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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우려면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글로벌 진출 전략까지 포함해서 알려줘.” LG 인공지능(AI) 연구원이 개발한 AI 에이전트(비서)인 ‘챗엑사원’에게 이렇게 묻자 30초 정도 스스로 추론 과정을 거친 뒤 A4용지 2장 분량의 답을 내놓았다. 서비스 제품군을 확대한 뒤 시장 선점을 위해 북미, 유럽 시장을 개척하라는 내용이었다. 고가 가전제품을 구독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강화하라는 전략도 덧붙였다.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장 분석 및 근거 자료도 함께 제시됐다.LG AI 연구원은 1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지하 1층에 챗엑사원 부스를 마련하고 LG 임직원들이 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챗엑사원은 LG AI 연구원이 지난해 말 공개한 새 AI 모델 ‘엑사원 3.5’를 기반으로 만든 업무 지원 도구다. LG 관계자는 “지난해 말 내부 구성원들이 쓸 수 있도록 개방했으나 아직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 공개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챗엑사원을 개발, 기획한 담당자들이 나와 궁금한 점들에 직접 답변하기도 했다. 이날 체험장에 나온 김영진 LG전자 해외영업 선임은 “담당하는 국가의 시장 현황과 지역 정보 등 궁금한 점을 한 번에 답변해주고 출처까지 알려줘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챗엑사원은 기존의 생성형 AI 서비스가 답만 내놓은 것과 달리 어떤 추론 과정을 거쳐 결론에 이르게 됐는지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조사할 때 찾은 참고자료도 보여 준다. LG 관계자는 “지금은 챗엑사원을 내부용으로 활용하는 단계”라며 “수요가 있다면 향후 외부에 공개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주요 대기업들이 29일 설을 앞두고 지역 사회와의 상생 차원에서 협력사 물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LG, 롯데 등이 이날 협력사 물품 대금을 조기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등이 6000여 개 협력사에 물품 대금 2조446억 원을 조기 지급한다. 이는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9일 앞당긴 것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직원 급여와 원부자재 대금 등 명절 기간 집중되는 협력사 자금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이날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9개 계열사가 1조5000억 원 규모의 납품 대금을 당초 예정일보다 최대 22일 앞당겨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LG는 계열사 협력사들이 저리 대출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 1조23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도 이날 설을 앞둔 파트너사들의 자금 운용을 위해 1만1067개 중소 파트너사에 6863억 원 규모의 물품 대금을 예정보다 9일 앞당겨 지급했다. 참여 계열사는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웰푸드 등 26개 사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SK온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의 연구개발 결과물들이 최근 국제 학술지에 연이어 게재됐다고 13일 밝혔다. 일부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국내외 특허 출원도 완료했다. SK온은 먼저 고분자-산화물을 조합한 복합 전고체 배터리의 제조 공정을 고도화하는 연구 사례를 제시했다. 이 연구는 한국세라믹기술원 김진호 박사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것으로 에너지·화학 분야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의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SK온은 또 서울대 이규태 교수 연구팀과 황화물계 전고체 관련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배터리 수명을 개선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이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에너지 머티리얼스’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0일(현지 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도 친환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탈탄소 산업이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기업들은 한목소리도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 0)이 중요하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며 사업 의지를 드러냈다.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부스를 차린 에너지 솔루션 기업 미국 잭커리는 물결 형태의 태양광 패널을 선보였다. 태양광이라고 하면 지붕 위에 설치하는 넓고 판판한 모양의 검정 패널이 떠오르는데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집고 실제 지붕에 쓰이는 타일처럼 만든 것이다. 패널 색상도 테라코타 및 흑요석 색상으로 구성해 위화감을 없앴다. 잭커리 관계자는 “건축물과 부조화스러운 느낌이 훨씬 덜한 만큼 그동안 미관상 이유로 태양광을 쓰지 않았던 사람들의 추가 수요가 기대된다”고 했다.싱가포르 플린트(FLINT)는 종이처럼 얇은 모양의 배터리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일반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니켈, 코발트를 쓰지 않고 종이, 아연, 망간 등 천연·무독성 소재를 사용해 제작한다. 땅에 묻으면 6주일 뒤 생분해돼 폐배터리가 일으키는 환경 오염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플린트는 웨어러블 기기부터 위성까지 다양한 산업군에 자사 종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친환경에 뿌리를 두지 않은 가전 기업들도 대세를 따르고 있다. CES 메인 전시장인 센트럴홀 중앙에 자리 잡은 일본 파나소닉 부스 왼편에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 오른편에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 간판이 달렸다. 파나소닉은 친환경 냉매로 작동하는 냉장고와 수소를 활용한 첨단 에너지 관리 시스템, 전기차 배터리 등을 선보였다. 전시장에서 만난 파나소닉 관계자는 “트럼프가 친환경 산업에 비우호적이라고 하지만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지속 가능성은 파나소닉의 철학이며 굉장히 중요한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옆 글로벌 2위 TV 기업인 중국 TCL도 ‘TCL 그린’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이번 CES에서 삼성전자에 맞먹는 규모로 부스를 꾸린 TCL의 핵심 전시 아이템은 친환경 난방장치인 히트 펌프부터 전기차 충전기,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이르는 ‘스마트 홈 에너지 솔루션’이었다. TCL과 함께 중국 TV 산업의 양대 산맥인 하이센스도 전기차 충전기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해 가전 제품을 만들 때 쓰는 재활용 소재를 주요 전시 제품으로 소개했다. 