에서 연달아 8강에 올랐다. 두 대회에서 350점을 추가한 신유빈은 이전까지 10위를 지키던 일본의 이토 미마(24·2190점)와 순위를 맞바꿨다. 신유빈은 이달 초 중국 청두에서 열린 혼성단체 월드컵에서 단식, 여자복식, 혼합복식에 출전해 준우승에도 앞장섰다. 다만 이 대회의 포인트는 73점으로 랭킹 합산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중국은 쑨잉샤(24·1위)를 비롯해 다섯 명의 선수가 세계랭킹 1~5위를 유지하고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야구 삼성이 또 지갑을 열었다. 삼성은 내부 자유계약선수(FA) 류지혁(30·내야수·사진)과 4년 총액 최대 26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합계 17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에 계약했다고 16일 알렸다. 이에 앞서 삼성은 역시 내부 FA였던 김헌곤(36)과 2년 6억 원에 도장을 찍은 데 이어 LG에서 뛰던 오른손 투수 최원태(27)도 4년 최대 70억 원에 영입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총 102억 원을 투자한 것. 삼성이 FA 시장에서 100억 원이 넘는 돈을 쓴 건 2014시즌 종료(173억 원) 이후 10년 만이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FA 시장에서 95억 원을 쓰면서 올 시즌 정상 등극을 노렸지만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1승 4패로 패했다.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 들어서도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하며 2014년 이후 11년 만의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이 FA 시장에서 2년 연속으로 90억 원 이상을 투자한 건 FA 제도가 한국 프로야구에 도입된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을 기록한 류지혁은 “한국시리즈 패배를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새해에는 무조건 우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2012년 두산에서 프로 데뷔한 류지혁은 KIA를 거쳐 지난해부터 삼성에서 뛰고 있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프로농구 SK나이츠가 장지탁 부단장을 새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16일 알렸다.장지탁 신임 단장은 신세기통신에 입사해 1999년 신세기 빅스 창단 멤버로 프로농구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로 25년간 SK나이츠 농구단 운영팀장, 사무국장, 부단장 등을 지냈다. 장 신임 단장은 그동안 스포테인먼트를 내세운 마케팅으로 SK나이츠를 프로농구 최고의 흥행 구단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2022년부터는 SK텔레콤 스포츠기획팀장을 겸임하며 대한펜싱협회 후원과 국가대표 및 유망주 선수 후원, 골프대회 총괄 업무를 맡았다.장 신임 단장은 “오경식 전임 단장께서 이룬 많은 성과를 바탕으로 SK나이츠를 더 사랑받는 구단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오 전임 단장은 대한펜싱협회 부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한국 쇼트트랙이 안방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 4차 대회에서 혼성계주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 시즌 한국이 계주에서 딴 첫 금메달이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마지막 날인 15일 최민정-김길리-김태성-박지원이 나선 혼성계주 결선에서 2분38초036을 기록해 중국(2분38초051)과 캐나다(2분38초513)를 제치고 1위로 골인했다. 한국의 혼성 계주 금메달은 2022∼2023시즌 4차 대회 이후 약 2년 만이다. 한국은 올 시즌 1∼3차 대회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혼성 계주는 여자-여자-남자-남자 선수가 차례로 2-1-2-1바퀴씩 총 18바퀴(2000m)를 돈다. 한국은 이날 9바퀴를 남기고 2위를 달리던 박지원이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로 파고 들면서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를 추월했다. 이어 1위 자리를 넘겨받은 최민정이 2위 그룹과 거리를 더 벌렸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지원은 중국의 류사오앙의 추격을 물리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두 주먹을 내리치며 포효했다. 박지원은 “계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희열감이 있다. 그걸 너무 오랜만에 느껴서 더 과한 세리머니가 나왔다. 팀 분위기를 올려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시즌 초 어려움이 있더라도 적절한 변화를 주면 후반기에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랭킹포인트 100점을 추가한 한국(310점)은 네덜란드(290점)를 2위로 밀어내고 혼성계주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딴 김길리는 혼성계주 금메달 추가로 이번 대회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2관왕이 됐다. 전날 여자 1000m에서 금, 동메달을 따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던 김길리와 최민정은 이날 1500m, 500m에서는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2023∼2024시즌 여자 개인 종합 1위를 차지했던 김길리는 랭킹 포인트 692점으로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즈월드(738점·미국)와 잔드라 펠제부르(728점·네덜란드)의 뒤를 이어 3위다. 남자 1500m에서 윌리엄 단지누(캐나다)에게 금메달을 내줬던 박지원은 이날 1000m에서도 마지막 2바퀴를 남길 때까지 단지누와 선두 경쟁을 했으나 마지막 바퀴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4위로 밀렸다. 단지누는 1000m와 1500m에서 우승해 2관왕이 됐다.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남자 개인종합 1위에 올랐던 박지원은 랭킹 포인트 586점을 기록해 단지누(912점)에 이어 2위다. 한국 대표팀은 내년 2월 7일부터 열리는 2025 하얼빈 아시안게임 준비에 나선다.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