지속 가능성 부문은 이번 CES 2025에서 35개의 제품 및 기술이 혁신상에 선정되며 인공지능(AI) 55개, 디지털 헬스케어 49개에 이어 3번째로 수상작이 많았다. CES에 참가한 한 기업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가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이라고 하더라도 탈탄소는 모든 인류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며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수요가 늘어나고 사업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행사를 주관한 소비자가전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5 기간 4500개 이상의 기업이 전시 부스를 차렸고, 총 14만1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 CES 2024 대비 전시 기업(4000개)은 12.5%, 참가자 수(13만 명)는 8.5% 늘어난 수치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최근 SK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보다 빠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8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는 질문에 “(과거에는) 엔비디아보다 개발 속도가 뒤처져 상대편(엔비디아)이 더 빨리 개발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이제는 역전됐다”고 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칩 개발사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요구되는 수준 이상으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2016년 AI 반도체 협력 초기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요구 사항을 못 따라가 개발 속도를 맞추기 급급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의 최대 HBM 협력업체다. 최 회장은 이날 황 CEO와 만나 AI 및 반도체 관련 다양한 협력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황 CEO가 CES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피지컬(물리) AI’와 관련해서는 “함께 의견을 나누며 한국이 제조업에 강점이 있으니 ‘같이 하면 좋겠다’ 정도로 논의했다”며 “이번 CES도 피지컬 AI 등 우리 주변 기기에 AI가 탑재되는 것이 일상화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황 CEO는 6일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로봇, 자율주행 등 실체가 있는 ‘피지컬 AI’가 대세가 될 것이라며 이를 개발하는 플랫폼 ‘코스모스’를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한국의 AI 산업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 다른 쪽에 의존하면 우리 미래를 스스로 개척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며 “필요한 것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전선에서 변화를 이끌지, 따라갈지에 따라 경제적 부침이 다를 것”이라며 “우리 스스로 어떤 형태로든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개발해야 한다. 제조업 관련 AI라든지, 로봇 관련 AI라든지 특정 분야를 전략화하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PI란 실제 기능을 제공하는 응용 프로그램이다. 최 회장은 한국이 글로벌 빅테크처럼 AI의 근간이 되는 ‘파운데이션 모델’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이를 기반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API라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맥락에서 이같이 말한 것이다. 최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 앞서 SK 및 삼성 부스를 찾아 관람했다. 최 회장은 부스 내 전시된 SKC의 유리기판 모형을 들어올리며 “방금 팔고 왔다”고 말했다. 유리기판은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부품으로 기존 플라스틱 반도체 기판보다 미세 공정을 하기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의 발언 영향으로 이날 SKC 주가는 장중 20%까지 뛰었다. 삼성 부스에 들렀을 때는 한종희 삼성전자 디지털경험(DX)부문장(부회장)이 직접 안내했다. 한 부회장이 “올해 갤럭시 S25는 기존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된 AI폰”이라고 하자 최 회장은 “또 바꿔야겠네”라고 말해 현장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는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의 HBM 5세대(HBM3E) 협력 현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황 CEO는 “마치 내일(8일)이 수요일인 것처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삼성은 엔비디아에 HBM을 가장 처음 납품한 곳이고 훌륭한 메모리 회사인 만큼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는 황 CEO가 전날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기조연설을 진행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Q&A) 세션이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슈퍼칩 ‘블랙웰’에 아직 삼성전자의 HBM3E가 탑재됐다는 소식이 없는 가운데 내놓은 답이다. 반면 SK하이닉스의 HBM3E는 앞서 테스트를 통과하고 지난해 3월부터 양산 및 공급에 나선 상황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연산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최첨단 메모리 반도체다. 엔비디아가 만드는 AI 칩은 데이터 처리 장치인 프로세서와 HBM 여러 개로 구성된다. 황 CEO는 다만 삼성전자의 HBM3E에 대해 “새로운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CEO가 공식 석상에서 삼성전자의 HBM3E의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 CEO는 지난해 3월 삼성전자의 HBM3E가 “테스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올 1월까지 10개월가량 테스트 통과를 못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HBM3E 테스트가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황 CEO는 오히려 “한국은 너무 성급하다(impatient)”며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HBM3E에 대해 발열 및 전력효율을 지금보다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웰은 이전 세대인 ‘호퍼’ 시리즈 대비 성능이 뛰어난 만큼 막대한 전력을 써 발열 제어가 관건이다. 발열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반도체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거나 제품 노후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황 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회동 계획도 밝혔다. 황 CEO는 CES 기간 동안 최 회장을 만나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 같다”고 했다. 최 회장은 CES 참관을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HBM을 비롯해 AI 관련 협력 강화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 CEO는 전날 기조연설에서 ‘로봇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로봇·자율주행용 AI 개발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발전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테슬라, 엔비디아 등 시장 선도 기업들을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성은 이르면 5월 한국과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집사 로봇 ‘볼리’를 내놓는다. SK텔레콤 역시 북미 시장을 겨냥한 개인 AI 에이전트를 내놓는 등 로봇과 AI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AI 로봇 볼리 이르면 5월 출시… “세상에 없는 기술 하반기부터”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 부회장은 AI 로봇 비서 ‘볼리’를 올해 5, 6월경 한국과 미국 시장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시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로봇이 인공지능(AI)을 만나면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집사 로봇인 볼리는 자율 주행을 통해 사용자가 부르면 오고,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한다.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컨트롤하고, 아이와 반려동물 등을 살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야 밖에 있는 아이나 반려동물을 모니터링해 이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홈트레이닝을 할 때 동료가 돼 주거나, 재택근무 시 보조 스크린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AI 집사’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국내 로봇 전문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주식 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로봇 사업에 추진력을 걸고 있다. 한 부회장은 “별도의 로봇 추진 사업단을 만드는 등 (관련 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세상에 없는 기술’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는데, 그런 제품이 올 하반기(7∼12월)부터 시작해 내년쯤 나올 것”이라며 “사업부별로 준비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SKT AI 에이전트 ‘에스터’ 3월 북미 출격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연상케 하는 전시부스를 꾸민 SK그룹은 이날 SK텔레콤이 북미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개인 AI 에이전트(PAA·Personal AI Agent) 에스터의 구체적 기능을 공개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에스터 북미 출시 배경에 대해 “AI는 이제 어시스턴트(보조)에서 에이전트(비서)라는 콘셉트로 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입력한 질문에 답만 하던 AI에서 이제는 대안을 제시하고 관리까지 해주는 종합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라스베이거스 출장 마지막 날인데 아무런 계획이 없네. 뭘 해야 할까?’라고 에스터에 물으면 아웃렛 쇼핑과 호텔 내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추천했다. 이는 평소 사용자 취향을 파악해 제시한 계획이다. 공연 관람을 원하면 평소 즐겨 보던 장르에 맞춘 콘텐츠를 제안하고 주변 식당과 교통편까지 소개한다. 에스터는 각 일정에 따른 리뷰 확인과 예약, 결제까지도 한 번에 처리해준다. 정석근 SK텔레콤 GPAA사업부장은 “현대인의 바쁜 삶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고 도와주는 개인화된 AI 비서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며 “일상 속 다양한 옵션 중 어느 방향이 좋은지 안내해주는 내비게이터의 역할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에스터는 올 3월 북미 사용자 대상으로 베타 서비스를 개시하고 내년에는 글로벌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다.라스베이거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고객이 만족하는 기술을 통해 불확실성을 돌파하겠습니다.”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만난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 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를 참관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방문했다. 중국 경쟁사의 급부상,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본연의 기술력을 강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를 통해 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이 사장이 취임 후 언론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 사장은 “그동안 경쟁사가 크지 않았지만 이제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지고 있다”며 “이제 기술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만 원하는 게 아닌,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기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임직원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올해는 사업 확대의 대(大)전환기”라며 “폴더블 기술 완성, 8.6세대 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양산기술 확보, IT·오토(Auto) 사업 확대를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경영 키워드로 실행력(Action), 고객 가치의 최우선(Customer), 차별화된 기술 확보(Excellence) 등 A·C·E를 꼽았다.삼성디스플레이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8.6세대 OLED 공장에 대해서도 “준비가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T OLED 분야에 4조1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노트북 패널 10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로봇의 챗GPT ‘모멘트’(변곡점)가 오고 있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하며 로봇,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AI가 챗GPT를 통해 본격적으로 개화했듯이 이제는 AI와 로봇이 만나 급격히 발전하는 세상이 온다는 것이다. 코스모스는 로봇 등이 현실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게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이를 이용하면 로봇 학습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황 CEO는 설명했다. 이날 황 CEO의 발표는 CES 개막 하루 전 열린 첫 번째 기조연설이었다. 시작 2시간 전부터 수천 명이 줄을 서 대기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행사장인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는 최대 수용 인원인 1만2000명을 꽉 채우며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황 CEO가 CES 기조연설에 나선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그는 당시 AI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전 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고 이번에는 로봇 및 자율주행의 대중화를 위한 AI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황 CEO는 코스모스에 대해 “로봇용 AI를 민주화해 모든 개발자가 일반 로봇공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개발자는 코스모스를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 및 테스트를 쉽게 진행할 수 있고 맞춤형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인공지능(AI) 다음의 개척 분야는 피지컬(물리) AI다. 엔비디아의 코스모스는 물리 AI를 더 쉽고 효율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플랫폼이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새롭게 출시하는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황 CEO는 로봇, 자율주행과 같이 눈에 직접 보이는 방식으로 삶을 바꾸는 기술을 ‘물리 AI’라고 정의하며 이를 “차세대 물결”이라고 강조했다. 8년 만에 CES 기조연설에 나선 황 CEO는 이날 ‘IT 업계의 록스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가죽 재킷을 입은 채 “제 재킷 마음에 들죠?”라며 청중 1만2000명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AI 다음은 물리 AI” 로봇 학습 플랫폼 내놔코스모스는 로봇을 가상현실에서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학습시키는 플랫폼이다. AI가 실제 벌어질 수 있는 사건들을 가상으로 생성한 뒤 로봇이 여기에 대응하는 훈련을 수없이 학습하며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그 이후에는 실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 황 CEO가 코스모스에 대해 ‘로봇의 챗GPT’라고 평가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그는 “언어모델인 GPT와 달리 물리 AI는 물리적 역학을 기반으로 중력, 마찰, 관성과 같은 기하학적, 공간적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며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언어 기반 AI 개발의 근간이 됐듯 코스모스는 앞으로 로봇 및 자율주행차량용 AI를 발전시키는 기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무대에 현대차 계열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비롯한 여러 로봇 기업에서 개발한 14개 휴머노이드 로봇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도 선보였다. 황 CEO는 이들 로봇 기업과 함께 차량 공유업체 우버도 코스모스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황 CEO는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는 도시계획도 대표적인 물리 AI로 소개했다. 디지털 트윈은 특정한 물리적 공간을 가상현실에서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 일관된 메시지는 ‘AI 대중화’이날 황 CEO는 ‘AI의 대중화’와 관련된 여러 신제품도 발표했다. 개인용 AI 슈퍼컴퓨터인 ‘프로젝트 디지트’ 출시도 발표했다. AI 칩 GB10을 탑재해 만든 슈퍼컴퓨터다. 황 CEO가 기조연설에서 선보인 프로젝트 디지트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초소형 슈퍼컴퓨터로 올 5월 3000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AI PC를 겨냥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도 공개했다. 최신 AI 칩 블랙웰이 탑재된 GPU다. 황 CEO는 “전작 대비 3배의 성능을 내면서 가격도 낮아졌다”며 “AI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라고 했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데이터센터가 올해 열리는 ‘CES 2025’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전체 산업에 적용되면서 이를 제대로 구동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CES 2025에서 SK의 AI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을 전시한다. ‘AI 파워 오퍼레이터’는 데이터센터 내에 분산 발전원을 설치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술이다. 분산된 발전원은 AI 모델로 통합 관리해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서버 열을 관리하기 위해 최근 각광받는 ‘액침냉각’ 기술도 전시한다. 발열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서버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노후화의 원인이 된다. 액침냉각은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담가 식히는 기술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액침냉각을 통해 공간 효율 45% 이상, 전력 효율 30% 이상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대만 서버 및 PC 제조업체 기가바이트도 부스 한가운데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로 만든 서버를 세워 두고 액침냉각 기술을 선보인다. 기가바이트는 “(액침냉각이) 냉각 효율성을 개선하고 더 높은 계산 출력을 가능하게 한다”고 소개했다. LG전자는 6일(현지 시간)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LG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한다고 발표했다. LG전자의 초대형 냉방 기술인 ‘칠러’ 및 AI 기반 데이터센터용 솔루션을 MS가 구축하는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에 활용하는 것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데이터센터 운영의 필수 기술인 열관리 시스템 등에서 협업하며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는 데 협력할 방침이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라스베이거스=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로봇의 챗GPT 모멘트가 오고 있다.”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말하며 로봇,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개발 플랫폼인 ‘코스모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조연설이 진행된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는 황 CEO 발표를 보기 위해 몰린 관객 1만여 명으로 가득 차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황 CEO는 AI가 로봇, 자율주행 등 일상에 스며드는 것을 ‘물리(physical) AI’라고 정의하며 이를 “차세대 물결”이라고 했다. AI로 학습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집안일을 돕는 단순 작업부터 시작해 창고를 정리하고 공사장에서 제조를 하는 등 갈수록 진짜 사람처럼 고도화되는 것이다.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알아서 운전하는 자율주행 기술도 발전하며 이제 실제 현실화되는 상황이다.황 CEO는 신규 출시하는 코스모스에 대해 “물리 AI 개발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물리 AI 모델은 개발비가 많이 들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과 테스트가 요구된다”며 “개발자가 이러한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개발자는 맞춤 조정해 원하는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언어 모델(LLM)처럼 코스모스는 로봇 및 자율주행차량의 개발을 발전시키는 기본이 될 것”이라고 했다.이날 황 CEO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인 ‘프로젝트 디지트’도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슈퍼칩 GB10을 기반으로 한다. 최신 AI 칩 중앙처리장치(CPU) ‘그레이스(G)’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B)’을 결합해 만든 제품이다. 황 CEO가 기조연설에서 선보인 프로젝트 디지트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초소형 슈퍼컴퓨터로 올 5월 3000달러 가격에 출시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연구자, 데이터 과학자 및 학생들에게 엔비디아 GB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대규모 AI 모델의 시제품(프로토타입) 제작 및 미세 조정을 위한 AI 컴퓨팅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라스베이거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엔비디아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 출시를 앞두고 최근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전력 효율을 높여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설계 문제로 진통을 겪은 블랙웰이 아직 발열 등의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해 말 메모리 협력사들에 블랙웰에 탑재되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반도체의 전력 효율을 지금보다 더 개선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반도체 기업 임원은 “엔비디아가 HBM의 전력 효율을 개선하라고 요구한 것이 최근 받은 가장 큰 미션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이 같은 요청이 사실상 ‘발열 잡기’를 위한 대응책이라고 보고 있다. 블랙웰의 전력효율을 높이기 위해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HBM의 이른바 ‘전성비(전력 대비 성능)’를 더 끌어올리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이기 때문이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최첨단 메모리다.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지난해 3월 공개한 새로운 AI 칩이다. 이전 세대인 호퍼 시리즈 대비 연산 및 학습 속도가 2∼3배 빠르다. HBM도 기존 4세대(HBM3) 대신 5세대(HBM3E)를 탑재해 훨씬 더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성능이 뛰어난 만큼 전력 소모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발열 등 과부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발열 과다는 반도체 성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개발한 프로세서(처리장치)를 중심으로 이를 보조하는 기억장치인 HBM 여러 개로 구성돼 있다. 전력은 대부분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가 사용하며 메모리가 쓰는 전력은 훨씬 작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력 소모 비중은 프로세서가 압도적이라 HBM 전력 개선으로 전체 소모량을 크게 줄이기 힘들다”라며 “그럼에도 엔비디아가 메모리 업체들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그만큼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블랙웰은 지난해 2분기(4∼6월)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결함이 발견돼 올해 1월 내 출시로 한 차례 연기됐다. 연기 사유는 ‘설계 및 생산 관련 결함’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발열이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1월 “블랙웰이 온전히 생산 중이다”라고 밝히며 양산이 한 번 더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것이 맞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엔비디아의 ‘특명’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도 HBM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데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D램을 쌓는 ‘본딩(결합)’ 방식을 다르게 하거나 구조 및 설계를 바꾸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반도체 업계는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정보기술(IT) 가전 전시회 ‘CES 2025’를 주목하고 있다. 황 CEO는 올해 CES에서 기조연설과 함께 질의응답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블랙웰 양산 진행 상황과 함께 발열 등 결함 개선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답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G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서 집 안 곳곳을 연결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차량 등 모빌리티 공간으로 확장하는 ‘MX(Mobility eXperience)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2일 밝혔다. LG전자는 CES 2025 전시관에 MX 플랫폼을 적용한 콘셉트 차량을 전시할 예정이다. 사용자는 MX 플랫폼을 통해 거실, 침실, 주방 등에 있는 가전제품을 조합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모빌리티 공간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차 안이 집처럼 편안한 휴식처가 될 수도 있고 독서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취미 공간으로 바뀔 수도 있다. MX 플랫폼은 AI 홈 허브인 ‘LG 씽큐 온’을 통해 고객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생성형 AI가 적용돼 사용자와 대화하며 일정을 관리하고 날씨, 교통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음식 주문, 세탁, 레스토랑 예약 같은 외부 서비스도 연계할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을 선사하면서 고객의 일상을 모든 공간에서 연결하고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이 정부 지원 및 자국 기업의 수요를 등에 업고 빠르게 시장을 확장해가고 있다. 그동안 구형 D램만 양산한다고 평가받던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한국의 ‘텃밭’인 고성능 반도체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중국 반도체의 부상은 최근 구형 제품 중심으로 가격 하락을 이끌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급 이상의 시장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D램 업체와 PC 제조사 간에 맺은 공급 계약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10% 하락했다. 특히 구형 메모리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4 8Gb 가격 하락 폭이 컸는데 7월 2.1달러에서 12월 1.35달러로 35.7% 떨어졌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작년 4분기 대비 8∼13%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에 내놨던 예상치보다 하락 폭이 3%포인트 확대됐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세는 경기 침체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반도체 자립을 꾀하는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물량 확대까지 겹치며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스마트폰, PC 수요 위축과 함께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공급 확대 등으로 국내 업체들의 메모리 생산량이 기존 예상에 못 미쳤을 것”이라며 “올해도 상반기까지는 중국 업체의 물량과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우려 등으로 범용 반도체의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 CXMT는 중국 D램 1등 업체다. 문제는 구형인 DDR4뿐만 아니라 이보다 고성능인 DDR5까지도 약세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1분기 PC, 모바일, 서버 가릴 것 없이 모두 전 분기 대비 3∼1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그동안 줄곧 강세를 보였던 서버용 DDR5가 지난해 4분기 3∼8% 가격이 올랐던 것과 대비된다. 그동안 DDR4 중심으로 양산했던 중국 기업들이 DDR5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한 영향이 크다. CXMT는 작년 말부터 DDR5 양산에 돌입했는데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수율(정상품 비율)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수준에 근접한 수치로, 다만 제품의 성능은 DDR5 가운데서도 국내 기업들의 4∼5년 전 수준인 1세대급이라는 평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DDR5는 아직 수준이 떨어지고 생산비용이 훨씬 커 경제성이 떨어진다”면서도 “하지만 손실을 보고 팔더라도 중국 정부가 지원해주는 데다 자국 테크 업체들의 수요가 뒷받침돼 계속해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증권사들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낮춰 잡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최신 전망치는 3개월 전보다 13.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DDR5까지 추격해 오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반도체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격차를 벌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올해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 총수들은 한목소리로 “위기를 기회로 삼자”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과 글로벌 사업자들과의 협업, 에너지 솔루션 등 우리가 가진 강점은 AI 시장의 주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며 “‘따로 또 같이’ 정신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함께 만들어 낸다면 AI 리더십 확보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따로 또 같이’ 정신은 SK그룹 고유의 경영철학으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면서 관계사, 협력사와 함께 시너지를 낸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지금 우리에게는 어려움을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 ‘지난이행(知難而行)’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시도와 혁신은 언제나 어렵다. 저부터 솔선수범하며 용기를 내 달릴 테니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지난해 SK그룹의 핵심 과제였던 체질 개선, 포트폴리오의 최적화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최 회장은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빠른 운영 개선을 통한 내실 강화가 필요하다”며 “스스로 변화해야 하는 만큼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SK 고유의 ‘패기’로 집요하게 도전하고 구성원 모두가 합심한다면 기대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허태수 GS그룹 회장도 “새해에는 국내외 경기를 비롯한 사업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변화 대응 역량을 키우고 내실을 다져 과감한 투자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특히 “올해는 GS 창립 20년을 맞이하는 만큼 ‘변화 속 도전’하는 창업정신을 되살려 도약하는 기회로 삼자”고 했다.권오갑 HD현대 회장은 전날 신년사에서 “주요 국가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면서 수출 중심인 우리 경제에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내수 경기 침체까지 겹쳐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2%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조선 분야 협력은 우리에게 찾아온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역시 “2025년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져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우선은 안정을 기조로, 기회가 오면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하자”고 밝혔다. 박 회장은 “기술 발전 속도로 볼 때 향후 기업 활동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두산 고유의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가용한 역량을 모두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DL그룹 지주사인 DL㈜은 연말연시를 맞아 서울 성수동 디타워 서울포레스트에서 브랜드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Red Carnival: 레드, 빛으로 물들다’를 테마로 디타워 서울포레스트 곳곳에 마련됐다. DL의 브랜드 가치를 시각적으로 표현해 방문객들에게 즐거움과 특별한 추억을 제공하고 있다. ‘Red Carnival’ 프로젝트는 레드 컬러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빛과 오브제가 어우러진 감각적인 공간으로 조성됐다. 디타워 서울포레스트의 고유한 공간적 매력을 살리는 동시에 DL 브랜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했다. 축제와 같은 따뜻하고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일상의 활력과 특별한 경험을 전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2월 2일까지 계속된다. DL은 2021년 새롭게 출범하며 다양한 소통 방식으로 브랜딩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임직원들이 창작한 CI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으며 여러 계열사 현장에서 채집한 사운드에 새로운 장르의 댄스를 결합한 독창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했다. 2023년부터 디타워 서울포레스트 공간을 활용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진행해오고 있다. DL㈜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타워 서울포레스트를 방문하는 많은 분이 연말연시의 따뜻함과 설렘을 느끼고 일상의 기쁨과 활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겨울을 맞아 그룹 계열사들의 사회공헌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DL이앤씨는 이달 7일 임직원 가족 100여 명이 함께 노원구 상계동에서 연탄봉사 활동을 진행했다. 임직원들은 소외된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2000장의 연탄과 쌀 40포대를 전달했다. 또 10년째 이어오는 ‘사랑의 빵 만들기’ 봉사활동을 연말에도 진행할 예정이다. 임직원들이 밀가루 반죽부터 굽기, 포장에 직접 참여해 만든 빵을 홀몸노인과 노숙자 등 소외된 이웃에게 전달하는 활동이다. DL케미칼도 연초에 소외계층을 위한 연탄 기부 봉사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에너지 소외계층을 위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임직원 봉사단과 함께 실시했다. 임직원 봉사단 30여 명이 참여했다. DL케미칼은 연탄은행에 연탄 1만 장을 기부하고 이 가운데 2000장을 정릉동 에너지 취약계층 10가구에 직접 전달했다. DL케미칼은 2022년 2월부터 환경 정화 활동인 ‘에코 플로깅 챌린지’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오늘도 걷기 챌린지’를 추가로 신설해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LS그룹은 창립 이후 ‘미래 세대의 꿈을 후원하는 든든한 파트너’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글로벌 개발 사업, 지역사회 소외계층 지원, 재해재난 성금 기부 등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올 5월 8일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결혼한 가정을 돕는 교육·문화 공인 ‘LS 드림센터’를 하노이 센터에 이어 하이퐁시에 두 번째로 개소했다. ‘LS 드림센터 하이퐁’은 지상 4층에 각종 프로그램 운영실을 갖춘 시설로 한·베 가정을 위한 미취학아동 돌봄 프로그램과 가족 심리상담, 한국어 교실 등을 운영한다. 향후 정보기술(IT) 및 영어 교육도 제공한다. 하노이 한베가족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에 거주하는 한·베 가정은 2016년 500가구에서 지난해 3000가구가 되며 6배로 급증,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LS그룹은 베트남에 진출한 1세대 한국 기업으로서 현지 사회적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지난해 5월 하노이에 첫 LS 드림센터를 개소했다. LS그룹 관계자는 “베트남 전기·전력 분야에서 1등을 하는 LS가 베트남의 교육 인프라 개선에 이바지해 서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추가로 문을 연 LS 드림센터가 한·베 가정의 경제적 자립과 자녀 교육 문제를 해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맡길 기대한다”고 했다. LS그룹은 또 2007년부터 베트남, 인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 대학생과 LS 임직원 25명 등 1000여 명 규모의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선발해 파견하고 있다. 파견 지역에 매년 8∼10개 교실로 구성된 LS드림스쿨을 신축해 현재까지 베트남 하이퐁·하이즈엉·호찌민·동나이 등지에 총 21개 드림스쿨을 준공했다. 올해로 18년째를 맞은 LS 대학생 해외봉사단은 LS의 대표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하며 현재까지 총 27개 기수를 파견했다. 국내 기업의 대학생 해외 봉사 파견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올해 파견된 LS 해외봉사단 27기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파견지 인근의 지역 초등학교에서 현지 학생 대상으로 태양전지자동차, 자기부상열차 등을 직접 만드는 과학 교실을 열고 각종 예체능 실습 및 위생교육도 실시했다. 또 노후된 학교 시설들을 보수하고 태권도와 K-팝, 부채춤 공연을 선보이는 등 문화 교류 활동도 펼쳤다. 국내에서는 지역 초등학생들이 방학 기간을 이용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과학 실습 교육과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LS 드림 사이언스 클래스’를 2013년에 시작해 올해로 20회째 이어오고 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GS그룹은 이달 11일 연말 이웃사랑 성금 40억 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GS는 사회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05년부터 매년 연말 이웃사랑 성금을 기탁해 왔으며 올해까지 누적 성금은 총 760억 원이다. 전달된 성금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활용된다. GS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어려운 분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이웃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하는 데 GS가 함께 노력하겠다”라며 “앞으로도 GS 계열사들의 역량과 전문성을 활용해 소외받는 이웃들이 밝은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했다. 허태수 GS 회장은 평소 “훌륭하고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을 기본으로 사회공헌과 동반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GS는 이번 이웃사랑 성금 기탁과 별도로 각 계열사별로 임직원 자원봉사 및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이웃사랑 실천에 적극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한국에너지재단의 ‘에너지효율개선 민관공동사업’에 지난해 민간기업 최초로 참여해 100억 원을 후원하기로 하고 에너지효율 개선사업으로 현재까지 1870가구를 지원했다. 올해도 수혜 대상 1900가구를 모집해 지원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또 서울, 전남 여수 등 전국 여러 사업장에서 임직원 봉사단을 발족해 직접 현장에 나가 창호 교체, 단열 시공 등을 돕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GS건설은 2009년부터 남촌재단과 함께 GS건설 임직원 및 임직원 가족이 동참해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누적 2만 가구에 김장김치를 전달했고 올해도 11월 23일 서울 종로구 GS건설 본사 사원식당에서 김장김치 나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GS리테일은 일상에서 함께하는 나눔 플랫폼이라는 사회공헌 방향성을 갖고 긴급 재해재난 지원, 사회 소외계층 지원, 환경 정화 등의 ESG 경영을 실천하며 따듯한 온기를 전달하는 나눔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또 설 명절을 앞두고 한부모 및 조손가정에 설날 키트를 전달하거나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 대상 김치 기부 및 보육원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올 7월에는 장마철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전북 익산 지역 이재민과 구호 요원에게 음료, 빵, 에너지바 등으로 구성된 긴급 구호 물품 등을 지원했다.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삼성전자가 2052년까지 최대 360조 원을 투자해 짓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됐다. 지난해 3월 후보지 선정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통상 4년 이상 걸리는 일정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하지만 용수(用水), 전력, 토지 보상 등 지금부터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투자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국토교통부는 26일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계획을 승인해 31일 고시한다고 밝혔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용인시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 728만 ㎡에 시스템 반도체 공장(팹) 6기, 발전소 3기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투자 규모는 2052년까지 360조 원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정부는 2026년 12월 착공, 2030년 12월 첫 공장 가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고 환경 규제를 신속히 완화했다. 이날 산단을 조성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삼성전자는 용인 삼성전자 기흥캠퍼스에서 실시협약을 맺었다. 김용관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은 “최근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급부상한 반도체 패권 경쟁에 주요 경제국과 신흥국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려면 용인 국가 생산이 계획대로 추진돼 선제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게 높다. 가장 가까운 시일 안에 풀어야 할 문제는 토지 보상이다. 정부는 원주민에게 상가 등을 지을 수 있는 용지를 우선 공급하고, 산단 지역 내 총 542가구에는 인근 270채 규모 택지를 공급하기로 했다. 김종율 김종율아카데미 원장은 “토지 보상가는 해당 사업으로 인한 가치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 원주민들의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용수 이슈도 해결해야 한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1장을 만들려면 초순수 7t가량이 필요하다. 정부는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2035년부터 강원 화천군 화천댐에서 일일 발전용수 60만 t을 끌어다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화천군 등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 실제 SK하이닉스가 120조 원을 투자해 조성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415만 ㎡)도 용수 문제로 사업이 지연됐다. 주 수원지를 여주보로 결정했지만 인허가권을 쥔 여주시가 반발한 것이다. 2022년 11월 SK하이닉스와 여주시는 상생협약을 맺었지만 이는 산업단지 계획이 승인 고시된 지 1년 8개월이 흐른 뒤였다. 지방 발전소에서 전력을 실어나를 송전망도 시급히 확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는 송전망 구축을 위해 전력망 관련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설립하는 내용의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했으나 여야 갈등 끝에 결국 폐기됐다. 22대 국회 들어 재발의됐으나 공청회 등을 거쳐야 해 여야 합의가 시급하다는 게 반도체 업계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갈등 중재자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정부가 적극 개입해 갈등 해결의 주체가 돼야 한다”며 “전력망특별법 등 관련법도 조속히 통과돼 반도체 클러스터가 차질 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